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뢰즈가타리 공부모임- 질 들뢰즈의 『칸트의 비판철학』

질 들뢰즈의 『칸트의 비판철학』에 관한 들뢰즈가타리 공부모임이 2019년 11월 11일(월) 오전 10시 문래동 ‘철학공방 별난’에서 지난달에 이어서 두번째로 진행되었다. 다음 모임인 12월 23일(월)에는 들뢰즈.가타리 공저의 『철학이란 무엇인가』를 읽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참여 문의: 010.9칠44.칠칠56

칸트의 비판철학

11월 11일(월) 오전 10시 철학공방 별난에서 질 들뢰즈의 『칸트의 비판철학』(민음사, 2006) 후반부를 가지고 들뢰즈가타리 공부모임을 진행했다.

이 세미나에서 우리는 우선 자유와 자연의 이분법의 구도 속에서 현상으로서의 자연이 아닌 물자체의 영역에 있는 자유의 문제를 실천이성 비판의 문제로 만든 칸트 철학에 대해서 접근했으며, 이성은 자기자신에 대한 입법자로서의 지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초감성적인 도덕법칙을 수행할 수 있는 자기원인으로서의 자유의 행위자일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런데 문제는 자기원인에 따라 움직이는 자유로운 주체의 이미지는 지극히 근대적이라는 사실이다. 일종의 초인적인 이미지를 가진 의지적이고 의식적인 개인으로서의 근대의 책임주체에 대한 상이 여기서 제출된다. 그러나 이러한 주체의 상은 결과적으로 과도한 인간중심주의의 원천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지적될 수 있다. 오히려 주체성, 사이주체성, 간주관성에 대해서 우리가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판단력 비판에서의 숭고라는 개념은 광대역의 무의식으로서 존재하는 자연에 대한 상상력의 능력의 최대치에 도달했을 때 이성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에 대한 응시와 관련된다. 즉 우주적 무의식에 대해서 인간은 접근할 수 없음을 느낄 때 숭고의 감정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신의 아무것도 아님에 대한 인식보다 우주와 내가 원래부터 한 몸에서 나온 존재하는 것을 느끼는 일체감이 숭고의 감정이 아닐까 질문해 보게 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특히 판단력 비판에서는 규정적인 인식과 반성적 인식에서 칸트 자신이 규정적인 인식인 주체의 선험성에 대해서 주목했을 뿐 반성적인 인식으로서의 구성적 인간에 대해서 주목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던지게 된다. 물론 선험론 자체가 구성주의를 내포하고 있다는 양립적인 상황으로 설명되지만, 사실상 선험적인 것의 규제주의와 구성주의는 심각하게 분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칸트의 비판철학』은 칸트철학을 이렇게 짧은 문건으로 정리해낼 수 있는 들뢰즈의 대가다운 면모를 느끼게 했던 책이다.

다음 달에는 질 들뢰즈와 펠릭스 가타리의 마지막 공저 『철학이란 무엇인가』(현대미학사. 1995) 읽고 이야기 나눠보려고 한다. 다음 모임은 2019년 12월 23일(월)에 가질 예정이다.

생태적지혜

모두의 혁명을 위한 모두의 지혜


맨위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