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르넬로 시리즈] ⑤자기 집에서 떠남을 준비함

내부배치물은 하나의 노래를 영역화함과 동시에 누구에게는 힐링음악으로, 누구에게는 자장가로, 누구에게는 종교 등으로의 기능을 갖게 된다. 이것은 굴뚝새의 예에서와 같이 자기영역화 (영토적 리토르넬로)와 동시에 구애의 기능 (기능적 리토르넬로)을 갖는 탈영역화의 기능과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연재를 시작할 때 가졌던 문제의식은, 들뢰즈 가타리의 저작인 『천개의 고원』 중 ‘리토르넬로’ 편의 개념을 음악적으로 쉽게 접근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점점 개념이 발전되어가면서 이를 설명하고자 하는 음악적 예들 또한 난해해져서 이를 읽는 분들은 리토르넬로의 개념과 음악적인 개념,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하는 난감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친숙한 음악적 풀이를 곁들여야 할 것이라 다짐합니다.

지난번 연재에서는 자기영역화(영토화)의 의미와 탈영역화의 시작인 코드와 엇갈림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내부에서 탈영역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내부배치물에 대해 알아보고, 리토르넬로의 여러 가지 분류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굴뚝새의 예를 들어 자기영역화에 대해 설명한다. 자기영역화는 동시에 탈영역화를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by Petr Ganaj https://www.pexels.com/ko-kr/photo/4129942/
들뢰즈와 가타리는 굴뚝새의 예를 들어 자기영역화에 대해 설명한다. 자기영역화는 동시에 탈영역화를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사진 출처 : Petr Ganaj

내부배치물은 자기영역 안에서의 배치물로 영역화된 기능 또한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굴뚝새의 예를 들면서 설명하는데요. 굴뚝새는 자기영역 안에서 집을 짓고(영역화), 암컷에게 구애(영역의 기능화)를 합니다. 자기 집 안에는 여러 가지 이질적인 재료, 색채, 냄새, 자세 들이 결합되어 있을 것이고요. 또한 다양한 행동의 요소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배치되는 내부배치물은 곧 영역화된 기능을 수행하는데, 이 기능은 새로운 완성된 형태로서 다른 배치물을 구성할 수 있는 충분한 독립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다른 배치물을 조성할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고 다른 배치물로 이행하기 위한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굴뚝새의 집안의 색채는 ‘자기영역’을 표시하기도 하지만 ‘구애’를 위한 배치물로도 작용하는 두 가지 뜻 (양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곧 자기영역화는 동시에 탈영역화를 준비하는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음악에서는 내부배치물이 뭘까요? 음악적 내부배치물을 보기 위해 지난번 연재에서 언급한 마지막 부분을 다시 설명해 볼까 합니다. 지난 연재 마지막 부분은 탈코드화의 돌연변이를 이용하여 탈영역화를 시도한다고 하였는데, 그 설명을 위하여 저는 음악에서 도미넌트 코드를 이용하였습니다.

전통적인 음악(조성음악)에서는 보통 2(4)-5-1이라는 코드 (화성)진행을 보통 이용하는데요. 리토르넬로 시리즈 2에서 말씀드렸듯이, 다장조 (C Key)에서 사용되는 보통의 코드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타나 피아노로 대중음악을 연주해보신 분들은 많이 보았던 코드들일 겁니다.

이 코드들은 다장조의 환경(판)입니다. 그리고 코드 위의 숫자는 코드의 순서를 나타냅니다. 숫자로 표기한 2(4) -5-1의 코드 진행은 코드로 풀이하면 곧 Dm (F) – G – C 진행입니다. 보통의 곡들은 결국 이 진행을 통하여 다시 원래의 ‘도’로 돌아온다는 것이죠. 저번 연재에서 말씀 드렸던 도미넌트 코드 G는 이 진행에서 C 코드 바로 앞의 코드로 ‘도’로 돌아가는(가야만 하는) 강력한 코드인 것입니다. 반대로 강력한 만큼 그 여백이 생겨 원래의 ‘도’로 가지 않고 다른 ‘도’로 갈 수 있는 탈코드화가 이루어진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음악적 배치물로 와 보겠습니다.

요즘 대중음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BTS의 다이너마이트라는 곡을 예로 들어보죠. 다이너마이트라는 곡의 전체 코드진행은 다음과 같습니다. 쉽게 예를 들기 위해 조를 다장조로 맞췄고 코드도 조금 단순화하였습니다. 우선 들어보시죠.

BTS(방탄소년단) ‘Dynamite’ Official MV

Am – Dm – G – C

빌보드 순위 1위인 이 곡은 위의 네 가지 코드로 이루어져 있네요. 조금은 허탈해 보입니다. 아무튼, 이 유명한 곡도 2- 5- 1의 형식을 띠고 있죠. 이 코드 진행을 내부배치물로 보겠습니다. 이제 BTS의 다이너마이트라는 곡은 내부 배치물이 위의 코드 진행과 같습니다. 위의 다장조에서의 환경을 이루는 코드들 7가지 중 4가지를 내부배치물로 구성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내부배치물은 하나의 노래를 영역화함과 동시에 누구에게는 힐링음악으로, 누구에게는 자장가로, 누구에게는 종교 등으로의 기능을 갖게 됩니다. 이것은 굴뚝새의 예에서와 같이 자기영역화(영토적 리토르넬로)와 동시에 구애의 기능(기능적 리토르넬로)을 갖는 탈영역화의 기능과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들뢰즈 가타리가 피리새의 예로 든 것은, 피리새가 실제 집을 짓지 않고 풀잎만 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집을 짓지 않더라도 풀잎만으로 피리새는 자기영역화의 기능과 구애의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풀잎은 그 이행과 중계의 성분이라는 것이죠. 그렇다면 다이너마이트 노래에서 풀잎의 기능을 하는 상호배치물, 이행을 촉진하는 인자는 무엇일까요? 즉, 탈영역화의 기능을 하는 요인은 무엇일까요?

배치물의 구성요인인 대부분의 코드가 탈영역화의 기능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지난번 연재에서 말씀드린 도미넌트 코드뿐만이 아닌 다이너마이트에 사용된 모든 코드들은 다른 영역으로 갈 수 있는 요인들이죠. 음악적으로 보면, 다이너마이트의 첫 번째 코드는 Am인데 이 역시 스스로 C 코드를 대체할 수 있으며, 다른 코드들도 마찬가지이고, Dm 코드는 G 코드로 가지 않고 Db으로도 갈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설명하긴 좀 어려운 부분이 있어 음악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만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믿으셔야 합니다. G코드는 지난번 연재에서 예를 많이 들었습니다. 이 모든 새로운 배치물은 상호배치물, 즉, 양의성을 가지고 있는 배치물로 내부배치물은 상호배치물로 동시에 이행합니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이 양의성을 ‘타고난 것’이라고 하면서 영역은 자신의 제일 깊은 강도의 중심과 통하며 중심은 영역 내부 또는 오히려 외부에 위치할 수 도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타고난 것이 외부에 있다는 예로 연어의 회귀, 엄청난 메뚜기떼 출물, 태양이나 전자극 방향을 쫓는 이동행태 등의 예를 듭니다. 그리고 이 이동들은 단순한 배치물이나 환경, 영역화의 이동이나 리듬이 아닌 코스모스의 힘이라고 말합니다.

우선, 지금까지 나온 내용으로 리토르넬로의 분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영역을 구하고 표시하는 영토적 리토르넬로
  2. 기능을 가지는 리토르넬로
  3. 탈영역화에 의해 새로운 배치물로 이행하는 리토르넬로
  4. 영역의 내부 혹은 외부로 나오기 위해 힘들을 모아 결집시키는 리토르넬로

마지막 4번째의 리토르넬로가 코스모스의 ‘끼어듬’ 이 있는 리토르넬로라 합니다.

코스모스의 끼어듬, 구체적으로 코스모스의 되찾는 힘, 해방된 힘이란 것은 무엇일까요? 개념상으로는 연어의 예를 생각하면 대충 이해가 갈둥말둥한데, 음악으로는 상당히 어려운 예인 것 같네요. 무엇일까요? 코스모의 힘이란?

※ 다음편에 계속…

신동석

음악에 관심이 있다 본격적으로 음악 만드는 공부를 하고 있다. 재즈를 전공하고 있지만 모든 음악에도 관심이 있다. 환경과 관련된 일반적인 관심이 있지만 일반 이상의 관심을 가지려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