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참여형공공미술] 제1회 통영국제트리엔날레 섬 연계 전시- 하나의 마음 프로젝트(One Heart Project) : 《공명(Resonance)》

프로젝트의 시작인 《하나의 마음 공명 조각보 퍼포먼스(One Heart Resonance Quilt Performance)》는 바다와 환경 문제에 관심 있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난 2월 11일부터 한달간 진행되었다. 총34개 단체, 350여 명의 참여자들이 직접 한땀한땀 바느질해서 완성해낸 이번 조각보 프로젝트 결과물은 2022년 3월 18일부터 5월 8일까지 사량중학교 체육관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이 작품은 바다와 공명하는 자신의 마음을 이미지로 표현한 것이고, 훼손되는 바다 환경을 위한 바램, 바다와 관련된 나의 이야기, 신화 등을 담고 있다. 부제는 〈사량, N개의 공명 블록(SARYANG, The Resonance-Block of N Pieces)〉이다.

“지구를 구성하는 각각의 독자적인 장소 내에서 구체적으로 발생하는
삶의 실재에 영향을 주는 생물과 요인에는 고유한 공명이 있다.
그 공명을 발견하고 기술하는 것이 생태 지역을 기술하는 한 방식이다.”

플래닛 드럼 재단(the Planet Drum Foundation)의 책임자 피터 버그(Peter Berg)와 야생생태학자 레이먼드 다스먼(Raymond Dasmann)의 글에서

기획

코로나 팬데믹의 한가운데를 지나가면서 우리는 인간의 무력함을 실감하고 있다. 2년여가 넘는 멈춤과 격리라는 사상 초유의 사건 앞에서야, 이 전염병은 바로 무분별한 자연착취의 한 결과이며 자연의 생존이 인류의 생존조건임을 깨닫고 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인류의 탄소 소비적 삶이 지금처럼 지속된다면 지구평균온도가 1.5도까지 올라가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10년으로 예견한다. 그때 지구에는 무슨 일이 생길까? 가뭄, 태풍, 폭염, 홍수 등의 자연재해, 물 부족, 생물종의 대량멸종, 식량위기, 기후난민과 전쟁, 녹는 빙하에 의한 해수면 상승 등의 사건들이 벌어질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해양생태계의 파괴가 가장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지구 표면의 약 70%를 둘러싸고 있는 바다는 지구생명체의 80% 정도가 서식하며 지구의 생명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지구 전체 이산화탄소의 40%를 흡수할 뿐만 아니라,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대기의 열을 저장해 기후변화 피해를 막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지난 수 십 년간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 어류남획, 자원채굴, 플라스틱 및 화학물질 오염 등과 최근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까지, 수많은 요인으로 바다는 무서운 속도로 훼손되고 있다. 바다의 산성화가 먹이사슬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플랑크톤의 껍질을 녹여 이를 먹이로 하는 어류 종을 감소시키며 바다생물 대멸종의 서막은 이미 올랐다. 이는 바다와 생명을 공유하는 인류의 운명을 예고한다.

영국의 지리학자 도린 매시(Doreen Barbara Massey)는 장소와 그 장소 이외의 장소를 서로연계시킴으로써 구성될 수 있는 장소의 특성을 ‘장소감’으로 명명하며 시공간이 압축된 현대의 장소감을 지구적 감각으로서 인식하는 ‘지구적 장소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기후위기와 바다생태에 의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곳은 섬이나 해양 주변 지역만이 아니라 사실상 지구전체이다. 우리는 ‘바다에 대한 지구적 장소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에 바다와 운명을 함께 하는 우리의 마음과 바람(Wish)을 조각보 안에 이미지로 표현하는 공공미술프로젝트를 사량도 주민을 비롯해 전 국민을 작가로 초대하여 진행하였다. 참여자들은 각자의 마음을 표현한 조각보 작품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새로운 의미가 생성되는 객체지향적 방식을 통해 ‘예술로 구현된 장소’를 만들었다.

참여자가 만든 조각보 작품 하나하나는 바다와 공명하는 각자의 마음이 물질적으로 구현된 하나의 몸(body)이자 장소(place)인 블록(block)으로 의미지어진다. 이 블록은 타인의 블록들과 지속적으로 연결되며 무수한 의미의 장소를 생성하는 n개의 공명 블록으로 확장, 증폭된다. 이러한 구도로 연결된 마음의 조각보 작품은 음악, 빛, 미디어 등과 함께 ‘바다에 대한 지구적 장소감으로 창조된 공명의 장소’가 되어 전시기간 동안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하나의 마음 프로젝트(One Heart Project) : 《공명(Resonance)》 -부제 〈사량, N개의 공명 블록(SARYANG, The Resonance-Block of N Pieces)〉 전시관 전경. 김신윤주 제공.
하나의 마음 프로젝트(One Heart Project) : 《공명(Resonance)》 -부제 〈사량, N개의 공명 블록(SARYANG, The Resonance-Block of N Pieces)〉 전시관 전경. 김신윤주 제공.

프로젝트 실행

바다와 이어진 우리의 삶을 담아 새로운 장소를 창조하는 시민참여 공공미술 《하나의 마음 ‘공명’ 프로젝트(One Heart ‘Resonance’ Project)》에는 섬, 바다와 환경을 주제로 우리의 삶을 담아서 통영의 섬 주민들과 시민들, 학생들, 그리고 전국의 여러 단체들까지 총34개 단체, 350여명이 모두 작가가 되어 작은 조각보에 마음을 담아 참여하였다. 이 프로젝트의 작가이자 총감독인 김신윤주는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시민참여공공미술 ‘하나의 마음 프로젝트’를 10년간 진행해왔다. 통영 현장의 코디네이터이자 진행은 이동열 님, 영상과 사진 촬영은 강호진 감독님, 수많은 조각보는 통영의 사회적기업인 ㈜민들레누비에서 모두 이었다. 음악은 신동석 님이 작곡했고, 설치는 최대주 작가님, 설치보조는 박정배・박도빈 학생, 조명은 정현경 작가님이 맡았다.

하나의 마음 공명 프로젝트는 바다와 공명하는 자신의 마음을 이미지로 표현한 것이고, 훼손되는 바다 환경을 위한 바램, 바다와 관련된 나의 이야기, 신화 등을 담고 있다. 김신윤주 제공.
하나의 마음 공명 프로젝트는 바다와 공명하는 자신의 마음을 이미지로 표현한 것이고, 훼손되는 바다 환경을 위한 바램, 바다와 관련된 나의 이야기, 신화 등을 담고 있다. 김신윤주 제공.

참여단체로는 사량면부녀회, 사량면진촌부녀회, 사량중학교, 사량초등 배하늘, 사량무무, 한산면주민, 한산면사무소, 한산중학교, 한산면 문어포 구진숙, 욕지면 캘리동호회, 욕지중학교, 욕지면 카페1991, 욕지면 무무, 추도부녀회, 우도 아라돔펜션, 통영섬지니협의체, 충렬여자고등학교, 통영여자고등학교, 사회적기업 (주)삼인행, 사회적기업 민들레누비, 사회적협동조합 한들산들, 사회적협동조합 애기똥풀, 남원 실상사, 남원 산내면 살림꽃 협동조합, 광주 녹색당, 광주 송정마을 이공 카페, 광주 불교환경연대,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청소년지도자모임 ‘아름드리’, 울산 불교환경연대, 울산 백련사, 원주 이은의, 원주 원미숙, 원주 일시청소년일터, 원주 여성민우회, 생태적지혜연구소, 포항 일월의 빛 프로젝트 등 총 34개 단체이다.

프로젝트의 시작인 《하나의 마음 공명 조각보 퍼포먼스(One Heart Resonance Quilt Performance)》는 바다와 환경 문제에 관심 있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2022년 2월 11일에 시작하여 3월 10일까지 진행되었다. 참여자는 준비된 재료를 이용하여 ‘바다와의 공명’이라는 주제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하나의 마음 조각보로 만든다. 다른 지역은 재료를 전달받은 후 작품을 만들어서 우편으로 보내주는 방식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각자의 마음 조각보는 통영의 대표적인 전통공예 중의 하나인 누비를 이용하여 제품을 만들고 있는 사회적 기업 민들레누비에서 공을 들여 하나의 조각보로 이었다. 《하나의 마음 공명 기념비(One Heart Resonance Monument)》는 이렇게 하나로 만들어진 거대한 공명 조각보를 빛, 바람, 사운드 등의 장치를 이용하여 실내의 천정과 벽에 바닷속의 느낌이 들도록 설치한 것이다. 관람객들은 섬의 의미로 배치된 커다란 소파에 눕거나 앉아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하나의 마음 공명 프로젝트는 바다와 공명하는 자신의 마음을 이미지로 표현한 것이고, 훼손되는 바다 환경을 위한 바램, 바다와 관련된 나의 이야기, 신화 등을 담고 있다. 참여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하나의 마음 ‘공명’ 프로젝트 One Heart ‘Resonance’ Project 전시 유튜브 영상

김신윤주

fine artist, 늦깎이 사회학 연구자, 내가 고독해서 함께 뭔가를 해보자고 판을 벌이는 사람. 지친대로 쉬엄쉬엄 살자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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