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에서 우리를 구해줄 지구공학?

기후공학은 기후위기로부터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인류를 위협할 또 하나의 핵폭탄이 될 것인가? 기후를 조작한다는 것은 상당한 위험이 따르는 문제일 뿐 아니라 기후를 무기로 만드는 일에 다름 아니며, 결국 이를 통제하는 사람이 책임자이자 권력자가 될 수 있다. 지구공학적 접근을 이해하기 위해, 기후변화가 어떤 원리에서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기술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그 한계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태양은 가시광선과 적외선 등의 복사 에너지를 지구로 방출한다. 지구 대기는 태양 복사 에너지의 일부를 흡수하고 반사한다. 지표면은 흡수된 태양 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환하여 지구 온도를 상승시킨다. 지표면에서 방출된 에너지는 대기 순환을 통해 전 지구적으로 분배된다. 그러나 지구 대기에는 수증기, 이산화탄소, 메탄 등의 온실가스가 존재하는데, 온실가스는 지표면에서 방출된 열에너지의 일부를 흡수하여 다시 지표면으로 방출한다. 이러한 온실 효과는 지구 온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인간 활동(anthropogenic)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의 급속한 증가가 자연의 임계점(tipping-point)를 넘어서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한다는 것이 문제다. 이는 빙하와 해양 빙판이 녹아 해수면 상승을 일으키고, 극심한 기상 현상을 증가시키며, 생물다양성을 감소시키고 결국 인간의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기술공학으로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구공학적 관점으로 SRM(태양복사열 관리) 방법과 CDR(이산화탄소 제거) 방법이 있다.

SRM은 태양열 반사를 통해 기온을 낮추는 방법으로 대표적으로 2가지 기술이 연구 진행 중에 있다.

1. SAI: 성층권에 유황가스(이산화황)과 같은 에어로졸을 대기 중에 분사하여, 에어로졸이 태양빛의 입사를 막아 지표면에 도달하는 햇빛의 양을 줄이는 원리

2. Cloud Brightening: 바다에 수산화나트륨을 분사하여 ‘소금 구름’을 형성, 이를 통해 태양열을 반사하여 해수면 온도를 낮추는 원리

그러나 이 방법들은 위험성 때문에 많은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구체적으로 생물다양성 손상이나 오존층 파괴 등을 낳을 수 있으며, 자칫 부작용이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AGN(아프리카협상그룹)은 SRM 기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미래세대에게 전가하는 것이며 이미 물리적 기후 영향을 많이 받는 아프리카 국가들에게는 더 큰 위험성이 있다며 크게 반발했다. 실제 에어로졸 사용에 따른 해양산성화 부작용 사례도 발생했다. UNEA-6(유엔환경총회)에서도 SRM 기술에 대한 반대표가 많이 나왔기 때문에, UNEP(유엔환경계획)은 아직은 긴급 대응 시 선택지임을 밝혔다.

CDR은 여러 방법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격리하는 것으로, 현재 기술 발전 정도는 매우 다양하다. CDR은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지질, 육상, 해양 저장고, 혹은 제품에 영구적으로 저장하는 것이 목적이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CDR이 2050년까지 탄소배출 net-zero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수단이라고 언급했다. 탄소저감 이행에 있어 많은 시간변수들이 걸리는데, CDR은 단기적/중기적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및 잔여 배출량 상쇄를 통해 net-zero 달성에 도움이 되며 장기적으로는 순배출량 마이너스 달성까지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CDR은 크게 2가지 솔루션으로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1.자연기반격리(nature-based removals)

: 습지 및 이탄지 복원, 산림 회복 및 확장, 혼농임업, 블루카본 관리(맹그로브 등 해양 및 연안 생태계의 탄소 흡수 및 탄소 저장 능력 강화)

2.기술기반격리(technology-based removals)

: Biochar(바이오매스로 생산된 바이오 숯은 토질 개선을 위해 살포 / 바이오 오일은 지하에 주입), OAE(해양 알칼리성 강화를 통해 해양의 대기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 강화), BECCS(바이오매스로부터 바이오에너지 생산의 일부로서 지질학적 탄소 저장), DACCS(화학 공정을 사용해 주변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장기 저장)

그러나 CDR도 기술 개발이 초기 단계여서 비용이 높고 장기적인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아 불확실성을 띈다. 해양 CDR은 심해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임계치를 초과할 경우, 혈중 이산화탄소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과탄산증’이 발생하는 등 해양생물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생태계에 어떤 부작용을 낳을지 알 수 없어

AI가 생성한 반고흐의 ‘2050년의 지구’. 제공 : 홍순용

결론적으로 SRM과 CDR은 기후변화 완화에 있어 중요한 도구는 맞지만,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다. 지구공학적 방법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되면 온실가스 배출 감축 노력을 소홀히 할 수도 있어, 이는 오히려 기후변화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옆은 AI가 생성한 반고흐의 ‘2050년의 지구’ 그림이다. 거센 해일이 도시를 덮치고 있다. 우리는 기술에 대한 혁신과 온실가스 배출 감축 노력을 병행하여 하루 빨리 net-zero(탄소중립) 이뤄내야 한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참고자료

Carbon Dioxide Removal Report. (2023). www.stateofcdr.org/resources

홍순용

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 ESG 석사를 졸업하고, 자산평가사에서 6년차 다니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청년단체 멤버 및 ESG/탄소중립 강사 등 지구와 사회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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