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갠 아침
짙푸른 하늘 사방 폭발하는 뭉게구름이
눈에 가득 차 눈물 흘렸다
이 아름다움 차마 나누지 못하고
죽을까봐
카라코람 국경 넘어
아리 들판 은하수가
폭포처럼 쏟아지는 밤도
나는 죽고 싶지 않았다
살찐 마못들 사는 초원 지나
산토끼가 뛰어간 언덕에서 마주한
카일라스의 만년설
어쩌면 일만 년 전에도
나는 죽을까봐
두려웠는지 모른다
몇 날의 폭설 뒤
소나무 푹푹 꺾이고 쓰러진 천성산 얼음 숲
산호의 황홀
누구와도 나누지 못한 채
죽을까봐
두려웠다
그리웠다
열 두 계곡 마디마디 울리던 물소리와
잎잎 맺힌 물방울 떨구고
날아간 꾀꼬리처럼
외롭게 죽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때가 오면
사랑한 것들과
사랑하지 못한 것들과 기쁘게
이별하고 싶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