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통신] ⑫ 5년 뒤에 나는 더 이상 늙지 말고 요대로

이웃마을 새댁과 요리수업을 하며 마을이야기, 내 이야기, 먹거리 이야기를 나눕니다.

비조마을 바리스타(2021.8.6.)
비조마을 바리스타(2021.8.6.)

만화리는 크게 나눠 칠조와 율림이 있습니다. 칠조에는 비조마을과 옻밭마을이 있고, 율림에는 숲안마을과 밤골마을이 있습니다. 오늘은 숲안마을에 살고 있는 새댁 박수나 님이 ‘푸드테라피’ 선생님으로 비조마을 아지매들과 만났습니다. 늘 가족들의 먹거리를 챙기는 주부들이, 먹거리로 소꿉놀이하듯 놀았답니다.

요즘 커피 내리는 법을 배우러 다니는 비조마을 아지매가 바리스타가 되어 맛있는 커피를 내려 주셔서 향기롭고 진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나는 사람, 나에게 소중한 사람을 그려보세요

초록색 비타민, 어린잎 채소, 오이와 노랗고 빨간 파프리카, 방울토마토, 주황색 당근, 보라색 적양배추와 비트를 싹둑싹둑 썰어둡니다. 선명한 색깔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우리밀 또띠야를 살짝 굽습니다. 동그란 또띠야 위에 채소를 올려 얼굴을 그립니다. 먹을 걸로 장난치지 말랬는데 소꿉놀이하는 게 꼭 유치원같네 하며 아지매들은 즐거워하십니다.

누굴 만드셨나요?

내 얼굴이지. 5년 뒤에도 늙지 말고 요대로 있으면 좋겠어요.

우리 아들! 잘 커줬으니까 좋은 배필 만나고 남들한테 배려 많이 하고 어려운 사람들 도와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어요.

나를 만들었어요. 더 이상 늙지 말고 요대로. 머리숱도 빠지지 말고 요대로 있으면 좋겠고, 항상 젊게 예쁘게 꾸미고 살아야지요.

저도 저예요. 딸을 만들라니 딸도 둘이지 손주를 하려니 손주도 둘이지 신랑을 만들라하니 신랑은 웬수지. 그러니 나를 할 수 밖에. 5년 뒤의 나에게 한마디 하자면… 재미있게 살자!

나를 만들었지. 얼굴에 주름살이 많으니까 꽃같이 이뻤으면 좋겠고 머리도 허옇게 되니 이렇게 파랗고 눈도 요렇게 밝았으면 좋겠어요. 5년 뒤에? 내가 살지 안 살지… 산다고 믿으면 지금같이 더 아프지 않고 요정도로 살면 좋겠다.

꽃같이 예쁜 내 얼굴을 그리는 손길(좌), 완성된 얼굴(우) 2021.8.6
꽃같이 예쁜 내 얼굴을 그리는 손길(좌), 완성된 얼굴(우) 2021.8.6

자연공감 × 만화공감 푸드테라피

율림마을에 사는 새댁 박수나 님은 ‘사)식생활교육울산네트워크’에 소속되어 유치원, 학교, 복지관 등에서 식생활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옻밭마을에 살 때 서쪽하늘에 지는 노을에 늘 감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둘째가 태어났을 때 이름을 ‘노을’이로 지었다고 합니다.

비조마을 요리교실(2021.8.6.)
비조마을 요리교실(2021.8.6.)

아지매들은 선생님이 낯익다고 어디서 본 것 같다고 하십니다. 몇 년을 아이를 안고 업고 손잡고 마을을 걸어 다녔을 테니 그럴 만도 합니다.

만화리의 자연 풍경을 같이 이야기하고 자연의 식재료로 요리하며 공감하고 마을에서 사는 이야기, 내 이야기를 하며 공감합니다. 이웃 마을 새댁과 요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얼굴을 익히니 만남이 즐겁습니다.

나와 지구를 위해 우리밀을 선택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밀가루를 주로 캐나다, 미국, 호주에서 수입하는데, 배에 싣고 오기 때문에 기간이 오래 걸리지요. 음식이 나에게 오기까지 이동거리를 푸드마일리지라고 하는데, 지구를 위하는 것은 이동거리가 짧은 것이에요. 밀을 재배할 때는 유기농이어도 수확 후 저장을 위채서 후처리하는 농약이나, 이동할 때 방부제 처리도 불안합니다. 우리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밀을 드셔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저희 집 근처에 사시는 할머니가 밀을 심으셨어요. 왜 심으셨는지 물어보니 먹을라고 심었다고 하셨어요. 아! 집에서 농사지은 밀로 음식 해드시는구나 싶었죠. 만화리 곳곳에는 우리밀을 재배하는 걸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정작 유통되는 밀가루 중에 우리밀은 1%보다 적어요. 수입 밀가루에 비하면 글루텐 함유량이 적어 빵 만들 때 맛이 덜 하다고 느끼지만, 우리 건강과 지구 건강을 위해서 오늘은 우리밀을 준비했습니다.

선생님이 우리밀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시니 가끔 먹으니까 굳이 우리밀을 먹는 게 좋겠다, 가끔 먹는데 굳이 우리밀 먹어야 되나? 사놓고 남으면 처치 곤란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래도 방부제 친 거 먹는 게 뭐 좋을까. 1%도 안 되면 아무데서나 살 수 있나?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생활협동조합 ‘자연드림’이나 ‘한살림’에서 살 수 있다고 알려드립니다. 우리 딸도 거기서 장보더라 애들 생각해서 그런다던데, 우리는 나이가 들어 대충 먹어도 애들은 살 날이 많으니까 건강하게 먹어야지 하십니다.

어떻게 하는 게 정답일까요? 정답이 있을까요? 우리가 먹는 음식을 만드는 재료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자라서 밥상에 오는지 생각해보고 알아보는 건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만화공감에서는 만 가지 이야기를 나누며 같이 문제를 풀어가야겠습니다.

김진희

만화리 비조마을에 살며 만가지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마을이야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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