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은 메탄을 발생시키고 연민의 대척점에 선다 ; 영화 《카우스피라시》 관람후기

공업화에 수반되는 환경오염은 기후 위기의 원인 가운데 하나다. 그에 못지 않게 육식도 기후 위기의 원인 가운데 하나다. 공장형 목장, 방목장, 가사농장이 모두 열대우림을 밀어버리고 그 자리에 재배한 유전자 조작 옥수수나 콩으로 만든 사료, 공유지의 목초지화, 메탄의 발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육식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직간접으로 살생을 피할 수 없다.

영화 《카우스피라시》는 넷플릭스(NETFLIX) 오리지널 다큐멘터리이다. 이 다큐의 주제는 등장 인물 중 한 사람인 데모스테네스 마라토스의 다음과 같은 주장을 가지고 거의 대신할 수 있다. “축산업으로 음식을 얻으려고 가축을 사육하는 것이 지구에 제일 해롭다” 이 다큐에서 작가는 현재 광범위하게 행하여지고 있는 공장식 축산 경영이 지구의 물적 조건과 생명체들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그러한 훼손에 따른 위기를 넘기려면 생활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으로는 고기를 먹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사농장 즉 집에서 오리 몇 마리 길러서 직접 도살하는 것에 대해서도 작가는 강한 회의의 시선을 보내는데, 작가는 가사농장도 지속가능성과 부딪친다고 보고, 가사농장에서 직접 도살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과 행동에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는 듯하다. 작가는 정부와 환경 단체들이 고기를 먹는 생활 방식이 큰 문제라는 것을 공론화하지 않는 것도 드러내려 한다.

킵 앤더슨 Kip Andersen · 키건 쿤 Keegan Kuhn 감독, 《카우스피라시 Cowspiracy: The Sustainability Secret》 공식 포스터, 2016년 공개, 러닝타임 90분
킵 앤더슨 Kip Andersen · 키건 쿤 Keegan Kuhn 감독, 《카우스피라시 Cowspiracy: The Sustainability Secret》 공식 포스터, 2016년 공개, 러닝타임 90분

“결국 우리는 적의 말보다 동지의 침묵을 기억할 것이다. – 마틴 루서 킹 Martin Luther King Jr.”

영화를 시작하면서 마틴 루서 킹의 말을 보여주고나서, 이 영화의 공동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인 킵 앤더슨은 자신과 브루스 해밀턴 Bruce Hamilton [SIERRA CLUB, Deputy Executive Director] 사이에 오간 짧은 대화를 보여준다. 대화를 나누었을 때 브루스 해밀턴은 널리 알려진 환경단체 시에라 클럽의 고위간부였다.

브루스 해밀턴 : “세계 기후학자들에 따르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와 온실가스[메탄(가스)?] 농도가 350ppm을 넘으면 위험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미 400ppm을 넘었어요. 지구 온도가 2도 상승하면 우리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습니다. 가뭄 기근이 들고 사람들 사이의 갈등이 심해지며 지구 생물 종 대부분이 멸종하죠. 이미 배출된 이산화탄소로 지구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서 그 기준도 쉽게 넘을 겁니다. 그래서 인류는 지구 역사상 공룡이 사라진 이래로 최대의 멸종 위기를 맞을 겁니다. 해수면이 상승하여 모든 국가가 물에 잠기고 가뭄이 들어서 사람들이 먹을 식량이 부족할 겁니다. 그 결과 사람들이 이민하거나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결국 머지않아 기후 전쟁이 발발하겠죠.”

킵 앤더슨 : “그럼 축산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브루스 해밀턴 : “축산업이 왜요?”

브루스 해밀턴은 기후 환경 위기에 대한 정리된 식견을 가진 사람 같아 보인다. 킵 앤더슨은 그에게 축산업과 기후 환경 위기 사이의 관계를 묻는다. 작가는 그가 그 질문에 답하기를 피했다고 주장하고 싶었던 듯하다. 작가는 브루스 해밀턴의 말과 행동을 통하여 앞으로 ‘동지의 침묵’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줄 것임을 예고하는 것 같다.

공업화에 수반되는 환경 오염이 기후 위기를 일으킨다

이 다큐의 작가 킵 앤더슨은 군인인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평범한 미국인으로 성장하다가 한 편의 영화를 보고 삶의 방향을 바꾸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영화는 《불편한 진실 an inconvenient truth ; the crisis of global warming》이었다. 이것은 지구 온난화에 관한 영화이다. 2006년에 이 영화가 개봉되었을 때 이 영화의 영향을 받은 사람은 킵 엔더슨 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요즈음은 너무 많이 쓰이는 듯한 ‘불편한 진실’이라는 말도 이 영화 이후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듯하다.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는 영화 정보에는 이 영화의 제목이 ‘An Inconvenient Truth’라고 ‘제대로’ 적혀있는 데 비하여, 다큐에서는 이 영화의 제목을 표기할 때 대문자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다큐에서 보여준 이 영화의 포스터에서도 제목 표기에 대문자를 사용하지 않았다. 다큐가 보여준 포스터에는 두 문장이 적혀있었다.

“by far the most terrifing film you will ever see
[단연 최강의 공포영화를 당신은 보게 될 것이다.]

an inconvenient truth – A GLOBAL WARNING
[불편한 진실 – 전지구적 경고]”

첫 번째 문장은 공포영화나 좀비영화의 광고에서 쉽게 볼 수 있을 것 같은 문장이긴 한데, 이 영화가 개봉되었던 2006년에는 이 영화의 내용이 많은 사람에게 문자 그대로 최강의 공포로 다가갔을 것 같다. 두 번째 문장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다큐가 보여준 포스터에서도 제목의 앞 부분을 적을 때 대문자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혹시 대문자를 기존의 질서를 표현하는 문자로 설정하면서 제목이 소문자로 표기된 영화 《불편한 진실 an inconvenient truth ; the crisis of global warming》이 기존의 질서에 도전하는 것임을 강조하려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포스터 속 제목의 뒷부분에는 원래 제목의 ‘the crisis of global warming[지구온난화 위기]’이라는 문구 대신 ‘A GLOBAL WARNING[전지구적 경고]’이라는 문구를 대신 써넣되 대문자로 써서 강조의 효과를 극대화하였다. 포스터 속 두 문장의 오른쪽에는 공장 굴뚝이 태풍의 눈을 뿜어내는 모습이 들어가 있어서, 공업화에 수반되는 환경 오염이 기후 위기를 불러옴을 사람들이 즉각적으로 상상할 수 있도록 한 듯하였다. 아쉽게도 포스터에 자동차는 들어있지 않았다.

“전 뭐든 돕고 싶었어요.” 이렇게 말하는 킵 앤더슨은 영화가 끝나자마자 삶의 방식을 바꾸고 우리 모두가 지구와 공존하며 살아갈 방법을 찾기로 결심하였다고 한다. 그는 그 후 1년간 고어의 권유를 모두 따랐으나 그가 보기에 환경은 더 나빠졌다고 했다. “보통 사람 한 명이 습관을 바꾼다고 해서 세계를 구하는 데 정말 도움이 될까?” 이렇게 회의를 품고 있던 킵 앤더슨은 UN에서 발행한 온라인 보고서를 접하게 된다.

가축은 온실가스 만 발생시키는 게 아니다

킵 앤더슨 감독은 평범한 미국인이었지만 앨 고어의 《불편한 진실》을 보고 삶의 방식을 바꾸기로 결심한다. 출처 : wikimedia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Al_Gore_(143486787).jpg
킵 앤더슨 감독은 평범한 미국인이었지만 앨 고어의 《불편한 진실》을 보고 삶의 방식을 바꾸기로 결심한다.
사진 출처 : wikimedia 

일단 킵 앤더슨은 UN이 발행하였다는 온라인 보고서를 다음과 같이 요약하였다. “가축을 기르며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모든 교통수단의 배기가스보다 많다.” 그러나 이것은 그야말로 요약에 불과한 것이었다. 이 보고서에 담긴 주요 주장은 세 갈래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지구 온난화. 축산업을 포함한 가축 사육은 메탄을 발생시키는데 그것이 지구 온난화를 급격히 가속 시킨다. 작가는 이산화탄소보다 지구 온난화에 더 나쁜 영향을 주는 아산화질소의 65%를 축산업이 배출한다고 하였다. (오존층 파괴를 가져오는 이산화질소를 아산화질소로 잘못 표기한 듯하다.)

둘째, 막대한 자원 소비. 공장식 축산을 포함한 가축 사육은 엄청난 양의 자원을 필요로 한다. 예컨대 미국에서 천연가스나 석유 생산에 쓰이는 수압파쇄법에 따른 물 사용이 년간 3800억 리터인데 비하여, 미국에서 가축 사육에 필요한 물 사용은 년간 128조 리터라고 한다. 물 뿐만 아니다. 소를 가둬두고 콩 같은 곡물을 먹여서 키우지 않고 방목하려면 넓은 땅이 필요하다. 소는 그 넓은 땅에서 많은 양의 풀을 뜯어 먹어야 한다. 물 이외에 다른 자원도 많이 필요로 하는 것이다.

셋째, 지구 환경 파괴. 방목 만 두고 보더라도 넓은 목초지를 필요로 하면서 오염시키기도 한다. 공장식 축산뿐만 아니라 집에서 가금류를 키워서 직접 잡아먹는 가사농장식 축산에서도 상당량의 곡물 사료를 지속적으로 필요로 하는데, 방목이 아니라 그와 같은 곡물을 재배하기 위해서 넓은 땅이 필요해져서, 열대우림이 사료용 곡물을 재배하는 땅으로 변하면서 지구 환경이 파괴된다. 작가는 물이 부족한 캘리포니아에서 사용되는 물의 반이 사료용 곡물 재배에 사용된다고 지적한다. 작가는 소고기 454g을 생산하는 데 물 9500 리터가 들고, 햄버거 1개를 생산하는 데 물 2500 리터가 든다고 하는 까닭도 곡물 생산에 드는 물이 포함되어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작가는 미국에서 1초 당 53톤의 가축 배설물이 생기고 그것이 바다를 오염시킨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동지의 침묵

여기에서 작가는 의문을 하나 품는다. 국가와 미국 주요 환경 단체는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우선 작가는 캘리포니아 주 정부의 수자원 부서 담당 공무원들을 만나본다. 공무원들은 캘리포니아의 물 부족에 대처하기 위하여 가정에서 물을 아끼는 방법들을 친절하고 상세하게 설명하여준다. 그런 공무원들 가운데 어떤 이는 축산업과 물 부족 사이의 연관을 인정한다. 그러나 자신이 속한 수자원 부서는 축산업 분야를 다루지 않도록 정부가 정하여 놓았다고 말한다. 어떤 공무원들은, 우선 축산업과 물 부족 사이의 연관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은 후, 어쨌든 축산업은 수자원 담당 부서가 관장하는 분야가 아니지 않느냐고 말한다.

작가와 캘리포니아 주 정부 공무원들의 대화를 보면서, 공무원들이 제대로 일할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부처 사이에 불필요한 칸막이가 쳐져 있는 등 정부기구가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것을 방해하는 제도적 문제가 있으면, 세계가 위험해지는 것을 막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을 새삼 하게 되었다. 작가는 이런 걱정 정도가 아니라 좀 더 심각한 의혹을 품었을 것이다. 공무원들의 태도는, 집권 세력이 축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해야 할 국가의 중요한 중요 부분이라고 생각한 나머지 그것에 수반되는 문제들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는 가운데 사태가 악화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의혹을 품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국가 공무원들에 뒤이어, 작가는 미국 주요 환경 단체를 접촉하고자 하였다. 그에 앞서 작가는 그 단체들의 웹사이트들에 들어가 보았는데, 거기에서 축산업에 관한 언급을 볼 수가 없었다. 약간의 실망과 의혹을 안은 채 작가는 그 단체 사람들을 만나는데, 거기에서 공직 사회에서 접한 것 못지않은 시큰둥한 반응을 접하게 된다.

“글쎄요, 저희 의견은 당신과 좀 다릅니다.”

“궁극적인 질문이네요. 이유나 방식이 너무나 다양합니다.”

“그걸 알아야 할 필요는 없어요.”

“더 이상 말하지 않겠어요.”

환경 단체 관계자들은 위에 열거한 말을 사용하면서 작가의 질문을 무력하게 만들었다. 축산업과 고기 소비가 메탄 배출의 가장 큰 원인 아니겠냐는 작가의 문제제기에 어떤 운동가는 “글쎄요, 저희 의견은 당신과 좀 다릅니다” 라며 다른 실제적 원인을 열거하는 한편 작가가 제기한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것은 회피한다. 어떤 이는 작가로부터 열대 우림이 파괴되는 원인에 관한 질문을 받자 “궁극적 질문이네요. 이유나 방식이 너무나 다양합니다.” 라고 말한다. 이는 “당신이 중시하는 원인은 수많은 원인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라는 생각을 품고 있으면서 그러한 질문을 한 작가를 근시안적이고 편협한 사람 취급하는 말 같았다. 가축 사육을 위하여 1초마다 축구장 하나 넓이의 열대우림이 사라지고 있다면, 팜유 채취를 위하여 열대우림이 사라지는 것 못지않게 가축 사육에 주목해야 하지 않겠냐는 질문을 받은 활동가는 “그걸 알아야 할 필요는 없어요”라고 답하였다. 자기의 역할을 팜유 반대에 국한시키겠다는 말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뭔가 회피하는 말로 들리기도 하였다. 어업이나 축산업의 후원을 받는 건 아니냐는 질문을 받은 이들은 둘 다 “더 이상 말하지 않겠어요” 라며 대화를 중단하였다. 그들은 “물고기를 1억톤 잡아먹어야 물고기가 늘어난다”거나 “방목하는 소 보다 축사에서 사는 소가 더 행복하다”고 주장하였다.

주요 환경 단체 사람들을 만나면서 실망과 의혹을 잔뜩 키운 작가는 몇몇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한다. 데모스테네스 마라토스, 윌 터틀, 리차드 오펀랜더, 커크 스미스, 마이클 폴란, 존 제븐스 등이 그의 질문에 답한다. 마이클 폴란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들은 포커스 그룹이고 정치적 패자예요. 그들은 회원단체니까요. 기부금을 낼 회원을 늘리는 것이 목적이죠. 그런데 사람들이 즐겨먹는 고기에 문제가 있고 육식을 반대하면 모금 활동이 어려워지겠죠.”

그들 즉 환경단체들이 포커스 그룹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그들이 정치적 패자인지 아닌지 등등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 단체들이 회원단체라는 것은 그 단체가 회원들의 기부금으로 운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에는 동의할 것이다. 또한 마이클 폴란이 누군가가 ‘기부금을 걷기 위해서’ 그런 단체를 만들었다는 식으로 주장한 것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아주 많겠지만, 환경 단체들이 육식을 반대하면 기부를 할 사람들이 대단히 불편해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어떤 사회 운동 단체가, 정서적인 공감대를 바탕으로 가족과 유사한 연대를 구성하고 그 위에 존립한다면, 그 단체가 많은 사람들이 ‘살아왔던대로’ 살아가는 생활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마이클 폴란의 말 속에 들어있는 듯하다. 마이클 폴란의 생각을 모든 사회 운동 단체에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을 듯하다. 그러나 어떤 사회 운동 단체가 육식이라는 오래된 생활 습관과 연관될 수 밖에 없을 때, 그 단체가 가급적 육식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지 않아도 되는 내용으로 자신들의 활동을 구성하려 하리라는 예상은 꽤 많은 사람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람들이 육식을 계속하는 한, 환경과 기후를 파괴될 뿐이라고 보는 입장에 서면, 사람은 환경과 기후를 파괴하고 그 속에 사는 다른 사람과 자기 자신도 파괴하는 가해자일 뿐이다. 그러나 환경과 기후를 걱정하면서 육식에 반대하는 입장 만 취하지 않으면, 사람들에게 마냥 가해자라고 하지 않아도 되고, 대신 ‘피해자 겸 가해자’ 정도로 평가함으로써, ‘공범 정서’를 형성하여, 유사 가족 관계를 두텁게 하여, 모금도 많이 하면서, 육식 반대를 제외한 다른 영역의 활동을 활발히 함으로써 단체의 존립 의의를 다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마이클 폴란의 진단이라면, 그런 진단이 지나치다고 보는 사람도 많을 듯 하였다. 그러나 모든 단체들은 그가 지적하는 문제 상황들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는 있어 보였다.

축산업=국가 안보

작가에게 마이클 폴란보다 더 큰 충격을 준 사람들도 있었다. 그린피스 알래스카의 설립자이자 미국 그린피스의 고위 임원이었던 윌 앤더슨 Will Anderson은 환경 단체가 인류와 생태계를 돕지 않는다고 단언하였다. 45년간 몬태나에서 소 7000마리를 키우는 규모의 축산업을 경영했던 하워드 라이먼 HOWARD LYMAN (1938~)은, 식품비방금지법이 애국자법과 연계되면서, 축산업의 이익에 ‘논란’을 가져오는 경우 사실을 말해도 유죄가 선고될 수 있게 되었으며 자신은 그러한 상황과 싸우고 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육식을 완전히 근절해야하며 그럴 수 있다고 하였다. 가장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준 사람은 윌 포터 Will Potter 이다 그는 FBI가 동물권을 주장하는 사람들과 환경운동가들을 테러리스트로 분류하여 감시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감시에 머무르지 않고 살해하는 경우도 있었다. 브라질의 열대우림이 사료곡물 재배지로 바뀌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였던 도로시 스탱 수녀 Sister Dorothy Stang (1931~2005)은 축산업자가 보낸 살인자에게 살해당했다고 한다. 지난 20년 동안 브라질에서는 축산업에 반대하였다가 살해당한 운동가들이 1100명을 넘고 도로시 스탱 수녀도 그들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하워드 라이먼과 윌 포터의 주장 그리고 도로시 스탱 수녀의 사례는 축산업의 힘이 막강하다는 것을 느끼게 하여 준다.

축산업은 ‘국가 안보’의 차원에서 보호받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생태계에 막대한 부담을 안기고 있다. by Pxfuel 출처 : https://p1.pxfuel.com/preview/697/477/163/meat-beef-pork-butcher-market-food.jpg
축산업은 ‘국가 안보’의 차원에서 보호받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생태계에 막대한 부담을 안기고 있다. 사진 출처 : Pxfuel

작가는 더 나아가, 축산업의 힘이 막강할 뿐만 아니라, 세계 도처에서 역대 집권 세력들이 축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해야 할 국가의 중요한 중요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나 축산업자와 결탁하여 이익을 추구하였다고 주장한다. 작가는 미국의 ‘공유지 목초지화’, ‘축산 보조금’, ‘축산물 가격 안정’을 예로 든다. 미국의 역대 집권세력은 축산물 가격 안정이 미국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의 안정적 유지에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사람들이 낸 세금으로 축산 보조금을 주고, 공유지를 싼 값에 목초지로 쓸 수 있도록 하여주었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이를 싫어할까? 아닐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이런 정책에 힘입어 육식을 중요한 요소로 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그러는 사이에 자기도 모르게 자기의 돈을 쓰고 있으며, 목초지가 된 공유지는 황폐화되고 있으며, 메탄 발생과 물 부족은 격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 다큐를 통해서, 미국에서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축산업이 주요 산업임을 넘어서 ‘국가 안보’의 차원에서 다루어지는 과정에서, 축산업자들과 그 조력자들은 강하고 부유해지며, 환경과 기후는 빠른 속도로 파괴되며, 보다 많은 사람들은 육식을 중심에 놓은 ‘라이프 스타일’을 더 쉽게 즐길 수 있게 되는 순환의 한 자락을 살짝 보여주었다.

가사농장에서 직접 도살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에 영향을 끼치고……

이 다큐는 문제가 공장식 축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 하였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가사농장이다. 작가는 지속가능한 축산의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오리 수십 마리를 키워서 잡아먹는 농장을 방문한다. 거기에서 가장 먼저 눈에 뜨이는 것은 곡물사료를 사다가 먹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곡물사료는 열대우림을 갈아엎어 만든 경작지에서 재배한 유전자 변형 옥수수나 콩으로 만들었을 수 있다. 이는 가사농장조차도 지구 환경 파괴와 무관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농장주는 손에 피를 잔뜩 묻혀가며 오리 목을 도끼로 자르고 털을 뽑고 씻는다. 그의 어린 자녀는 자기가 보살피던 오리가 죽어가는 과정을 지켜본다. 농장주와 그의 어린 자녀가 체험하는 죽임과 죽음을 전적으로 반드시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이 보여주는 다른 면은 육식이 ‘연민, 진실성, 친절’과는 대척점에 서 있다는 것이다. 모든 존재는 언젠가 죽으며, 서로가 서로의 죽음 달리 표현하자면 희생 덕에 생명을 유지하는 면이 있다. 그리하여 사람이라면 주변의 모든 생명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것을 권고받으며 살아간다. 그러면 지속가능한 생활방식을 위해서 가사농장을 경영하는 과정에 수반하는 동물 살해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여야 하는 것일까? 가사농장 방문은 다큐 속에 스쳐가듯 짧게 담겨있지만, 이 다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일 수도 있다.

가사농장 말고도, 작가는 여러 현장을 방문한다. 넓은 목초지에서 소를 방목하는 곳을 방문한다. 그곳도 메탄의 발생과 보조금 개입, 공유지의 황폐화와 무관하지 않다.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서 암소들을 가두어 기르는 목장을 방문한다. 그곳의 젖소는 1일 65kg의 사료를 먹고 130 리터의 물을 마신다고 한다. 모두 합쳐 주당 20톤의 물질을 먹는다고 한다. 거기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작가가 인터뷰한 목장 사람이 그런 목축업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대안을 모색하지 않는 그에게도 책임이 있겠지만, 그가 바져나오지 못하는 조건을 만들고 한사코 유지하고자 하는 누구 혹은 무엇을 더 세밀히 살펴 보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유제품회사 CEO를 만나는데 그 역시 유제품을 먹는 생활방식이 지속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음에도 자신의 사업을 꾸역꾸역 꾸려나가고 있었다. 어떤 환경운동가는 방목되는 소보다 사육장에 갇힌 소가 더 행복하다고 한다. 그 말은 궤변일 수 있어도 방목되는 소가 사육장에 갇힌 소보다 메탄을 더 많이 발생기키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왜냐하면 방목되는 소가 8개월 정도 더 살면서 사료도 더먹어 그만큼 목초지를 황폐화시키고 메탄도 8개월 더 배출하기 때문이다. 인간을 중심으로 상황을 보면 이렇게 평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작가는 식물을 언료로 고기나 달걀과 유사한 식품을 만드는 사람들도 만난다. 달걀 비슷한 식품을 만드는 사람은, 진짜 달걀이 만들어지기까지 에너지 전환율이 36:1인데 비하여, 달걀 비슷한 식품이 만들어지기까지 에너지 전환율은 2:1이라고 주장한다. 획기적인 에너지 효율의 증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보면서, 만약 사람이 고기를 먹고싶은 마음을 가지지 않는다면 굳이 달걀 비슷한 식품을 만들 필요도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채식주의자 마이클 클래퍼 박사 DR. MICHAEL A. KLAPER [MD Physician, True North Health Center]를 만나는데 그는 사람이 완전한 채식으로 살 수 있다고 역설하면서, 우유는 송아지 성장 촉진제이기 때문에 사람이 먹으면 몸에 문제가 생긴다고 말한다. 작가는 셰인 버나도 Shane Bernardo [Outreach Coodinator, EARTHWORKS URBAN FARM]의 농장을방문하는데 그곳은 동물 거름도 사용하지 않고 채소 퇴비를 사용하는 유기농 농장이었다. 작가와 셰인 버나도의 대화를 듣다보니 그들은 사람의 배설물로 퇴비를 만들지는 않는건가 하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하였다.

결국 채식과 유기농 없이는 육식을 근절할 수 없을 듯한데, 채식주의와 유기농은 왠지 무력해 보였다. 이는 실로 그것이 가치가 없어서라기보다는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그만큼 육식에 지나치게 의식화되어있기 때문이 아닌가 돌아보게 되었다. 지금 지구상에 인구는 70억, 동물은 700억인데, 그 동물의 98%가 가축이고, 야생동물은 2%에 불과하다고 한다. 인구과잉이 문제이긴 하지만 잡아먹기 위해서 동물을 그렇게 많이 사육하지 않는다면 사료용 식물도 많이 재배하지 않을 것이고, 그 대신 사람이 먹을 곡물을 충분히 생산해서 70억을 거뜬히 먹여 살릴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고 한다. 지나치게 단순한 산술적 주장이라 할 수 있겠지만, 육식 습관 혹은 육식 욕망은 지 주장 못지않게 산술적이고 단순할 뿐만 아니라, 극도로 강렬하면서도 자기파괴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단순한 육식 욕망이 환경과 기후의 재난을 초래하고 있다고 보면 자기파괴가 지나친 말꾸밈으로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 이 다큐의 기획에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가 참여하였다.

* 다큐 끝에 작가는 자신이 벌이는 운동의 웹사이트를 소개하면서 관객의 참여를 촉구하였다. 웹사이트는 다음과 같다; www.COWSPIRACY.com

* 작가에게 결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다큐 속에서 거론된 영화 《불편한 진실 an inconvenient truth ; the crisis of global warming》은 2007년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았다. 주제가상의 주인공 멜리사 에더리지(Melissa Lou Etheridge : 1961~)는 최근 자폐증 아들의 코비드19 예방접종을 두고 이혼한 배우자와의 사이에 갈등을 빚었다고 한다. 멜리사 엘더리지는 접종을 하지 않도록 하려고 했다고 한다.

* 다큐 속에 고기를 대체할 수 있는 대용 식품을 개발하는 업체들이 소개되어 있어서 정리하여 보았다.

– Josh Patrick, BEYOND EGGS, Plant-Based Eggs, HAMPTON CREEK FOODS

– John Schindler, OMEGA CREAMERY, Plant-Based Dairy [식물 기반 낙농]

– Ethan Brown, BEYOND MEAT, Plant-Based Meat

* 다큐 속에서 작가는 이산화탄소와 아산화질소를 비교하였는데, 아산화질소가 아니라 이산화질소를 문제 삼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잘 아는 분야가 아니라서 인터넷 사전들에서 이산화탄소 이산화질소 아산화질소 그리고 메탄에 관한 설명들 긁어다가 붙여보았다. 대단히 전형적인 설명 같아서 출처를 표기하지는 않았다. 작가가 가장 위험하고 시급하게 줄여나가야 할 대기 구성 요소라고 본 것은 메탄이었기 때문에, 작가가 아산화질소와 이산화질소를 혼동하여 표기했다고 하더라도 다큐의 주요 주장을 훼손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

– 이산화탄소(carbon dioxide, 二酸化炭素) : CO2. 탄소 포함 물질이 타거나 동물이 호흡할 때 식물이 광합성할 때 생긴다. 대기 중에서 지구복사 에너지를 차단하여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온실에서 식물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등에 이용한다. 수소나 탄소와 함께 가열하면 일산화탄소로 전환된다. 암모니아와 반응하여 카르밤산 암모늄이 되는데 이는 비료와 플라스틱의 중요한 성분인 요소가 된다.

– 이산화질소(Nitrogen dioxide, 二亞酸化窒素) : NO2. 오존을 만들고 대기오염을 악화시키는 기체물질. 자극성 냄새를 풍기면서 적갈색을 띠는 기체. 주로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장의 매연, 화력 발전소의 배출 가스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인체에 만성 기관지염, 폐렴, 폐출혈을 불러올 수 있으며 식물의 세포를 파괴할 수 있다.

– 아산화질소(nitrous oxide, 亞酸化窒素) : N2O. 산화이질소, 일산화이질소라고도 함. 질산암모늄을 열분해할 때 생성. 무색 투명하며 단맛과 가벼운 향기가 난다. 알코올이나 물에는 잘 녹으며 상온에서 안정하다. 고체 액체 기체로 존재 가능하다. 화학적 성질은 산과 비슷하며, 흡입 시 얼굴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 웃는 것처럼 보여 소기라고도 한다.

– 메탄(methane) : CH4. 상온에서 무색의 기체이다. 유기물의 부패과정이나 가축들에 의해 다량 생성되어 대기 중에 배출된다. 화석연료인 석탄, 석유 등과 함께 형성되므로 천연가스와 석탄가스의 주성분을 이룬다. 대기 중 혼합비가 산업화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 중이다.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주요한 온실기체 중 하나이다. 온난화 효율은 이산화탄소의 23배에 이른다. 대기 중 체류 시간은 약 8년 정도이다.

* 다큐 속에서 작가가 인터뷰한 사람들 가운데에는 기후 환경 위기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거나 문제점을 탐사하는 언론인과 사상가들이 있다. 다큐에 노출된 것을 단서로 그들에 관한 정보와 그들의 저서에 대한 정보를 조금 찾아서 정리해 보았다. 학위, 이름, 직업·소속, 저술 순으로 정리하되 다큐에 표기된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약간 보충하였다.

– 데모스테네스 마라토스 Demosthenes Maratos, THE SUSTAINABLITY INSTITUTE AT MOLLOY COLLEGE

– 윌 터틀 DR. WILL TUTTLE, Environmental and Ethics Author

– 리차드 오펀랜더 Dr. RICHARD OPPENLANDER, Environmental Reseacher Author

• 저술 : Comfotably Unaware

– 커크 스미스 MPH(Master of Public Health) PhD Kirk R. Smith,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PROFESSOR OF GLOBAL ENVIRONMENTAL HEALTH

– 마이클 폴란 MICHAEL POLLAN, Environmental and Food Author

• 저술 : The Omnivore’s Dilemma: A Natural History of Four Meals, 2007. [마이클 폴란(지음), 조윤정(옮김), 《잡식동물의 딜레마》, 다른세상, 2008.1.7.]

– 존 제븐스 JOHN JEAVONS, Biointensive Farming Innovator

• 저술 : How To Grow More Vegetobles : than you ever thought possible on less land than you can imagine: A Primer on the Life-Giving Biodynamic/French Intensive Method of Organic Horticulture, 1979.

– 윌 포터 Will Potter, investigative journalist and public speaker

• 웹사이트 : https://willpotter.com/

• 저술 : Green is the New Red: An Insider’s Account of a Social Movement Under Siege 2011.

이유진

1979년 이후 정약용의 역사철학과 정치철학을 연구하고 있다.
1988년 8월부터 2018년 7월까지 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하였다.
규범과 가치의 논의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하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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