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순환을 위한 청년의 역할: 마을공동체와 대학을 중심으로

자원순환과 지속가능한 사회가 화두이다. 일반적으로 이는 소비자, 산업계, 정부 등 큰 단위와 경제적 구조 속에서 논의되고 있다. 이번 글은 청년이라는 세대와 지역성에 집중하여, 마을공동체와 대학을 통해 발휘될 수 있는 청년의 역할을 고민해보았다.

고려대학교 사회공헌단원으로서 대학원 전공연계 사회공헌 연구개발 사업(이하 연구사업)에 참여한 결과 일부를 공유한다. 사회공헌단은 고려대학교 학생의 봉사와 사회공헌 활동을 지원하는 조직으로, 2020년 2학기부터는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SDGs) 기반 사회공헌 실천을 위한 대학원생 연구를 지원해 왔다. SDGs는 미래 세대와 현 세대의 필요를 함께 충족시키고자 하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유엔 주도 하에 2030년까지 전 세계가 함께 추진하자는 국제적인 약속이다. 17개의 목표 중, 필자는 자원순환(SDG 11.6, SDG 12)에의 청년 참여를 독려하고자 마을공동체(SDG 11.a)와 대학의 지속가능발전교육 (SDG 4.7)을 논의하고자 한다.

1. 연구의 개요

연구사업은 학기별로 4명의 대학원생으로 팀을 구성하여, 두 학기 동안 진행했다. 연구주제는 지속가능발전에 기반을 둔 마을공동체 활성화(1차년도: 2020년 11월~2021년 2월), 자원순환에 초점을 둔 대학 내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발전 방향(2차년도: 2021년 3월~2021년 8월) 이었다.

1차년도와 2차년도의 연구 모두 SDGs를 달성하기 위해 청년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였다. 이 한 가지의 질문을 바탕으로 1차년도는 마을공동체, 2차년도는 대학에서, 청년의 역할을 탐색하고자 했다. 마을공동체와 대학은 모두 교육이 이루어지는 공동체이자 네트워크로서, 지역 문제 발굴과 해결을 위해 사람들의 참여와 교류를 이끌어낸다. 이는 지역성을 강화하며 결과적으로 SDGs에 부합하는 성과도 만들어 낼 수 있다.

연구 대상 지역은 고려대학교가 위치한 서울시 성북구로 선정하였다. 성북구 내에서 이루어진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과 고려대학교 내 지속가능발전교육 사례를 조사하였다. 연구방법은 인터뷰와 문헌조사를 사용하였다.

2. 자원순환의 개념

앞서 설명한 SDG 11.6은 폐기물 관리 등 도시 환경에의 악영향을 감소시키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국내에서도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며, 생활 및 사업장 폐기물을 감축하기 위해 경제·사회구조를 지속가능한 자원순환형으로 개선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1 자원순환이란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되, 발생한 폐기물은 재사용 또는 재생 이용하여 또는 환경에의 악영향을 최소화하여 처리하는 것이다.2 이에 대하여 정부는 제1차 자원순환기본계획에서 2027년까지 자원의 선순환으로 지속가능한 순환경제를 실현하고자 하는 비전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비전 아래 국내총생산 대비 폐기물 발생량은 27년까지 95.5톤(년·국내총생산 십억원 기준)에서 76.4톤으로 20% 감축, 폐기물 발생량 중 생활폐기물의 순환이용률(실질재활용량의 비율)은 35.8%에서 61.1%까지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대표적인 방안으로는 생산단계에서의 폐기물 감량 및 자원순환성을 고려한 제품 설계, 소비 단계에서 생활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감량 및 친환경 소비를 촉진하는 것 등이 있다.

이러한 자원순환에 있어서 청년의 노력이 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폐기물 줄이기를 포함한 자원순환 활동은 남녀노소 모두의 참여가 중요하다. 그 중 생산과 소비 모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지속가능발전 시대의 주요 세대인 청년의 행동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청년에 집중하여, 청년이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마을공동체와 대학을 탐색하였다. 이 두 가지 플랫폼에서 청년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한계점과 가능성 모두를 살펴보고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3. 마을공동체를 통한 청년의 역할

마을공동체란 지역사회 안에서 공동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활 관계망을 긴밀하게 맺고 있는 포괄적 커뮤니티이다.3 마을공동체는 주민들이 생활환경을 스스로 구성하여 마을공동체를 이루어 나가고, 공동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며 공동체를 확장해 나간다.4 이러한 공동체는 네트워크에 기반을 두고 있을 뿐 아니라 문제 해결에 대한 필요성으로부터 연결망을 주체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결사체라고 할 수 있다.5

마을공동체에서는 공동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면서 공동체는 더욱 확장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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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에서는 공동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면서 공동체는 더욱 확장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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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마을공동체는 1990년대 성미산 마을(서울 마포구)에 이어 성대골 마을(서울 동작구) 등 도시사회에서 주민들이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6 성미산 마을 만들기 사업은 마을 주민의 주도로 공동육아 공동체로 시작해서 대안학교, 마을카페 등 다양한 네트워크를 이루는 종합공동체를 형성하였다.7 이러한 마을공동체 사업은 2000년대에 중앙정부 차원에서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추진계획이 마련되어 마을 만들기 시범사업을 포함하였고 사업의 성공 이후 지자체에서도 해당 사업을 도입하고 있다.8 현재 마을공동체는 전국 지자체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환경·복지·안전 등 지역주민의 삶과 밀접한 문제 해결에 이바지하고 있다.

마을공동체는 공동의 문제 해결이라는 측면에서 생활폐기물 문제 등 주거 및 생활 공간과 밀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마을의 특성을 기반으로 한 상향식 해결책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자원순환 문제 해결을 위해 마을공동체에서 청년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마을공동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관, 협동조합, 대학 및 NGO 총 10곳과 인터뷰를 진행하였는데, 공통적으로 청년의 참여가 유입, 지속, 확산 세 가지 측면에서 부족하다고 언급하였다. 이는 청년이 안고 있는 문제 및 특성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마을공동체 참여 주민은 마을에 대한 주인의식과 자발성이 매우 높다. 정주하기보다 다양한 지역을 이동하는 사회초년생이 이러한 주인의식을 갖고 마을공동체 활동에 참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는 청년이 마을 단위의 네트워크보다는 학교 및 직장 등을 통해 소통하고 소속감을 느끼는 경우가 다수이기 때문이다.

마을공동체는 자발적이고 지역에 특성에 맞는 문제 해결 공동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청년의 비정주적 특성과 주거 지역보다 기타 소속을 통한 네트워크에 집중한다는 특성을 통해 마을공동체에서의 청년의 역할에 한계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필자는 청년이 마을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속감을 가지기 쉬운 조직인 대학에서의 청년의 자원순환 참여로 연구를 확장하였다.

4. 대학 교육을 통한 청년의 역할

청년의 자원순환 참여는 대학의 지속가능발전교육(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이하 ESD) 속에서 그 기회를 찾아볼 수 있다. ESD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생애 전반에 걸쳐 다양한 공식・비공식 조직을 통해 이루어진다. 미래세대의 필요와 환경적 영향을 고려하면서 현 세대의 필요를 충족하고자 하는 지속가능발전의 가치를 교육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모든 교육 활동이 포함된다. 1차년도의 연구는 자원순환을 실천하고자 하는 청년의 활동을 마을공동체라는 비공식 조직을 통해 살펴보았다. 2차년도의 연구에서는 동일한 주제를 청년과 직접 관련된 공식 교육기관인 대학에서 찾아보고자 하였다.

대학이 ESD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하는 이유는 대학의 역할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학의 적극적인 ESD 도입은 청년의 자원순환 참여를 촉진시킬 수 있다. 대학은 연구를 하는 동시에, 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 지속가능한 사회의 비전을 제시하고 솔선수범하는 사회적 역할을 한다. 대학은 캠퍼스 내에서만 외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대학은 사회로 진출할 대학생을 양성하며, 대학 구성원은 지역 주민을 포함한 지역 환경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한다. 지속가능성을 고등교육의 핵심가치로 포함하는 것은 학생들이 지역성과 세계화의 연관성을 깨닫고 변화에 대응하는 법을 찾도록 할 수 있다. 즉 대학에서의 ESD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습득하여, 학생 개인의 삶과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추구한다.

고려대학교 내 ESD 현황을 조사하여, 대학 내 ESD를 통해 학생들이 자원순환, 크게는 지속가능성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향후 방향성을 제안하였다. 우선 고려대학교 내 교육의 범주를 교과 교육과 비교과 교육 두 갈래로 나누었다. 교과 교육은 교육 과정과 연구 활동을 검토하였고, 비교과 교육은 학생활동을 살펴보았다.

첫 번째로 교과 교육 중 교육과정으로는 안암 캠퍼스의 학부와 대학원 교육 과정, 교수 연구 성과를 분석했다. 자원순환이라는 특정 주제에 한정하기보다 SDGs 차원에서 폭넓게 접근하였다. ESD를 통해 자원순환에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교육 과정에서는 ESD에 대한 수요에 비해 과목 개설이 부족했다. 교수 연구 성과는 SDGs 17개 주요 목표별로 논문 수와 논문 점유율 측면에서 상위 분야를 꼽은 KU와 지속가능발전목표 SDGs 보고서를 참고했다.9 종합하자면, ESD와 연구 확대 의지가 충분함을 확인한 만큼, 초기 단계인 계획 수립과 방법 탐구 과정을 거쳐 추후에는 더 구체적인 성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였다.

대학교육에 있어서 지속가능발전교육은 보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시스템 운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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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육에 있어서 지속가능발전교육은 보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시스템 운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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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교과 교육 중 연구활동은 교내 연구 보고서, 연구 사업 및 기관, 강연을 아울러 조사하였다. 고려대학교에는 지속발전연구소, ESG 위원회, 사회봉사단 등이 SDGs와 관련된 연구 기관으로 기능하고 있었다. 대표적인 연구 사업은 BK21사업단 중 환경생태공학교육연구단의 활동이 있었다. 지식공유를 위한 강연으로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리빙랩 포럼,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을 위한 대학의 혁신 심포지엄 등이 개최되었다. 종합하자면 SDGs 달성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의지가 다양한 교육 활동에서 표출되고 있었다. 다만 홍보를 강화하고 정보 제공을 일원화하는 등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시스템 운영이 필요하다고 결론내렸다.

세 번째로 비교과 교육은 교내 언론, 교내 동아리, 기타 학생 활동을 탐색했다. 고대신문에서는 쓰레기를 검색어로 2017~2021년 최근 4년 간 열 건 이상의 기사를 발견할 수 있었다. 다만 문제 제기 후 해결사례 까지 다룬 경우는 보기 어려웠다. 따라서 다양한 학교 구성원 및 관계자 모두의 의견을 듣고, 그것이 학교에 실제 반영될 수 있도록 의견 수렴과 건의 과정도 다룰 것을 제안하였다.

동아리는 환경과 지역의 문제를 다루고 학생들의 기여 방안을 고민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 두 곳을 인터뷰하였다. 학생들은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하면서 다양한 이슈에 대한 인식과 개선 의지가 강화되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한편 학교 측의 적극적인 협조와 일회성 캠페인을 넘어서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정착시킬 수 있게끔 동아리 조직역량의 강화를 원하고 있었다.

이외 사회봉사단, 환경부 그린캠퍼스 사업, 교내 학생 연구 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방식도 있었다. 학생 연구 지원 사업의 경우 프로젝트 형태가 다수였고, 대표적인 예로 교수학습개발원에서 주관하는 자기주도창의설계프로그램에서 자취하는 호랭이들을 위한 분리배출 가이드북, 안암 분리배출 지도10가 제작되었다.

비교과 교육을 종합하자면, 학생 활동은 다양하지만 단기적이고 소규모 형태가 많다는 점이 아쉬웠다. 학교는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지원 방식은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살피고, 그 외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낮은 대다수 학생의 유입과 참여를 어떻게 독려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나갈 필요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5. 결론

SDGs 달성을 위해 청년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약 9개월 간(2020년 11월~2021년 8월) 연구를 진행하였다. 서론에서는 SDGs가 다루고 있는 여러 지속가능성 이슈 중에서 자원순환의 개념을 설명하였다. 본론에서는 청년이 소속된 여러 네트워크 중에서 마을공동체와 대학을 선정하여 청년이 자원순환을 실천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역할과 참여 방안을 탐색하였다.

자원순환을 지역 문제 중 하나로 다룰 수 있는 네트워크로는 마을공동체를 살펴보았다. 마을공동체에서 청년의 참여는 현저히 부족한 상태이다. 청년의 특성 및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고려하면, 마을공동체에 한정지어 자원순환에의 청년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대학의 교육을 활용하여 청년의 역할을 강화하면 자원순환을 위한 청년의 역할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다.

대학 내에서 자원순환에 대한 논의를 확장시키는 주요한 방법으로 ESD를 살펴보았다. 대학교육에서 ESD를 주류화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하고, 구체적인 사례 연구로 교내 현황을 조사하였다. 대학에서 ESD 연구와 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자원 순환을 캠퍼스 내에서 실천하고, 나아가 지역 사회의 자원순환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기존의 연구들은 자원순환과 SDGs를 소비자, 기업, 정부 등 큰 단위와 경제적 구조 속에서 논의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이번 연구는 청년이라는 세대와 지역성에 집중하였고, 청년이 주체적으로 문제 해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는 지역에서 청년들 스스로 SDGs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역할을 고려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1. 환경부. 국가지속가능발전목표 (K-SDGs) 세부목표 및 지표.

  2. “자원순환이란”. 자원순환정보시스템

  3. 최은지·이태동. (2017). 정치 이론을 보는 마을공동체: 하버마스, 퍼트텀, 오스트롬을 통해, 마을학개론.

  4. 여관현. (2013). 마을 만들기를 통한 공동체 성장과정 연구. 도시행정학보 26(1). 53-87

  5. 최은지·이태동. (2017)

  6. 최은지·이태동. (2017)

  7. 한국지방행정연구원. (2012). 지역공동체 마을만들기 사업 추진방안 연구.

  8. 최은지·이태동. (2017)

  9. 고려대학교 연구처 연구정보분석센터 (2020.1.6.)

  10. 제12회 자기주도창의설계프로그램(Creative Challenger Program, CCP) Recy-KU 연구팀 (2020.11.) https://recyku.neocities.org

김현지

고려대학교에서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개발협력을 전공했다. 교육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연구하고 발전시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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