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조개껍데기 화폐는 왜 문제가 되지 않았을까? - MMT(Modern Monetary Theory)와 기본소득

그 많던 조개껍데기 화폐는 왜 문제가 되지 않았을까? – MMT(Modern Monetary Theory)와 기본소득

MMT(현대경제이론)는 스테파니 켈톤(Stephanie Kelton) 교수로부터 발의되어 미 대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그린 뉴딜을 주장하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Alexandria Ocasio-Cortez) 미 하원의원의 핵심적인 경제 정책의 토대를 이루었다. 양적 완화라는 이름으로 돈을 찍어서 민간은행과 자본에게 내어주던 기존의 정책이 아니라, 그 돈을 시민에게 직접 준다는 점에서 MMT는 기본소득을 현실화할 수 있는 유력한 방안으로 논의되고 있다. 한국정부가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토건과 SOC사업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현 시점에, 공공은행에서의 화폐의 발행을 통해 그린뉴딜, 기본소득, 기후금융의 종자돈을 마련하려는 MMT라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화폐인류학 : 폐총과 조개껍데기 화폐의 양적 폭발

조개껍데기 화폐의 양적 폭발은 데팡스(dépense, 과잉에너지)에 대한 접근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었음에 대한 시사점을 준다.
조개껍데기 화폐의 양적 폭발은 데팡스(dépense, 과잉에너지)에 대한 접근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었음에 대한 시사점을 준다.
출처 : Sidou Bougarn

인류 최초의 화폐가 조개껍데기였다는 것은 인류학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것의 양적 폭발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다. 어디든 조개껍데기들은 널려 있고, 폐총과 같은 곳에서 누구든 언제든 주워서 쓸 수 있는 것이 화폐였다니, 그런 화폐의 사용방식이 인류에게 전반화되었던 인류사적인 기억에 대해서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화폐경제가 유지되었다는 점은 조개껍데기 화폐는 사회적 신용이나 공동체적인 신뢰관계의 상징적인 의미밖에 없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화폐의 양적 폭발은 데팡스(dépense, 과잉에너지)에 대한 접근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었음에 대한 시사점을 준다. 화폐를 시민들에게 언제든 쓸 수 있는 매개체로 돌려준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돈이 없어서 굶고 돈 때문에 울고 쩔쩔 맸던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MMT(현대통화이론)에 대해서 더욱 관심을 갖게 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기도 하다.

부채신용이 아닌 국가신용에 기반한 통화주의로

MMT는 미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록대학 경제학과 교수 스테파니 켈톤(Stephanie Kelton)에 의해서 창안되었다. 바로 이 겔톤 교수가 2016년 미 대선 당시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의 경제정책 자문 역할을 하면서, MMT는 일약 현실적인 정책 중 하나가 되었다. 또한 그린뉴딜(Green New Deal)을 주장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Alexandria Ocasio-Cortez) 미 하원의원 등의 핵심적인 경제적 구상의 기반이 되는 것도 바로 MMT다. 아주 색다른 통화주의인 MMT는 공공은행이 돈을 찍어 직접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제까지는 돈을 찍어내면 그것이 이자(interest)라는 부채신용의 형태로 민간은행에 맡겨져 왔으며, 이에 따라 금융자본주의가 작동해 왔다. 이러한 금융자본주의의 폐해와 한계는 불평등의 심화는 물론, 경제가 순환하지 않고 아예 작동하지 않는 현재의 상황을 초래했다. 돈을 가진 자들이 점점 더 많은 돈을 소유하게 되는 방향으로 말이다. 그런 점에서 MMT가 주장하는 공공은행에서의 국가신용을 기반으로 각 개인들에게 기본소득이나 공공일자리기금 등으로 직접 돈이 맡겨지는 것은 공상이 아니라, 이러한 현실을 타계할 가장 유력한 방법일 수 있다.

MMT가 “돈을 마구 찍어내서 뿌린다”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통화주의에 대한 오해로부터 시작된 선입견이다. MMT가 실현되지 않은 지금 이 순간에도 “돈을 마구 찍어낸” 아연실색할 상황은 이미 현실에 존재하고 있다. 지금도 국가는 경기부양을 위한 조치인 양적 완화 형태로 돈을 찍어서 뿌리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그것은 곧바로 은행에 맡겨져 대기업이나 자본에게만 접근권이 허락될 뿐이라는 점에서 돈의 사용처는 극히 제한되어 있다. 그러나 정작 필요한 부문인 그린뉴딜, 기본소득, 기후금융 등에 관한 정책에 대해서는 재정적 기반이 취약하다는 이유로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통화주의와 세금

부채신용은 이자를 통해서 작동한다. 더 많은 이자와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성장주의의 다른 버전 중 하나가 금융자본주의이다. 이러한 자본의 통화주의는 이미 양적 완화의 형태로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그것은 부동산이나 대기업 등의 살을 찌우는 방향성으로 향할 뿐, 사회 기층까지 돈이 순환되는 방향성으로 향하고 있지 않다. 이제 시장과 은행에 대한 통화주의가 아니라 시민에 대한 통화주의가 필요한 셈이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한다는 명목 하에 화폐를 계속 발행하여 기업과 은행, 건설자본 등에 막대한 돈을 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에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돈이 거의 돌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정확히 누구에게 돈을 풀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와 직결된다. 현재 정부는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서 토건사업이나 은행에 대한 양적 완화 등의 오래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해당 논의에서 돈이 진정으로 필요한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늘 빠져 있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한 방법으로 화폐를 계속 발행하여 기업과 은행, 건설자본 등에 막대한 돈을 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에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돈이 거의 돌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한 방법으로 화폐를 계속 발행하여 기업과 은행, 건설자본 등에 막대한 돈을 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에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돈이 거의 돌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출처 : Burst

MMT의 개요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통화에 대한 양적인 확장이 당연히 초인플레이션으로 향할 것이라는 우려를 강하게 내비친다. 그러나 GDP의 척도에서는 더 많은 돈이 돌고 있다고 여겨지지만, 현실 통화는 순환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돈이 끊임없이 더 많이 가진 사람에게 집중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미 양적 완화라는 이름으로 통화의 양적 확장은 계속되었지만, 그럼에도 초인플레이션은 없었다. 그렇게 찍어낸 돈을 은행의 부채신용 형태로 자본과 대기업에게 주었음에도 사회기층으로의 낙수효과(water fall effect)가 거의 없고, 부동산 지대이익이나 기업적립금으로 과도하게 모아져서 사실상 순환되지 않는다. 이것은 진정한 경기부양 조치라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통화 자체가 양적인 측면이나 순환적인 측면에서 동시에 작동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히려 돈을 찍어 시민들에게 직접 주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이는 기본소득이 부유세와 같은 세금을 통한 재정충당을 기반으로 하여 성립된다는 기존의 구도로부터 완벽히 벗어나게 하는 측면이 있다. 즉, 정부가 재정적자의 상황을 우려하여 세금과 지출을 일치시키는 방향으로 향하는 것이 기존의 통념이었다면, 이제 과도한 재정적자를 오히려 의도적으로 유발하는 통화정책을 선제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단 세금과 통화의 구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기본소득이나 그린 뉴딜을 위한 공공기금을 마련하고자 기업들에게 징벌적이고 네거티브한 세금을 부과하자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최근의 자본은 초국가적인 성향이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더 세금이 싼 국가를 찾아 떠날 수 있다는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정부가 직접 돈을 찍어내 버리는 포지티브 방식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즉, 통화와 세금이 전혀 다른 방향성을 가진 경제영역이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만약 초인플레이션 위험을 조절하고 싶다면 후차적으로 세금을 걷으면 되지만, 이 또한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통한 기본소득, 그린뉴딜, 기후금융 등에 대한 재정적인 지원 이후에 고려해야 할 문제이다.

최근 미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앤드류 양(Andrew Yang)의 경우에도, 방식 상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기술혁신의 방향성에 따라 암호화폐인 비트코인(Bitcoin) 등을 통한 기본소득을 주장하고 있지만, 오히려 기존의 부유세 등을 통한 재정 충당을 모토로 한다. 그러나 부유세는 사실상 인플레이션 조절장치에 불과할 뿐이고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통한 기본소득으로 향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서, MMT의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측면이 여기서 대두된다.

화폐의 n분절의 기호론과 가치화=의미화=자본화

칼 맑스(Karl Marx)의 『자본』에서의 논의는, 상품에 내재된 가치론에 기반하여 전개된다. 즉, 사회적 유용성으로서의 사용가치(utility value) 개념과 교환가능성으로서의 교환가치(exchange value)가 바로 상품에 내재한 ‘가치의 이중성’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품의 가치론의 구도는 ‘의미화=가치화=자본화’의 구도를 그려내는 이론의 실험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인지자본주의 하에서는 “~은 ~이다”라고 의미화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자본화가 이루어진다. 그런 점에서 의미화는 자본화로 수렴된다. 그러나 맑스는 『자본』을 쓰기 전에 서술한 『정치경제학 비판 요강』(Grundrisse der Kritik der Politischen Ökonomie)에서 가치론의 외부에 있는 화폐에 대한 단상을 얘기한다. 그러나 오랫동안 그 색다른 사유의 접근경로는 『자본』에 짓눌려서 부각되지 못했다.

자본주의 하에서 화폐는 가치를 자본과 상품의 시각에서만 의미화하는 질서로 획일화된다. 그러나 고유성과 유일무이성을 가진 사물, 생명, 기계, 자연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화폐는 다기능적이고 다의미적인 매개체 역할을 한다.
자본주의 하에서 화폐는 가치를 자본과 상품의 시각에서만 의미화하는 질서로 획일화된다. 그러나 고유성과 유일무이성을 가진 사물, 생명, 기계, 자연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화폐는 다기능적이고 다의미적인 매개체 역할을 한다.
by Erik Scheel

가치론은 자본주의를 구성하는 방법일 뿐이다. 즉, 자본화가 바로 의미화이자 가치화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치화와 의미화 영역의 밖에 화폐의 지도화(cartography)가 위치한다. 화폐는 가치화되어 자본의 영역에 빨려드는 하나의 경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도화를 통해서 다기능적으로 사물과 사물, 생명과 사물 등을 연결할 수 있는 이음새이자 매개체이기도 하다. 바로 부채신용을 기반으로 화폐를 자본의 영역으로 끌어당기는 방향성이 의미화=자본화=가치화의 영역이라면, 공공금융을 통해서 화폐를 시민의 영역으로 향하게 하는 방향성은 지도화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맑스의 『자본』에서의 가치론의 방향성에서 의미화된 화폐와, 『요강』에서의 n분절로 지도화된 화폐론의 방향성은 완전히 상반된 영역에 있는 셈이다.

자본주의는 겉으로는 복잡하고 기능 분화된 사회시스템이지만 동시에 획일적인 하나의 뚜렷한 모델링에 따라 이루어진 사회 시스템이다. 바로 ‘가치화=의미화=자본화’가 획일화된 모델링의 정체이다. 즉, 자본주의 하에서는 가치를 자본과 상품의 시각에서만 의미화하는 질서로 획일화되는 것이다. 그러나 고유성과 유일무이성을 가진 사물, 생명, 기계, 자연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화폐는 다기능적이고 다의미적인 매개체 역할을 한다. 화폐는 단순하지만 그 단순함에 이르기 위해서 무수한 다기능성과 다성음악적인 영역을 필요로 하는 지도화의 영역이자 여러 모델과 의미를 넘나드는 메타모델화(meta-modelization)의 영역에 있다. 즉, 단순하지만 다양해질 수 있는 것이 통화주의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돈을 자본과 시장에게 주는 것이 ‘의미화=가치화=자본화’의 방향성이라면, 돈을 시민에게 주는 것은 ‘지도화=메타모델화=다기능화’의 방향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자본』이 자본주의를 객관주의적인 관점에서 설명하려고 했다면, 『정치경제학비판 요강』은 혁명적 전략 속에서 자본주의에 접근하였다는 점에서 화폐론에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여기서 혁명전략 속에서의 가치 생산은 돈을 찍어내어 시민에게 주는 것 자체일 수 있다는 점에서, MMT는 부각된다.

통화주의는 성장주의인가?

통화주의는 화폐물신주의인가? 사실 화폐물신주의는 ‘가치화=의미화=자본화’의 연장선 속에서 화폐를 바라본 결과이다. 오히려 화폐가 양적이고 순환적인 측면에서 충분히 확보될 수 있다면, 자본의 의미화의 영역이 아니라 시민의 지도화의 영역으로 재전유될 수 있다. 이를 테면 지역화폐의 실험이 그 사례이다. 여기서 지역화폐는 로컬의 영역에서의 통화주의로서의 면모를 잘 드러낸다. 이를 테면 우리나라 대표적인 공동체화폐인 한밭레츠 ‘두루’의 경우, 발권자인 시민 자신이 마이너스 두루를 발행함으로써 일단 돈을 찍어서 유통시키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지역화폐가 미리 실행한 MMT의 사례인 것이다.

기후위기의 징후들이 경제위기의 모습으로 다가오는 현 상황에서, 기후부정의와 부의 불평등을 타개하기 위한 유력한 방법은 통화주의일 수밖에 없다. 돈이 기업과 자본에게 맡겨지는 것이 아니라 시민에게 나눠주는 상황이 더 탈성장에 가까운 통화주의를 의미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MMT와 같은 통화주의를 성장주의의 혐의로 보는 것이 아니라, 기본소득, 그린뉴딜, 기후금융의 종자돈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동시에 ‘화폐에 대한 시민적 전유와 공유재화’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MMT가 개방한 지평임에 틀림없다.

MMT를 통한 기본소득, 그린뉴딜, 기후금융

우리 마을 옆에 커다란 폐총 하나가 있는데, 그 무수한 조개껍데기가 모두 화폐인 상황이라고 상상해 보자. 양(量)적으로 돈이 풍부한 상황과 더불어 순환의 차원에서도 돈이 잘 도는 상황 말이다. 아마도 앞으로 도래할 저성장 수축사회는 더 적은 자본과 더 많은 화폐를 요구하는 사회일 것이다. 왜냐하면 돈이 하나의 모델에 집중되는 것보다 여러 모델에 분산되는 것이 회복탄력성(resilience)이 더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시민들 한 명당 폐총 무더기를 하나씩 주어 순환시켜야 하는 상황이 저성장 수축사회일 것이다. MMT가 미국에서 거론되지만, 달러가 기축통화라는 장점과 공공은행이 아니라 민간은행이 발권을 한다는 단점을 함께 갖고 있는 사회가 미국이라는 점도 특이하다. 공공금융의 형태를 띠고 있는 한국의 경우, 오히려 더 MMT의 통화주의의 장점을 잘 살려내면서, 그린뉴딜, 기본소득, 기후금융 등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가능하다. 즉, 통화에 대한 공유재로서의 시민의 통제권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은행과 사적 기업 등의 통제권을 약화시키고 공공적인 일들을 도모할 수 있는 종자돈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MMT와 마주치면서 ‘세금을 통한 기본소득’ 구상을 넘어 ‘통화주의를 통한 기본소득’ 구상으로 나아간다. 전환사회는 자본의 획일적 논리가 아닌 화폐의 다극적이고 다기능적이고 다차원적인 논리가 확산되는 사회일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전환사회는 위축되고 수축되고 금욕적인 자본의 수전노 형상이 아니라, 생명과 생명, 사물과 사물을 연결하는 사랑과 정동, 욕망의 매개체로서의 화폐가 더 활성화된 사회일 수도 있다. 메리 멀로(Mary Mellor)는 『탈성장 개념어 사전』(2018, 그물코) 「공공자금」장에서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새로운 공공자금을 공적 자원으로 창출하자는 제안은 국가 통화 예산이나 독립적인 통화 기관을 통해 민주적인 통제 아래 새로운 돈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잭슨과 다이슨, 2013). 공공 자금은 부채 없이 발행되며, 경제에 직접적으로 쓰일 수 있다. ‘충분한’ 공급과 필요에 기반을 둔 경제 활동을 위해 돈은 순환될 것이다(멜로, 2010), 공공 자금은 국가, 지역, 국제 차원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발행될 수 있다. 새로운 돈은 의료, 돌봄 서비스, 저탄소 에너지 체계 등 핵심 공공 서비스를 지원하는 데 쓰일 수 있다. 화폐를 기본소득이나 사회 투자자금, 공동체기반 경제 개발 자금 형태로 발행함으로써 경제는 유연해진다. 상업은행의 대출금은 폭넓은 공공 이익을 위해 쓰여질 경우에 새롭게 발행한 공공자금으로 충당될 수 있다. 여전히 과세는 필요하다. 세금은 효율적인 천연자원 사용과 부의 재분배를 위해 쓰일 수 있다.

자코모 달리사 외, 『탈성장 개념어 사전』(2018, 그물코), p319

故신승철

1971.7.20~2023.7.2 / 평생 연구하고 글을 쓰는 사람으로 살다가 마지막 4년 동안 사람들 속에서 '연결자'로 살다 가다. 스스로를 "지혜와 슬기, 뜻생명의 강밀도에 따라 춤추길 원하며, 사람들 사이에서 공락(共樂)하고자 합니다. 바람과 물, 생명이 전해주는 이야기구조를 개념화하는 작업을 하는 글쟁이기도 합니다."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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