집단적 리더쉽과 판짜는 자의 역할 -마을매체 운영하기

나, 우리, 세상에 대한 이해와 성찰로 성장하고 있는 평범한 육아맘이다. 끊임없이 탐구하고 경험하면서 마을방송 DJ와 마을 잡지를 발행하는 마을활동가로 활동하면서 집단적 리더쉽의 필요성과 판짜는 자의 역할은 무엇인지 나열해 보았다.

2018년부터 매년 서울마을미디어지원사업에 선정되어 현재 4년째 마을 잡지 『동작MOM』 편집장을 수행하면서 느낀 리더쉽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본다.

헨리 프레더릭 리핏(Henry Frederick Lippitt)과 레너드 듀피 와이트(Leonard Dupee White)는 집단 리더쉽의 유형을 민주형, 독단형, 자유방임형으로 나누었다. 민주형 리더의 특징은 구성원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독단적으로 집단의 방향을 설정하거나 집단원의 관심과 문제에 대해 최종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독단형 리더십은 리더 중심적이다. ‘독재형’ 혹은 ‘권위주의적 리더’로도 불린다. 자유방임형 리더쉽은 집단의 방향이 전적으로 구성원들에게 있고, 과정과 결과에 대한 책임 역시 그들에게 달려 있다고 믿는다.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여 집단의 상호작용이 보다 역동적으로 목표를 성취하고 생산적 성과를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이는 소극적 리더쉽이라 할 수 있지만, 나는 방임형 리더쉽을 선호한다. 예산 지원 사업은 활동비를 지급할 수도 없고 연대의 힘으로 공동체의 역량을 발휘하는 순수한 주민 모임이기에 그렇다.

『동작MOM』  매거진 사진. 사진제공 : 김용화
『동작MOM』 매거진 사진. 사진제공 : 김용화

『동작MOM』 매거진의 구성원 네 명은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 회원들이다. 끈끈한 유대감보다는 육아 스트레스를 위해 마을 플랫폼 동작FM에서 만나 교육을 받았다. 2015년 봄부터 ’엄마는 방송중‘ 팟캐스트 DJ로 활약하며 주 1회 제작 업로드 해왔다. 아이들이 성장하고 학령기에 접어들자 엄마의 역할에서 개인의 삶에 대한 의미를 찾고 싶었다. 팀의 리더를 자처한 것은 무슨 이유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사업을 해 보자고 제안한 내가 자연스럽게 맡게 되었다. 동작구 마을공동체 사업을 해 보니 예산은 턱없이 적고 제한이 많았다. 주무관들은 사업에 타당성, 공정성, 시의성 등 온갖 잣대를 들이대어 마을공동체 사업자들을 위축시켰다. 2년간 마을공동체 사업을 진행해 보고 마을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함께 성장하려 했던 순수한 마음은 피폐했다. 그 즈음 10주년을 맞이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소식을 듣게 되었다. 카페를 들여다보니 정체된 삶의 발자국인 육아, 교육, 여행, 정보 등 다양한 썰전의 내용이 기록되어 있었다. 판을 키우기로 작심한다.

“우리의 잃어버린 10년을 부활시켜 보는 거 어때요?”
“어떤 방식으로요?”
“서울마을미디어제안사업을 신청해서 잡지에 도전해 보면 좋겠어요. 커뮤니티 카테고리에 쌓여있는 글감들을 가지고 육아맘을 대변하는 거예요.”
“우리 회원이 4,000명이나 되는데 글 쓸 사람 없겠어요?”
“기본교육으로 글쓰기 강사를 모셔서 기자를 육성해 봐도 좋겠어요.”

2019 서울미디어시상식  콘텐츠상 수상. 사진제공 : 김용화
2019 서울미디어시상식 콘텐츠상 수상. 사진제공 : 김용화

너무 소박하고 희망적인 시작이었다. 해를 거듭하면 기자도 늘고 매거진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것은 오산이었다. 여전히 네 명의 구성원이 운영진으로 진행하고 있다. 일 년에 두 권의 매거진을 발행하고 있지만 매호 온 에너지를 모아 올해가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각오로 마감을 한다. 매년 사업제안서를 내기 전 편집장 역할 수행을 위해 대주제 선정, 카테고리 선정, 교육, 강사 섭외 등 전반적인 큰 틀을 잡고 구성원들과 공유한다. 그들의 자율성, 자기이해, 문제해결 능력을 인정하며 적극적 개입을 통해 책임감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지한다. 판짜는 자의 역할은 집단을 시작하기에 앞서 적절한 크기의 집단과 감당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의 목표를 설정·계획해야 한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고민하고 구성원과 협업해야 한다. 우리의 노력과 진정성인 『동작MOM』 매거진은 2019년 서울미디어시상식에서 콘텐츠상을 수상하는 업적을 남겼다.

나는 글을 쓰는 직업을 가져 본 적도 없고 마을공동체 활동에 대단한 소명도 없는 평범한 일반인이다. 그러나 결혼과 육아로 느꼈던 좌절감을 매거진 활동을 통해 에코페미니즘 다리를 놓고 또한 마을 안에서 여성의 다양한 능력을 재발견하고 역량을 펼쳐나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싶다. 이 글을 이런 맥락에서 발췌한다.

여성은 구체적 삶 속에서 ‘생명’을 지키고 돌보는 일에 관여해왔다. 그 이유가 여성이 그 일을 ‘본질적’으로 잘 해서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담당해야 했기 때문이다.

『여성신문』 코로나시대의 에코페미니즘 (2020.10.23.)

김용화

동작구 마을활동가로 팟캐스트 방송 제작과 매거진 편집장을 맡고 있다. 마을의 여성의 삶을 조명하고 마을의 사건에 관심을 갖고 행동하는 시민으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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