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뇌로 기후위기 극복을 상상하라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을 읽고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을 쓴 저자는 신경과학 전문가로, 이 책에는 기존의 상식으로 알고 있던 개념이나 관념을 뒤흔드는 주장들이 속속 등장한다. 뇌의 핵심 임무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이성, 상상, 또는 창의성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뇌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생존을 위해 에너지가 언제 얼마나 필요할지 예측함으로써 가치 있는 움직임을 효율적으로 해내도록 신체를 제어하는 것이라고 한다.

세상에는 사람 숫자만큼 다양한 생각이 존재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왜 이처럼 다양한 생각이 존재하는가? 서로 다른 생각이 작동하는 원리는 무엇인가? 이러한 많은 의문이 들면서 사람들은 뇌과학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이에 상응하여 서점에는 다양한 종류의 뇌과학 관련 서적이 즐비하게 놓여 있으나, 모두가 두껍고 내용이 과학 중심적이라 일반인들이 이해하기가 용이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책은 분량뿐만 아니라 내용 면에서 크게 부담감 없이 접근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신경과학 전문가로, 이 책에는 기존의 상식으로 알고 있던 개념이나 관념을 뒤흔드는 주장들이 속속 등장한다. 특히, 저자는 인간이 인간인 이유는 우리만의 거대한 대뇌피질을 가져서가 아니라 보편적 원리에 따라 만들어진 뇌 구조가 전체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외에도 흥미로운 주장 몇 가지를 간추려 소개한다.

흥미로운 주장 여섯 가지

리사 펠드먼 배럿 저『이토록 뜻밖의 뇌과학』(더퀘스트, 2021)
리사 펠드먼 배럿 저『이토록 뜻밖의 뇌과학』(더퀘스트, 2021)

첫 번째, 뇌의 핵심 임무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이성, 상상, 또는 창의성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뇌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생존을 위해 에너지가 언제 얼마나 필요할지 예측함으로써 가치 있는 움직임을 효율적으로 해내도록 신체를 제어하는 것이라고 한다.

두 번째, 우리의 뇌는 1,280억 개의 신경세포로 구성된 거대한 네트워크로, 우리의 경험을 네트워크 배선에 부호화하여 기억할 수 있게 만든다고 한다. 이러한 부호화가 오랜 시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면 배선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것을 우리는 ‘가소성’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자신의 경험, 습관을 의식적으로 변경함으로써 뇌의 부호화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새로운 경험으로 새로운 뇌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

세 번째, 우리의 어린 뇌는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즉 아기의 배선 지침은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적 환경, 양육자, 주변인들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이는 주변에 의존해야 한다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서 작동하는 것이 바로 ‘문화유전’이다. 이는 진화가 우리의 모든 배선 지침을 유전자에 부호화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매우 유리하며, 인간은 본성뿐만 아니라 양육되는 존재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네 번째, 뇌는 우리가 인식하기 전에 행동들을 개시하도록 배선되어 있다는 것이다. 뇌는 생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과거 경험을 사용해 우리의 행동을 예측하고 준비한다. 이는 경험이라는 학습 과정을 통해 우리는 행동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우리는 자기 행동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 번째, 인간은 혼자만의 힘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로 진화해 왔다. 이는 우리 신경계는 다른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게 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계 형성을 통해 서로 협력하는 것이 우리를 건강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어떠한 관계를 맺는가 하는 것은 아주 실질적인 의미에서, 그리고 뇌의 배선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여섯 번째, 인간은 다양한 마음을 갖는다는 것이다. 특정 문화에서 길러지고 배선된 뇌는 특정 종류의 마음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전혀 다른 문화권으로 옮겨 살아간다면 문화 적응에 따른 마음이 변경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변화와 상상력으로 미래를 바꿀 수 있다

이외에도 다수의 흥미로운 가설들이 소개되어 있다. 위험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우리가 환경을 바꿀 수 있는 가소성의 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는 소비 습관을 바꿈으로써 지구 온난화로 인한 지구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상상력을 동원하여 정의로운 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할 수 있다. 다만, 어떠한 뇌 배선을 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우리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이환성

공학계 앤지니어로 10여년간 인간중심주의가 지배하는 현장에서 근무하면서 인문학에 목말라했다. 지금은 현장을 떠나 자유로이 독서와 함께 인문학에 빠져 있으며 철학과 공동체에 관심을 갖고 다른 삶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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