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각여행] ② 세상을 맛본다는 것은

Homo sapiens는 “지혜가 있는 인간”이라기보다는 “알아가는 인간, 세상을 살아가면서 맛보며 알려고 노력하는 인간”으로 이해하고 싶다. 인간은 둘러싸인 환경과 만나고 맛보고 알아가는 관계를 통해 맺어진다. 오감을 키우는 ‘미각 깨우기’를 통해 나 자신을 찾고, 나를 둘러싼 환경을 생각하게 되며, 세상을 맛보게 되는 것으로 살아간다.

인간 종(種)을 일컫는 용어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에서, sapiens는 라틴어 sapere의 현재분사로 ‘~을 알다. 맛이 있다. ~같은 느낌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인간이라는 종의 의미를 ‘맛이나 향기를 느끼는 것을 통해 식별하는 사람’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는 린네1가 말한 “지혜가 있는 인간”이라기보다는 “알아가는 인간, 세상을 살아가면서 맛보며 알려고 노력하는 인간”으로 이해됩니다. 수천 년간 인간은 음식을 발견하고 또 나눠 먹으면서 사회성을 기르고 지식을 나누며 세계를 이해해왔습니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언어, 지성, 이성이라는 것에 얽매여 있으나, ‘언어’ 이전의 ‘의식’, ‘의식’ 이전의 몸과 마음으로 이 세상을 우주를 ‘맛보며’, 우리 자신을 ‘맛보며’ 알아가며 살아가는 존재인 것입니다.

태어나서 한 돌이 지나면서 우리는 말을 배우기 시작하고 말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보호자들은 그림이나 동물 소리가 나는 책 등을 아이에게 보여주며, 그 물건과 모양을 가르칩니다. 강아지가 그려진 책이나 그림을 보여주며 “강아지”라고 말해주거나 혹은 또는 “멍멍!”하고 소리를 들려줍니다. 이때 강아지를 직접 보고 만지고 짖는 소리를 듣고 느낀 아이는 그림책 속의 강아지를 만났을 때와는 다른 다양한 감각 기관이 자극되는 것을 경험할 것입니다.

비밀 상자 안에 자색고구마, 호박고구마, 밤고구마를 넣고 아이들에게 손의 감각으로 느끼게 한 후, 그림으로 표현하게 한 적이 있습니다. 고구마를 한 개만 만져보고 한 개만 그린 아이, 세 개의 고구마 각각을 모양으로 그린 아이, 실제 만진 것은 고구마였지만 상상의 날개를 펴서 고구마의 뿌리와 꽃과 잎까지 그린 아이도 있었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다양한 사물과 사람, 현상과 마주할 때 그것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으로서 각자 자신이 가진 감각으로 세계를 표현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감각을 얼마나 깨우고 있는가?’, ‘어떤 감각들을 이용해 알고 느끼고 있는가’에 따라 사물과 세상이 달라져 보일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오감의 자극을 ‘미각 깨우기’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미각 깨우기는 먹거리를 통해 배움의 원점을 아는 것이다. 사진출처 : RestaurantAnticaRoma
미각 깨우기는 먹거리를 통해 배움의 원점을 아는 것이다. 사진출처 : RestaurantAnticaRoma

‘미각 깨우기’의 의미2는 개인이 가진 능력이나 감정을 꺼내는 것으로 ‘먹거리’를 통해 배움의 원점을 아는 것입니다. what(무엇일까?) why(왜일까?) how(어떻게 길러져서, 여기까지 왔을까?) 라는 호기심을 자극하고, 현상, 본질을 보는 관찰력을 키우며, 문제를 의식하고, 해결하는, 즉 문제 발견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 인간이 어머니의 모태에서 가진 본능적인 감각을 깨워서 먹거리에 대한 생각, 태도를 길러 오감 능력을 키우며, 살아가는 힘, 생각하는 힘, 문화와 미래를 창조하는 힘의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미각 깨우기’에서는 정답을 찾지 않습니다. 따라서 대답을 지적하거나 비판, 부정하지 않고, 각자가 느끼고 깨닫게 하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시합니다. 스스로 느낀 것을 말하고 표현할 수 있게 그 힘을 키우게 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게 도와주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먹거리의 표현, 맛을 느끼는 것이 아닌, 먹거리의 숨겨진 부분과 내용을 맛봄으로써 키워지는 것입니다. 먹거리의 획일화, 편리성보다는 본래 먹거리가 가진 의미를 알고 존중하며, 미래 세대에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가정, 전통, 향토식’이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전통적 소재, 요리, 질 좋은 식품을 지켜야 하며, 질 좋은 소재를 제공하고, 지역의 소규모 농업인, 축산 어업인을 지키고, 환경을 배려한 생산을 지지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미각 깨우기를 통하여 오감으로 느끼는 힘을 키우는 즉, 체감력을 키우며, 먹거리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통해 상상력과 창조력을 키우며, 맛을 표현하는 언어, 그 본질을 전달하는 표현을 통해 표현력을 높이며, 먹거리를 일상생활 대화의 중심에 놓이게 하고, 가정 요리의 맛과 식문화에 흥미를 가지게 되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생산자에 대한 생각, 지역에 대한 긍지를 가지게 되며, 지역 유산을 중요하게 여기게 되는 시야의 확대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결국 오감을 키우는 ‘미각 깨우기’를 통해 나 자신을 찾고, 나를 둘러싼 환경을 생각하게 되며, 세상을 맛보게 되는 것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입니다. 오감을 깨워서 식(食)을 맛보는 것을 통해서 세상을 맛보는 식(識)의 문을 넓혀봅시다!


  1.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학명은 1785년 킬 폰 린네가 고안. 라틴어로 ‘homō’は ‘人’을 의미. ‘sapiens’는 동사 sapiō ‘이해하다. 알고있다’의 현재분사로 ‘지혜가 있다’는 의미 함유

  2. 일본 學習院女子大學 Food Consciousness 연구소의 내용을 일부 참고

나무늘보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먹는방법, 먹는다는 것에 대한 것으로 확장되었고, 먹을거리를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이제는 발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행동이 느려 주위로부터 나무늘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현재 한살림생활협동조합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모心으로」(母心, 侍心, 初心, 合心)의 마음으로, 지식(지속가능한 식생활)을 키우자!라는 텃밭모임과 소모소모(반찬돌봄)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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