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을 바라보고 해결하는 생명운동가의 마음

생명운동은 살림운동입니다. 자연과 생명을 살리는 일뿐 아니라 활동과정에서 함께 사는 사람들이 서로를 살리는 일이 되어야 합니다. 좋은 마음으로 만난 사람들끼리 서로 살리면서 함께 하는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개인적인 마음가짐에 대한 필자의 경험을 통해 쓴 글입니다.

환경운동, 생태주의운동은 한국 사회에서 생명평화운동으로 통합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외부 자연에 대한 파괴는 연결된 세계 속에서 곧 인간성의 파괴가 외부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국의 생명, 생태주의 철학에서는 이것을 ‘살림’, ‘살림운동’으로 표현하려고 합니다. 이 살림운동은 환경과 생명 자연을 살리는 일과 인간 서로를 살리는 일이 둘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생태주의 살림운동가들이 자신이 지향하는 생명살림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 활동을 하는 과정도 ‘서로를 살리는’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사회를 변화시키는 일은 결국 사람이 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서로 다른 성장과정 속에 다른 기질과 성격으로 살아왔습니다. 일은 능력있는 개인이 아니라 팀웍이 하는 것인데, 서로 팀웍이 맞으려면 서로 오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일하다 보면 사람이 희망이기도 하지만, 사람이 제일 문제이기도 하지요. 함께 좋은 마음으로 모인 사람들일수록 신념이 강하기 때문에 서로 타협하기 어렵고 그래서 갈등도 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떻게 서로 함께 살리면서 일할 수 있을까를 궁리해봅니다.

아래의 내용은 집단과 집단 간의 거대한 갈등에 대한 글이 아닙니다. 생명운동을 하는 단체나 공동체 내부에서 벌어지는 사람끼리의 어려움에 대해 경험 과정에서 제가 시행착오와 실수와 잘못을 통해 깨달은 몇 가지 생각입니다. 완성된 내용이 아니니 일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지혜가 덧쌓이길 바랍니다.

1) 모든 갈등이 발생하면 우선 나를 먼저 돌아봅니다.

싫은 사람, 짜증나고, 분별이 나는 사람은 대부분 나와 똑같은 성격의 사람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의 행동은 그냥 행위일 뿐인데 그걸 본 자신이 과거의 경험적 기억으로 인해 좋고 싫고 짜증내는 반응을 만든 것입니다. 화나고 분노의 원인을 깊이 들여다보면 상대가 만든 것이 아니라 실은 자신의 내면이 창조한 일입니다. 또한 자신을 비난하는 그 사람은 나의 내면을 비추어주는 나의 거울입니다. 따라서 자신을 먼저 돌아봐야 합니다. 그래서 쉽지 않지만 나를 사랑하듯, 자신과 닮은 그 사람을 애정 있게 바라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2) 문제를 문제라고 보는 것이 문제인 것은 아닌지 살펴 봅니다

자신에게 문제로 보이는 일이 다른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은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문제를 문제라고 느끼는 나의 옹졸함, 나의 업식이 문제가 아닌지 살펴봅니다. 미운 며느리 발뒷꿈치도 밉다는 속담처럼, 그가 아니라 나의 문제가 아닌지를 보는 것입니다.

사랑하고 자비의 마음을 갖게 되면, 그리고 그의 나중에 매력적인 점을 발견하고 이해하게 되면 그를 좋아하게 됩니다. 상대를 좋아하는 마음이 서로 통하면 서로 불편한 듯한 말도 상처가 안됩니다.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지요. 서로 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항상 ‘비판의 관점’이 아니라 ‘해결의 관점’에서 서고, 그 문제해결의 주체도 상대가 아니라 바로 나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싫은 사람일수록, 비판하는 사람일수록 나와 조직을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확신합니다.

개인이나 단체는,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 비판하는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그 사람, 그 조직의 수준이며 근본입니다. 싫어하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여법한 관계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 나를 괴롭히고 조직을 괴롭히는 사람은, 나에게 보살이며 조직에 큰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굳건히 갖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4) 상대를 살리는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나를 살리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무시하지 않고 의미 있는 것으로 ‘유효화’하여 공감하고 있음을 상대에게 충분히 인정을 받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쉽지 않지만 조직에 문제를 제기하며 비판하는 사람을 오히려 나와 조직의 큰 우군으로 만드는 것이 진정한 지도력입니다.

대부분 다툼은 상대를 바꾸려고, 특히 내 생각처럼 만들려고 다툽니다. 그러나 상대를 바꾸려고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평화는 현재 그 사람의 그 상태, 그 성격을 그대로 인정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해결의 관점’에서 보는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그를 어떻게 도와줄까 하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5) 문제를 다루는 방식을 바라보고 있는 주변 사람의 동의와 지지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싫어하는 사람, 비판하는 사람을 배척하거나 몰아내는 방법은 개인에게도 상처가 되지만, 그것을 보는 사람들에게 환멸을 야기시킬 수 있습니다. 모든 싸움은 싸우는 당사자가 아니라 구경꾼의 동정과 지지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은 문제 그 자체보다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조직과 사람이 그 문제를 다루는 방식을 보면서 감동하기도, 환멸을 느끼기도 합니다.

6) 그럼에도 부득이 헤어져야 할 사람과는 아름답게 마무리 해야 합니다.

생명운동과 평화운동의 동력은 고마움, 감사입니다. 
by Celine Sayuri Tagami 출처: https://unsplash.com/photos/2s6ORaJY6gI
생명운동과 평화운동의 동력은 고마움, 감사입니다.
사진 출처 : Celine Sayuri Tagami

결국 조직은 책임을 지는 사람의 그릇과 수용력 수준만큼 사람도 운용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사람이 나빠서라기보다 내가 견디기 어렵고 감당할 수 없을 때, 결국 서로 ‘관계맺는 방식을 변화’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거리를 조절하는 거지요. 자주 만나는 관계로든 가끔 만나는 관계로든, 조금 떨어져 있든가, 멀리 떨어져 있든가 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래 일할 사람끼리는 서로 싸우고 다투어도 해소할 시간이 있지만 그만둘 사람이라고 판단되면, 절대 험하게 싸워서는 안됩니다. 밖에서 나에게 심각한 적이 되어 조직과 개인을 공격하게 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보낸 자신이 상처가 되어 더욱 괴롭기 때문입니다.

부득이 떠나야 한다고 판단될 경우, 더이상 상처를 더 주지 말고 아름답게 헤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이때 상대를 비판하면 안됩니다. 실제 내 수용력과 포용력이 적어서라는 사실을 깨닫고 사과하고, 참회해야 합니다. 책임자가 그에게 사과하고 반성하며 미안해하는 것은 실제 잘못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래야 통합하고 화합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요.

그리고 당신으로 인해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는지, 고마웠는지를 충분히 전하고 하고 임원과 활동가들이 함께 감사하고 아름답게 축하해 주는 자리를 갖고 멋지게 보내주고 이후에 다른 형태로 함께 할 것은 하도록 하자고 해야 합니다.

7) 결국 모두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합니다.

생명운동과 평화운동의 동력은 고마움, 감사입니다. 사람에게 감사하고 천지자연의 은혜에 감사하는 일이며, 이들에게 보은하는 활동입니다. 감사를 하면 할수록 주변이 행복해지고 편안해집니다. 그리고 감사하는 감각이 발달합니다. 그리고 감사할 일이 자꾸 많아지고, 관계가 좋아집니다. 내가 주체라고 생각하면 (수처작주 입처개진) 힘들게 하는 사람일지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생명운동의 동력은 항상 참회하고 감사하는 마음임을 잊지 않도록 합니다.

이 글은 불교환경연대 내부 실무자교육용으로 쓰여진 것입니다.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이자 녹색불교연구소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수행공동체 정토회에서 25년 살았고, 아프가니스탄에서 개발협력활동을, 평화재단에서남북문제를 위한 활동을, 고양시에서 지혜공유협동조합을 만들어 활동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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