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다라를 만난 시간 -제2회 〈생태적낭독회〉 후기

이번 생태적낭독회에서 「플라스틱 만다라, 사죄와 축복의 생태예술」이라는 글을 함께 읽으면서, 저에게 플라스틱 만다라를 만드는 과정은 종교에서 말하는 기도와 같은 행위로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인생에서 문제가 일어나는 것은 삶의 나락으로 완전히 떨어져서 부서지거나 바닥을 짚는 경험으로 절망을 맛보게 하지만, 그런 순간 뒤에 오는 또 다른 시작이 어쩌면 십자가의 고통을 직면하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여정처럼 우리 삶에서도 축복의 시작점이 아닐까요?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만다라》 中

작가는 따뜻한 봄, 유난히 뜨거웠던 여름, 가을 태풍이 지나가는 긴 시간 동안 모래사장을 거북이처럼 기어 다니며 미세 플라스틱을 모았다. 영상은 작가의 반복적인 줍기 행위와 분류작업, 회화 작업 등, 플라스틱 만다라 프로젝트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마지막에는 플라스틱 만다라의 완성과 해체를 통해서 사라지게 할 수 없는 플라스틱에 대한 우리의 절망과 바다에 보내는 애도와 축복이라는, 공존하기 어려운 감정을 전한다.

플라스틱 만다라, 사죄와 축복의 생태예술 ② 설치와 회화 작업에 관하여

기후변화의 시대, 코로나 시대에 예술은 무엇을 해야 할까?’ 이런 질문을 품고 플라스틱 만다라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제주현대미술관이 주관한 ‘2019 국제생태미술전’에 처음 발표한 ‘플라스틱 만다라’ 전시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셨고, 그 목소리들이 힘이 되어 2020년 4월부터 11월까지 제주도 해변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줍는 일을 계속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었다. 때로는 홀로, 때로는 두세 명이, 때로는 수십 명이 플라스틱을 줍고, 바다와 바다 생명에 대해 명상을 하고, 그 조각으로 만다라를 만들었다.

플라스틱 만다라, 사죄와 축복의 생태예술

티벳 만다라는 바다를 통해 온 생명에게 축복을 보낸다는 의미가 있지만, 〈플라스틱 만다라〉는 우리가 뿌린 고통을 거두어드린다는 의미가 있다. 모래밭을 기어 다니며 온 바다를 떠돌아다니다가 제주 바닷가로 밀려온 플라스틱 조각을 하나하나 줍는다. 그 행위는 자연 앞에 낮게 엎드리는 일이며, 나 자신과 바다의 직접적인 연결을 아프게 경험하는 일이다. 이렇게 모은 플라스틱으로 만다라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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