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그린 그림] 떡갈나무 혁명

신승철 선생님을 기리며.

제자리에서 유목하던

또 하나의 크리킨디가

우주의 분자로 통섭 되었다.

천 개의 고원을 넘어

천 개의 바람이 되어

천 개의 생명이 되기

노랑부리 저어새가 되고

뿔제비 갈매기가 되고

수염 풍뎅이가 되어

리토르넬로의 리듬을 타고 흐르다

소수자에게로

작은 이에게로

가난한 자에게로 하강하여

자신의 곁을 내어주고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며 안부를 묻는다.

그러자

과거로부터 불행했고

미래로부터 불안했던

기관 없는 신체들이

리좀으로 연결되어

천 개의 고원으로 탈주한다.

오래된 미래를 향한 순례자가 되어

정동의 춤을 추며

또 하나의 묘한 우주가 창발한다.

시밥

시가 밥이 되고
밥이 시가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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