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끝
옥천 마등교차로 방음유리벽 안쪽 갓길
호랑지빠귀 한 마리 누워 구더기에 파 먹혀 있었다
칼날같이 메마른 풀에 가려
화려한 호랑깃털이 선명했다
밤마다 흐느끼던 새
그 밤 무슨 사연이었을까
방음유리벽 바깥쪽 콘크리트 수로
호랑지빠귀 한 마리 더
구더기에 고치까지 껴
입술 밖 흐르던 신음 피딱지 되고
개미들 바글댔다
울울한 대숲
목격했을 것이다
대숲 안 소나무에 둥지가 있을까
건너 성산 참나무에 주둥이 둥지만큼 벌린
새끼들 있을까
가야 하는데
마등 논배미 잡은 지렁이 가득 물고
새끼들에게 정신없이
날던 남편
와야 하는데
기다리다 기다리다 정신없이
찾아 나선 아내
마중 나가다가
유리벽에
빗방울이 부딪혀 흘러내렸다
무겁고 눅눅한
빗줄기가 쏟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