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어프리를 건축물에 적용한 경험과 생각나눔

'베리어프리((barrier free)'라는 단어는 누군가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잊으면 안 되는 단어이다. 나는 건축 설계 회사에 다니던 때에 이 단어를 처음 접하게 되었고 인증을 받기 위한 작업을 준비한 적이 있다.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고, '장애인 또한 우리와 마찬가지로 삶을 살아가는 동료이다'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B.F(barrier free) 인증제도 : 어린이, 노인, 장애인, 임산부뿐만 아니라 일시적인 장애인 등이 개별 시설물, 지역을 접근, 이용, 이동함에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계획, 설계, 시공되는 것을 의미하며, 인증제도는 이에 대한 인증을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언론에 많이 보도되고 있는 이슈가 있다. 바로 ‘출근길 지하철을 탑니다’라는 시위이다. 이 시위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장애인도 함께 이동하며 기회를 얻고 싶다는 것이다. 과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베리어프리(BF)’라는 단어는 누군가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잊으면 안 되는 단어이다. 나는 ‘B.F’를 장애물로부터 제한받지 않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더 정확히는 사회적 약자들이 생활에 지장이 되는 물리적인 장애물이나 심리적인 장벽을 없애는 운동 및 시책을 말하는데, 1974년 6월 ‘유엔 장애인 생활환경 전문가 협회’에 의해 「장벽이 없는 건축 설계」라는 보고서가 알려지면서 건축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2008년부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왔고 지금의 단계까지 많은 발전을 이루어냈다. 나는 건축 설계 회사에 다니던 때에 이 단어를 처음 접하게 되었고 인증을 받기 위한 작업을 준비한 적이 있다.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고, 건축 설계를 위한 끊임없는 연구와 고찰은 필수조건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길을 걸으며 또는 시설을 이용하며 보이는 많은 부분의 요소들이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눈과 귀와 손이 될 수 있다. 
사진출처 : Marcus Aurelius   
https://www.pexels.com/ko-kr/photo/4064229/
우리가 길을 걸으며 또는 시설을 이용하며 보이는 많은 부분의 요소들이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눈과 귀와 손이 될 수 있다.
사진출처 : Marcus Aurelius

‘B.F 인증’은 모든 건축물이 대상은 아니다. 공원, 공공건물, 공중이용시설, 공동주택, 통신시설, 그 밖에 장애인 등의 편의를 위하여 편의시설을 설치할 필요가 있는 건물・시설 및 그 부대시설, 공공기관 건물, 교통수단, 여객시설, 도로 등이 대상이다. 대상을 보면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시설들이다. 그만큼 ‘베리어프리’는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내가 담당했던 건축물은 공공기관 건물이었다. 공공기관 건물 특성상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이용 가능해야 했다. 하지만, 모든 건축물은 평평한 한 개의 바닥으로 지어질 수 없다. 건축물이 들어서게 될 곳의 주변환경과 장소의 상태에 따라 설계는 달라진다. 그렇기에 계획하는 단계에서부터 같이 고민해야 하고 풀어나가야 하는 문제이다. 우리나라는 건축물 인허가 이후 공사 완료 전 〈예비 인증〉과 공사 완료 후 〈본 인증〉 심사가 있으며 인증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은 ‘한국장애인개발원’이다. 평가항목으로는 1. 매개시설 2. 내부시설 3. 위생시설 4. 안내시설 5. 기타시설이 있다. 항목별 인증 관련 자료를 다운 받아 서류를 준비하여 제출하게 되면, 심사를 이루어지고 배점에 따른 등급을 받게 된다. 이러한 절차에 따라 받게 되는 등급은 5년의 유효기간이 생기게 된다.

인증 심사를 위해 서류를 준비하면서 많은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중 한 가지는 ‘장애인 또한 우리처럼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이다. 대부분이 사람들이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런 부분까지 수정해야 한다고?’라는 의문이 들 것이다. 나도 그런 생각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런 곳까지 갈까?’, ‘여기는 필요 없을 것 같은데?’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하면 서류 준비는 순차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그러던 중 나는 하나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장애인 또한 우리와 마찬가지로 삶을 살아가는 동료이다’ 이후 생각의 관점을 바꿔보았다. ‘이곳까지 갈 수 있다’, ‘여기서도 필요할 수 있다’ 좀 더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게 되었고, 그분들이 어디가 어떻게 불편할지, 무엇이 필요할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일은 순차적으로 진행되었고 인증심사도 잘 마무리하게 되었다.

우리가 길을 걸으며 또는 시설을 이용하며 보이는 많은 부분의 요소들이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눈과 귀와 손이 될 수 있다. 우리는 함께 살아갈 방법을 서로가 만나 같이 찾아야 하고 연구해야 한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우리가 변화하듯이 사회적 약자들도 변하게 된다. 나는 우리가 서로의 입장이 되어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장애물로부터 제한받지 않고 이동하고 이용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박상현

안녕하세요. 공간기획자를 꿈꾸고 있는 청년 박상현입니다.
건축을 전공하여 스토리텔링을 통해 공간을 공감하고,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공간을 기반으로 한 문화기획부터 콘텐츠기획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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