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기후위기 행동 동아리 ‘1.5℃’

2019년 9월 11일부터 모임을 시작한 청소년 기후위기 행동 동아리 1.5℃에는 현재 16명의 청소년들이 활동하고 있다. 1.5℃ 청소년들은 기후·생태 관련 도서와 다큐 시리즈를 함께 보며 기후위기에 대해 공부하고 실천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들은 “할 수 있는 만큼, 마음 나는 만큼, 힘이 닿는 만큼만 하자”는 비전으로 즐겁게 공부하며 인간이 배출하는 탄소가 ‘0’이 될 때까지 활동할 것이다.

광주청소년삶디자인센터(이하 ‘삶디’)1에서 활동하는 기후위기 행동 동아리 ‘1.5℃’(이하 ‘1.5℃’)는 기후가 변화하는 것을 넘어 위기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행동하기 위해 모인 청소년들 모임이다. 1.5℃에는 현재 16명의 청소년들이 활동하고 있다. 2019년 9월 11일부터 모임을 시작한 1.5℃는 기후·생태 관련 도서인 〈향모를 땋으며〉, 〈기후정의〉 등을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었다. 삶디 미니극장에서 〈붉은 지구〉라는 다큐 시리즈를 보며 기후위기에 대해 공부하며 1.5℃가 지향하는 “할 수 있는 만큼, 마음 나는 만큼, 힘이 닿는 만큼만 하자”는 비전으로 즐겁게 공부하며 실천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1.5℃’의 시작

1.5℃의 시작은 또바기2의 역할이 중요했다. 또바기는 2019년 기후위기라는 단어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동안 기후변화, 지구온난화라는 말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기후위기라는 말을 듣고 감당하기 어려운 중압감이 느껴졌다고 한다. 삶디 열린책방에서 일하고 있던 또바기는 실상사 작은학교 정혜선 선생님께 강의를 요청했다. 정혜선 선생님은 기후위기, 퍼머컬처, 세계시민 교육을 주제로 다양한 공간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는 활동가이자 에세이스트이다. 강의를 통해 기후위기의 심각함을 배운 또바기는 강의에 참여한 5명의 청소년들과 강의에서 소개받은 『파란 하늘 빨간 지구』라는 책읽기 모임부터 시작했다. 기후위기에 관한 책읽기 모임이 바로 청소년 기후위기 행동 동아리 1.5℃의 시작이다. 또바기와 쓰담3의 인연도 1.5℃를 통해 끈끈하게 이어지고 있다.

“잘 모르니까 답답했어요. 그렇다고 주변에 기후위기에 대해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어요. 기후행동학교는 서울에 있어서 연차 쓰고 서울로 배우러 가기도 했어요. 배워서 알려주고 싶어 다큐도 보고 책도 보며 공부했어요.”

1.5℃ 청소년들은 매주 목요일 책읽기 모임, 금요일 피케팅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실천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후제와 크리스마스 행진도 어떻게 재미있게 활동해볼까 의견을 나누다 기획된 행사들이었다.

‘1.5℃’의 실천 활동, 기후제 그리고 크리스마스 행진

2021년 9월 25일 삶디 앞 문화정거장에서 진행된 ‘기후제’. 사진제공: 또바기(이한결)
2021년 9월 25일 삶디 앞 문화정거장에서 진행된 ‘기후제’. 사진제공: 또바기(이한결)

지난 2021년 9월 25일 삶디 앞 문화정거장에서 ‘기후제’가 열렸다. 기후제는 삶디에서 활동하는 기후위기 행동 동아리 1.5℃와 광주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행동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함께 기후위기에 빠진 지구가 더 나아지길 바라며 지낸 차례 형식의 마당극 공연이었다.

차례상에 올라온 주인공들은 멸종위기에 처한 고사리, 지속되는 이상고온으로 영글지 못한 쌀, 오물이 뒤덮인 작은 축사에 살던 송아지로 만든 육전, 산호의 무덤에서 플라스틱을 뜯어먹던 굴비, 잦아진 태풍을 맞고 파랗게 멍든 사과와 배 등 인간에 의해 파괴되고 있는 지구 속에서 기후위기로 인해 목숨을 잃거나 멸종되어버린 생명들이었다. 차례상에 올라온 멸종위기에 처한 생명들이 인간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내용으로 구성된 마당극 형식의 기후제에서 청소년들은 고사리, 쌀, 육전, 굴비, 사과, 배 분장을 하고 이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기후제는 인류가 기후위기에 대응하지 않으면 다음 차례는 인간이 될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의미를 담아 위트있게 진행되었다.

2021년 12월 25일 충장로에서 진행된 크리스마스 피케팅. 사진제공: 또바기(이한결)
2021년 12월 25일 충장로에서 진행된 크리스마스 피케팅. 사진제공: 또바기(이한결)

“크리스마스에 뭐해?” “우리 피케팅이나 해볼까?”…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다 기획된 크리스마스 피케팅! 영구동토층이 녹으며 얼음 속에서 순록이 나오고, 순록의 영혼과 기후위기로 인해 죽은 영혼들이 지상을 떠돌아다니는데, 이번 크리스마스에 산타와 함께 충장로 일대를 돌아다니며 기후위기를 알린다는 스토리로 시작한다. 그렇게 1.5℃ 청소년들은 순록이 되고 산타가 되었다.

  • 순록 : 지구가 너무 뜨거워져서 영구동토층이 녹았는데 거기서 나온 순록이다.
  • 티라노 : 한참 전이 멸종된, 멸종위기에 처한 인간들도 곧 우리처럼 될 것이라고 말하러 왔다.
  • 성냥팔이 소녀 : 기후위기의 가장 불평등 속에 있는 사람.
  • 산타 : 난 100년 뒤에도 메리크리스마스 외치고 싶어~
  • 트리 : 트리나무인 구상나무는 멸종위기 종이다.


1.5℃ 청소년들은 피켓을 들고 충장로를 활보하며 “100년 뒤에도 메리크리스마스”를 외쳤다. 거리를 지나가던 사람들은 걸음을 멈추고 피켓에 쓰인 기후위기, 기후정의라는 단어를 중얼거렸다.

2022년 6월 1일 민선 8기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피케팅. 사진제공: 또바기(이한결)
2022년 6월 1일 민선 8기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피케팅. 사진제공: 또바기(이한결)

가장 최근에는 6월 1일 민선 8기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시민방송 어몽얼쓰4와 함께 가상시장후보 〈기호 1.5〉 ‘이겨내지씨’가 되어 광주시에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쓰담은 1.5℃에서 같이 활동하는 달복과 함께 1.5℃에서 파생된 유닛그룹 ‘1.5도 화음’을 만들어 기후위기와 동물권을 주제로 음악활동도 해나가고 있다.

‘1.5℃’는 끈끈하고 느슨한 공동체

청소년 모임이 4년을 이어오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4년을 이어올 수 있는, 아니 앞으로도 계속 1.5℃를 유지할 수 있는 노하우가 궁금했다.

“1.5℃는 “할 수 있는 만큼 마음 나는 만큼 힘이 닿는 만큼만 하자”는 마음으로 유지하고 있어요. 마음 가는 만큼 활동하자고 해서인지 들어오는 사람들도 부담없이 들어와요. 기후위기에 대해서 알고 싶은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해서 들어와 점점 알아가고 같이 활동하고 하면서 뭔가 동아리보다는 공동체 느낌이 강한 것 같아요.”

1.5℃ 쓰담(좌)과 또바기(우). 사진제공: 또바기(이한결)
1.5℃ 쓰담(좌)과 또바기(우). 사진제공: 또바기(이한결)

쓰담과 또바기는 기후위기라는 무거운 주제를 공부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서로가 지치지 않고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보통 동아리들은 동아리는 몇 번 이상 출석 안하면 제명되기도 한다. 그러나 1.5℃는 처음 시작할 때 “할 수 있는 만큼 마음 나는 만큼 힘이 닿는 만큼만 하자”며 회원들의 자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바기는 이런 1.5℃ 모습을 ‘느슨한 공동체’라고 표현하고, 쓰담은 ‘맞아맞아’라고 공감한다.

쓰담과 또바기에게 1.5℃는 중요한 삶의 일부가 되어버렸다고 한다. 청소년기에 만나 후기 청소년기로 성장한 쓰담과 또바기는 “인간이 배출하는 탄소가 ‘0’이 될 때까지 우리들은 지속적으로 활동할 것이다”는 의미를 담아 두 손을 모아 ‘0’을 형상화한 1.5℃의 시그니처 포즈를 취하며 마음이 통한 듯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짓는다.

쓰담은 현재 청소년 기관에서 일을 하며 청소년들을 만나가고 있다. 이미 청소년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청소년 상담사는 연수만 남겨놓고 있다. 또바기는 삶디 열린책방 책방지기로 3년 정도 일하다가 퇴사하고 지금은 기후위기를 알리는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또바기와 쓰담에게는 ‘1.5℃’ 활동이 괜찮은 시민으로 성장하게 하는 좋은 토대가 되고 있다고 한다.

*사진제공: 또바기(이한결)
*또바기와 쓰담 인터뷰: 2022년 6월 20일 오후 2시 30분
*참고: 광주청소년삶디자인센터 뉴스레터 〈월간삶디〉


  1. 광주청소년삶디자인센터(이하 ‘삶디’)는 광주광역시가 지원하고, 전남대학교와  광주 YMCA가 하자센터와 협력하여 운영하고 있는 시립  청소년  특화 시설

  2. 또바기: ‘한결같다’는 뜻의 순 우리말. 이한결의 별칭

  3. 쓰담: ‘쓰레기를 담는 사람’의 뜻. 정유담의 별칭

  4.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 광주시민방송으로 생방송되는 <광주청년 기후위기 대응 미디어 프로젝트>

초록나무

다양한 사람을 만나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일상적인 이야기 속에 담긴 삶을 기록해보며 또 다른 삶을 배워가는 과정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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