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제에 대하여
지난 회에서는 민주주의의 원형이라 불리는 그리스 아테네의 민주주의 형태를 살펴보면서, 결국 추첨제와 직접민주주의가 핵심이라는 걸 확인했고, 현대에도 시민의회의 형태로 일부 적용되고 있음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할 내용을 10문 10답 형식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실은 이 형식으로 글을 한 편 쓰려고 준비 중인데, 이번에는 일단 이 프로젝트의 특성을 살려 AI(Chat GPT)에게 작성을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Chat GPT의 작업 결과와 제가 이미 만들어 둔 10가지 질문이 얼마나 비슷할지 좀 궁금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무려 6개 질문의 내용이 유사했습니다. 그리고 Chat GPT에게 내 질문 10개와 비교해서 공통적인 건 합치고, 중요하지 않은 건 빼도록 요청했고, 질문 순서도 논리적 순서에 따라 배치하라고 하니 아래처럼 10개 질문과 순서가 나왔습니다. 물론 제가 중요한 몇 가지 정보를 주었고, 질문 한 가지는 교체했으며, 결과물도 조금 수정을 했습니다. 이번 주제 관련 내용은 아래 10문 10답으로 갈음하겠습니다. 이 주제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 관심 있는 분들에게도 나름 유익할 거라 생각합니다.
○ 시민의회 10문 10답 1. 시민의회란 무엇인가요? [정의] 시민의회는 무작위 추첨된 일반 시민들이 공공 정책을 숙의하고 결정하는 기구입니다. 이는 특정한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정치인이 아닌, 사회를 대표하는 다양한 시민들이 공론장을 통해 중요한 정책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시민의회는 일정 기간 동안 운영되며, 참여자들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충분한 정보를 습득하고 토론한 뒤 최종적인 결정을 내립니다. 2. 시민의회 구성은 추첨으로 한다고 하던데, 이런 중요한 역할을 할 사람은 당연히 투표(선거)로 뽑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선거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선거=민주주의’라고 생각하지만, 선거제도는 본래 귀족적 요소를 포함한 방식입니다. 기원전 5세기 아테네에서부터 19세기까지, 수많은 정치사상가들은 선거가 민주적인 방식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선거는 필연적으로 엘리트 중심의 구조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 아리스토텔레스는 추첨으로 공직을 임명하는 것을 민주주의, 선거로 선출되는 것은 과두정치라고 했으며, 몽테스키외는 대표자를 추첨으로 뽑는 것은 민주주의의 방식이고, 선거로 뽑는 것은 귀족정의 방식이라고 했습니다.1 • 선거는 정치적 영향력이 큰 사람들(재력가, 유명인 등)에게 유리하며, 일반 시민들이 정치적 과정에 직접 참여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막대한 자금과 네트워크가 필요하기 때문에 결국 경제적·사회적 상위층이 권력을 독점하게 됩니다. • 역사적으로도 선거는 귀족정이나 과두정을 유지하는 수단이었습니다. 미국 독립 당시, 건국자들은 ‘민주주의’를 두려워하며 선거를 통해 제한적 대의제를 도입했습니다. • 선거(election)라는 단어와 엘리트(elite)라는 단어의 어원이 같다는 것도 이를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처럼 선거가 민주주의와 동일시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며, 본래 선거는 민주적인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3. 무작위 추첨된 시민들이 복잡한 정책을 이해하고 결정할 수 있을까요? [정치는 전문가가?] 이 질문은 ‘정치는 전문가가 해야 한다’는 오해에서 비롯됩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 시민의회에서는 전문가들이 참여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며, 다양한 의견을 숙의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단순한 개인적 의견이 아니라 깊이 있는 논의와 학습을 통해 결론을 도출합니다. • 연구에 따르면, 일반 시민들도 충분한 정보와 논의 시간이 주어지면 전문가 수준에 가까운 정책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 기존 정치인들이 정말로 ‘전문가’인지도 의문입니다. 선거에서 당선된 정치인 중 상당수는 법률, 경제, 환경 등의 전문 지식이 부족하며, 정당과 이해관계 집단의 영향 아래에서 정책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실제로 정책 결정에서 중요한 것은 특정 기술적 지식보다도 공익에 대한 숙의적 사고입니다. 오히려 정치인들은 정당 논리에 따라 움직이므로 공익보다 사익을 우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민의회는 ‘정치는 전문가만이 할 수 있다’는 신화를 깨고, 모든 시민이 정치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4. 그 소수의 사람들이 대표성을 가지고 중요한 결정을 해도 되는 건가요? [대표성의 문제] 기존 대의제 정치에서 ‘대표성’의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 국회의원은 선거를 통해 선출되지만, 실제로는 경제적·사회적 엘리트층이 과다 대표됩니다. • 선거에서는 여성, 청년, 노동자, 장애인 등 다양한 계층이 정치적 대표성을 갖기 어렵습니다. 반면, 무작위 추첨 방식은 성별, 연령, 계층, 지역 등을 고려한 구조로 대표성을 훨씬 더 잘 보장할 수 있습니다. 즉, 선거로 뽑힌 소수의 정치인이 시민 전체를 대표한다는 가정 자체가 허구에 가깝고, 오히려 무작위 추첨이 더 높은 대표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5. 성별, 지역별, 계층별 등 고려해서 추첨한다는데, 그럼 여론조사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여론조사와의 차이점] 여론조사는 단순한 의견 수집에 그치지만, 시민의회는 숙의 과정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 여론조사는 개인의 즉흥적인 의견을 반영하지만, 시민의회는 충분한 학습과 토론을 거쳐 심사숙고된 결론을 도출합니다. • 여론조사는 대개 단순한 다수결 방식이지만, 시민의회는 합의 도출을 목표로 합니다. 6. 시민의회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도입해서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시민의회의 장점 및 필요성] 기존 대의제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 • 정당 정치의 영향으로 공익보다 당리당략이 우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정치인들은 유권자의 의사보다 로비스트와 후원 기업의 이익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선거 주기가 짧아 장기적인 정책보다는 단기적 인기 영합 정책이 선호됩니다. • 시민들은 선거 이후 정치 과정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고, 정책 결정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기회가 부족합니다. 시민의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 시민들은 정당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롭고, 숙의 과정을 통해 공익을 고려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정책 논의가 가능합니다. • 시민의회는 다양한 시민들이 정책을 직접 논의하고 결정할 기회를 제공하여, 보다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합니다. 7. 시민의회가 기존 대의제 정치와 충돌하지 않을까요? [현실 적용 문제] 시민의회는 기존 대의제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방식으로 도입될 수도 있습니다. • 일부 국가는 시민의회를 정책 자문기구로 활용하여 국회의원들이 숙의된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 프랑스와 아일랜드에서는 시민의회가 헌법 개정이나 기후 정책과 같은 중대한 사안을 논의하고, 최종적으로 국민투표에 부치는 방식으로 활용되었습니다. • 국회의원이 특정 정당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반면, 시민의회는 특정 정당에 얽매이지 않는 공익 중심의 논의를 가능하게 합니다. 8. 시민의회의 사례, 특히 실제 효과를 거둔 사례가 있나요? [시민의회 사례] 여러 성공 사례가 있습니다. • 아일랜드(2012~2018): 시민의회를 통해 동성혼과 낙태 관련 국민투표가 이루어졌고, 국민의 높은 지지를 얻어 통과되었습니다. • 프랑스(2019~2020): 시민기후협약에서 150명의 시민이 기후변화 대응책을 제안, 다수의 정책이 정부에 의해 채택되었습니다. • 캐나다(2004, 2006): 브리티시컬럼비아주와 온타리오주에서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시민의회가 구성되었고, 전체투표에서 57.7%로 아깝게 60%를 넘기지 못해 부결되었습니다. 9. 고대 아테네와 달리 오늘날처럼 인구가 많은 현대사회에서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할까요? [현대사회에서의 적용] 기술의 발전과 제도적 혁신을 통해 직접민주주의는 현대 사회에서도 충분히 실현 가능합니다. • 시민의회는 무작위로 선출된 시민이 대표성을 갖고 논의하는 방식으로, 직접민주주의를 현대적으로 적용한 사례입니다. •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온라인 참여 플랫폼이 발전하면서, 더 많은 시민이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페인의 온라인 플랫폼 ‘디사이드 마드리드’는 토론과 제안, 참여예산 정보, 투표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16세 이상의 시민이라면 간단한 가입 절차를 거쳐 누구나 마리드리드 시의 정책 및 입법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토론(debates) 기능으로 시민이 자유롭게 주제를 제안하고 함께 토론을 진행하게 되며, 제안(proposals) 기능으로 마드리드 유권자의 1%의 동의(찬성)를 얻은 제안을 국민투표(찬/반)에 부치고, 여기에서 과반의 동의를 얻으면 실제 정책이나 입법으로 진행됩니다. 실제로 마드리드를 100% 지속가능한 도시로 만들자는 제안과 하나의 승차권으로 모든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하자는 제안이 투표까지 통과해 정책으로 결정되었습니다. 10. 시민의회가 진정한 민주주의라면, 왜 이런 사실이 잘 알려져 있지 않나요? [왜곡의 역사] 선거 중심의 대의제가 민주주의로 자리 잡은 과정에는 역사적, 정치적 요인이 존재합니다. • 근대 민주주의의 형성 과정에서 엘리트들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선거제를 정착시켰습니다. 선거대의제가 민주주의라고 오인해온 것은 1800년 미국 대통령선거를 기점으로 혁명가들, 신흥 중산계층, 지식인과 학자들에 의해 꾸준히 조장, 포교되었고, 마침내 1920년경에 이르러 사회 일반에 수용되기에 이르렀습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시민의회와 추첨에 의한 선발을 민주주의라고 보았고, 자신들이 ‘민주주의자’로 불리는 것을 모욕으로 여길 정도였습니다.2 • 대중 매체와 교육 과정에서도 선거제 민주주의를 유일한 모델로 가르쳐 왔습니다. • 시민의회와 같은 대안적 민주주의 모델에 대한 논의가 점차 확산되고 있지만, 기존 정치 구조에 도전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널리 알려지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
● 가사
지난 작곡일지(5편)를 참고하세요.
● 작곡에 대하여
이번 인간작곡의 장르는 블루스(blues)입니다. 작곡한 노래의 설명에 앞서 너무나 유명하고 중요한 장르로서, 이 장르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좀 더 폭넓게 음악을 듣고 이해할 수 있기에 특별히 블루스에 대해 조금 언급하고 가려고 합니다. 이후 내용은 『블루스 기타 애드립』(이정선 저)이란 책을 주로 참고했습니다.

블루스는 시카고로 가서는 재즈(Jazz)가 되었고, 멤피스로 가서는 로큰롤(Rock & Roll)이 되었으며, 여기서 록(Rock)이 나오고 팝(Pop)이 나왔습니다. 즉 현대 음악의 원조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많이 알려진 대로 블루스는 흑인들의 고통과 괴로움을 담아낸 노래이자, 고된 노동을 견디게 하는 노동요이기도 했습니다. 노예해방 이후 흑인과 백인(영국,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등)이 서로의 노래를 교류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음악인 블루스가 생겨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民(민)이 주인 되는 민주주의라는 주제는 블루스와 아주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블루스에는 크게 3가지 특징이 있는데, 가사와 음계, 코드진행에 대한 것입니다.
(1) 가사(Lyric)
3행시 형식으로 2행이 1행의 가사를 반복하고, 3행은 앞 행의 내용을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See See Rider
See See rider, See what you have done.
See See rider, See what you have done.
You’ve made me love you, now my man has done come.
노예 시대 노동가는 뒤에 각 구성원이 외치는 창법(할러: hollers)으로 발전했는데, 이 할러의 형태가 블루스의 음악적 구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2) 음계(Scale)
우리가 아는 음계는 대부분 서양음계인 7음계(온음계)인데, ‘도레미파솔라시’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아프리카계 흑인의 음계는 우리나라의 ‘궁상각치우’처럼 5음계(펜타토닉)입니다. 그런데 블루스는 이 두 가지 음계가 교류하면서 흑은 특유의 독특하고 독자적인 음계를 만들어 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블루스 음계는 다장조(C key)를 기준으로, ‘도 미b 파 솔 시b’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바로 미b, 시b 두 가지 음입니다.
미b은 단조(minor)음계를 결정하는 음으로 통상 ‘우울한’, ‘슬픈’ 느낌을 주는 음입니다. ‘블루스’라는 단어 자체가 역사적으로 슬프거나 불안한 특정 정신 상태를 의미한다고 하는데, 이 장르가 그런 느낌을 주고 있고, 특히 미b 이란 음이 핵심적인 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음인 시b은 어떤 ‘불안한’ 느낌을 주는 음입니다. C7이란 코드(화음)는 ‘도 미 솔 시b’(1 3 5 b7)이란 네 가지 음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뭔가 외출하고 나서 집안의 가스렌지 밸브를 안 잠그고 나온 것 같은, 또는 대문을 안 잠그고 나온 것 같은, 그런 찜찜한 불안한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다시 돌아가 밸브를 잠그거나 문을 닫아야 비로소 마음이 편해지게 되는데, 마치 그런 효과를 주는 코드이고, 그 코드의 그 느낌을 만드는 것이 바로 시b 이란 음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3) 코드진행(Chord progression)
블루스에서 사용되는 기본적인 코드는 주요 3화음이라 불리는 3개의 코드입니다. 아프리카 음악은 유럽 음악처럼 명확한 하모니가 없었던 데다, 따로 음악공부를 할 수 없었던 흑인들은 백인의 포크송에서 자주 사용되던 이 3개의 코드를 가져와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다장조(C key)를 기준으로 C, F, G 코드라 할 수 있는데, 이는 주요 3화음이라고 불립니다. 왜냐하면 집을 지을 때 집의 기둥이 되는, 꼭 있어야 최소한의 음악이 구성될 수 있는 코드(화음)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블루스 코드는 세븐스 코드(네 개의 음으로 구성)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으로 앞서 언급한 불안한 느낌을 주는 C7가 바로 그것입니다. 즉 C key에서는 C7, F7, G7 코드가 사용된다는 것이죠.
또 한 가지 중요한 특징은 12마디의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8마디나 16마디도 있지만, 소위 전통적인 블루스는 12마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12마디가 앞서 말씀드린 3행시 형식에도 잘 맞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디별 코드의 자리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처음 만난 뮤지션끼리도 잼(Jam: 즉흥연주)을 할 수가 있습니다.
블루스의 리듬은 통상 앞 음이 길고, 뒤 음이 짧아 뭔가 통통 튀는 느낌의 리듬입니다. 이런 리듬을 크게 바운스(bounce) 리듬이라 하고, 구체적으로는 셔플 또는 스윙이라고 합니다.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은 간단하지가 않아 여기서는 패스합니다.
■ C key 블루스(12마디)
C7 | F7 | C7 | C7 |
F7 | F7 | C7 | C7 |
G7 | F7 | C7 | G7 |
블루스의 느낌을 표현할 때 ‘블루지하다’라는 표현을 쓰곤 하는데, 그건 바로 C7, F7, G7 같은 메이저 코드(밝은 느낌)에 블루스 음계(어두운 느낌)를 사용하면서, 부딪히는 반음의 불안정하면서 어울리지 않은 듯한 느낌 때문입니다. 하지만 불안정하면서 어울리지 않는 ‘듯한’ 느낌이지 실제로 불안정하고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제 주관적 표현이 너무도 부족하다고 생각이 드는데, 아무튼 이런 뭐라 딱 잘라 표현하기 어려운 그 애매한 독특한 느낌이 바로 블루스의 느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역시 블루스 음악을 많이 들어보는 수밖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만든 곡에 대해 짧게 말씀드리면, 멜로디는 의도적으로 반음(크로매틱)을 사용하려고 했습니다. 연속된 반음이 주는 긴장감, 독특한 느낌이 있거든요. ‘우리가 좋은 것을’, ‘달리기’ 가사 부분이 바로 그 부분입니다. 한번은 음이 내려가고, 한번은 음이 올라갑니다. 기타연주는 블루스에서 많이 사용하는 b3도, 3도, 6도, b7도를 사용하여 재미있는 느낌을 주었고, 코드나 노래 멜로디는 전형적인 블루스에서 많이 사용하는 음을 사용했습니다.
아 참, 이번에는 처음으로 AI가 만든 멜로디를 부분적으로 차용했습니다. verse 부분 멜로디 일부인데요, 대결만 하다가 이번엔 협업(?)을 하네요. ^^ 그리고 이번 음원은 시즌1에서 시도했던 애플의 작곡 앱인 ‘개러지밴드’로 밴드 같은 효과를 넣어봤습니다. 그래도 기타만 하는 것보다는 더 나은 것 같더라고요.
블루스의 독특함은 결국 이질적인 것들의 조합에 있는 것 같습니다. 백인과 흑인, 서양음악과 아프리카음악, 메이저코드와 마이너음계(블루스음계) 등. 어찌 보면 자석의 두 극처럼 서로 상극이고 밀어낼 것만 같은 성질의 것들이 잘 조합된 것. 그렇다고 하나의 몸체로 합쳐진 것이 아니라 각각 존재는 하지만 그것이 따로따로가 아닌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 이것이 어쩌면 혹독한 백인사회에서 그들과 섞일 수 없었던 흑인들이 나름의 생존을 모색하며 만들어낸 아름다운 결과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는 마치 들뢰즈와 가타리가, 이질적인 요소들이 서로 교차하면서도 독립성을 유지하는 관계라고 설명한 ‘리좀적 관계’와 비슷한 것은 아닐까요? 나무처럼 위계적 구조를 가지지 않고, 서로 섞이지 않으면서도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이질성과 다양성의 원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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