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산책] ㉓ 풀이든 나무든

무엇이든 기준과 틀을 정해 나누고 구분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식물도 풀과 나무로 나눠 초본식물, 목본식물이라 부릅니다. 하지만 애초에 사람의 기준 따위에 구애받지 않는 자연을 나누려하니 여기에 들어맞지 않는 존재들이 있지요. 이름에도 나무가 들어가는 대나무, 야자나무가 그렇습니다. 뜨거운 여름, 나누고 구분하는 것을 벗어나 풀과 나무가 어우러져 이룬 시원한 숲에서 잠깐이나마 더위를 식히는 여유가 있기를 바랍니다.

‘파란 장미’를 칠하는 사회를 넘어

‘파란 장미 이야기’는 겉모습을 꾸미는 일이 본질의 회복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오늘날 생태 담론도 자연을 실제로 되살리기보다 친환경적 외양만 덧칠하는 데 머물 때가 많다. 꽃과 강, 숲은 독립된 대상이 아니라 흙·물·생물·계절이 얽힌 관계망 속에서 존재한다. 『비밀의 정원』처럼 진정한 회복은 자연과 인간이 서로를 살리는 상호적 과정이다.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파란 장미’가 아니라 생명이 스스로 피어날 수 있는 생태환경이다.

[초록산책] ⑰ 봄이 오기 전에

다른 달과 달리 왜 2월은 삼일이나 짧을까요? 2월을 지나 기다리던 봄이 오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나무의 본래 모습을 보기 가장 좋은 시간입니다. 시간이 얼마 안 남았습니다. 아직 춥지만 함께 나가보실까요?

[초록산책] ⑯ 새해 결심

새해를 맞이하여 잘 살아보리라 굳게 결심하지만 그 다짐이 허물어지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어떻게 해야 한 해를 잘 살아낼까요? 계절에 순응하여 모든 것을 비운 채 고요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나무가 들려주는 지혜의 말을 전합니다.

[초록산책] ⑮ 겨울이 오고 있다

드라마 속 명대사 “Winter is coming(겨울이 오고 있다)”가 우리 생활 속에서 실현되는 시간입니다. 나무는 혹독한 겨울을 맞이 하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비워냅니다. 한 해 동안 수고한 우리에게 이 나무들이 들려주는 무언의 위로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초록산책] ⑭ 내일은 언제 오나

오늘 하룻밤 자고 나면 올 거라는 내일은 자고 나니 오늘이 되어 버렸고, 기다리던 내일은 여전히 내일입니다. 우리는 언제 올지 모를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즐거움을 뒤로 미루며 사는 데 익숙합니다. 지금 나무는 곧 남김없이 떨궈 버릴 잎들을 곱게 물들이며 이별을 위한 축제를 열고 있습니다. 오늘을 경축하며 사는 나무 아래서 잠깐 숨을 골라 보는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요.

[초록산책] ⑬ 제철 즐거움

잊고 있었지만 ‘지금’ 같은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은 ‘지금’뿐입니다. 숲에는 가을이라는 계절이 베푸는 도토리 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 제철이 주는 즐거움을 누리러 참나무 아래를 찾아가 보시기를 권유 드립니다.

[초록산책] ⑫ 가을은 귀로 옵니다

처서 매직마저 사라지게 만들었던 강력한 무더위가 마침내 물러나고 있습니다. 여름이 계속된다면 삶은 얼마나 지치고 힘들었을까요? 여름에도 끝이 있다는 게, 그리고 그 끝에서 가을이 기다리고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작게 시작하지만 곧 세상을 바꿀 가을을 응원합니다.

[초록산책] ⑪ 잡초의 쓸모, 인간의 쓸모

한여름 농사는 풀과의 전쟁이라고 합니다. 연일 지속되는 극한 폭염 속 밭에서 치러지는 이 전쟁의 막강한 적군, 잡초. 심지 않아도 자라나고 돌보기는커녕 뽑고 갈아엎어도 끝없이 올라오는 잡초의 쓸모는 무엇일까요? 입장을 바꿔 만약 잡초가 지구 생태계 속에서 인간의 쓸모가 무엇이냐고 물어오면 뭐라 답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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