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풍요가 탈성장인 이유

세계적 차원의 성장과 지속가능한 발전이 앞으로도 가능할 것인가? 인류는 한정된 자연자원을 대량으로 착취하며 초고속 성장을 이루어왔으나 이제는 그 한계에 봉착하게 되었고, 많은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가치의 발견과 관계의 재정립이 필요할 때다.

1. 탈성장

결국, 탈성장은 자기중심성에서 관계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 : fauxels
결국, 탈성장은 자기중심성에서 관계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 : fauxels

탈성장은 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개념이다. 인간은 성장한다. 그런데 탈성장이라니 ‘탈성장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할 수 있을 것이다. 탈성장은 성장해야 한다는 강박을 극복하는 것을 말한다. 성장보다는 성공이 더 어울릴 수 있는 말이다.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가가 탈성장이 제기하는 주요 질문일 것이다.

그러면 다시 질문을 하게 된다. 어떻게 성공 또는 성장이 나쁠 수 있는가, 왜 성공 또는 성장이 나쁠 수 있는가? 성공은 일반적으로 특정한 지점에서 목적을 달성한 것을 말한다. 즉, 특정한 지점에서는 좋다. 따라서 성공이 나쁠 수 있다는 것은 특정한 지점에서는 좋지만, 전체적인 관점에서는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경제 성장, 물질적 성공은 이룩했지만, 불평등, 빈곤, 사회통합, 환경문제 등 여러 문제가 야기되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제 성장, 물질적 성공 이외의 가치가 필요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 제기된 가치가 ‘지속가능한 발전’이다. 위와 같은 여러 문제를 야기하는 방식의 성장은 지속가능하지 못하기 때문에 성장을 하되 지속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하지만 여전히 발전, 성장, 성공의 요소가 있기 때문에 제시된 개념이 ‘지속가능성’이다. ‘지속가능성’은 유지, 혹은 정상상태를 지속하는 것을 추구한다. 그러한 면에서 새로운 가치라고 할 수 있지만, 여전히 물질적 측면이 중시된다. 이러한 ‘지속가능발전’과 ‘지속가능성’ 모두를 극복하고자 하는 개념으로 제시되는 것이 ‘탈성장’이다.

그림 1
그림 1

다시 제시된 그림을 가지고 말하면 지속가능발전과 지속가능성은 개체의 유지에 관심이 있는 것이다. 즉, 개체중심적이다. 개체인 원을, 자연세계와 사회 속에서 유지하는 것에 관심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탈성장은 개체의 유지라는 개념을 극복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이를 어떻게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아마 〈그림2〉와 같이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2
그림 2
  1. 관계의 풍요

나는 화살표에 따라 원, 즉 개체 밖으로 가려고 하지만 결국 원, 즉 개체라는 한계에 걸리게 된다. 즉, 원, 개체의 중심부에서 주변부인 경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원, 개체의 경계는 무엇일까? 개체인 원이 외부와 만나는 지점인 관계일 것이다. 결국, 탈성장은 자기중심성에서 관계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주변부와 경계에는 엄청난 관계의 풍요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김영준

법학, 생태학, 철학을 바탕으로 사회를 엮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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