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詩] 고하도 돌개구멍

생명의 소중함을 자각하고 건강한 삶을 격려하는 시 한 편.

시작은 작았어

영산강 거친 물살이

울돌목 왜선처럼 몰려왔을 거야

일만 년 바위 깎고 갈아

거대한 확 만들었어

거북선 천자총통 맞은 것 같았어

거기 바위와 자갈들

파도와 바람과 게와 살았어

영산포 들어가는 홍어배

나오는 조운선 봤을 거야

조선내화 붉은 굴뚝이 하늘까지 솟구치고

온금동이 거북손처럼 자랐다가

사라지는 걸 봤을 거야

서걱서걱 돌공이 굴리며

얘기하는 할머니처럼

감화원 탈출한 아이 웅크리고 울었을까

보도연맹으로 떠내려 온 몸

함께 울었을 거야

햇살도 바람도 맴도는

고하도 돌개구멍

※ 고하도는 목포에 있는 섬으로, 충무공 유적과 더불어 일제 강점기 ‘조선감화령’에 따라 선감학원보다 일찍 만들어져 비슷하게 운영된 감화원과 태평양전쟁 말기 조성된 반공호와 해안가 따라 15,6기의 해안동굴진지가 남아 있다.
고하도 돌개구멍. 사진 제공 : 심규한
동굴진지. 사진 제공 : 심규한
동굴진지. 사진 제공 : 심규한
동굴진지. 사진 제공 : 심규한
감화원 교문. 사진 제공 : 심규한
멀리 보이는 목포항. 사진 제공 : 심규한

심규한

강진에 살며 자연으로부터 배우고 나누는 삶을 꿈꿉니다. 출판물로 시집 『돌멩이도 따스하다』, 『지금 여기』, 『네가 시다』,『못과 숲』, 교육에세이 『학교는 안녕하신가』, 사회에세이『세습사회』 그리고 대관령마을 미시사 『대관령사람들이 전한 이야기』(비매품)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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