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기후송_작곡일지] ⑧ 프리패스

〈월간 기후송〉의 작곡 일지 10월편(여덟 번째 곡). 이번 달 노래는 ‘프리패스’라는 곡으로, 물가 상승, 유류세 상승, 금리 인상으로 인해 부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독일의 ‘9유로 티켓’처럼 교통비 지원을 통해 가계경제를 안정시키고 기후위기에도 대응하자는 곡.

● 노래를 만들기까지

최근 엄청나게 오른 유류비와 물가, 멈출 줄 모르며 오르는 금리로 인한 대출이자 인상 압박의 상황을 보며, 온실가스도 줄이면서 서민들의 가계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은 없을까 하는 고민이 들었었어요.

독일의 공공교통 정책 중 하나인 ‘9유로 티켓’은, 한 달 동안 독일 전역의 버스와 기차 등 모든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사진 출처 : Lawrence Chismorie
독일의 공공교통 정책 중 하나인 ‘9유로 티켓’은, 한 달 동안 독일 전역의 버스와 기차 등 모든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사진 출처 : Lawrence Chismorie

그러다 우연히 독일의 ‘9유로 티켓’1 소식을 듣게 되었는데, ‘바로 이거야!’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독일은 최근 3개월 동안 이 정책을 실험했었는데, 매우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하더라고요. 이 티켓 한 장이면 한 달 동안 독일 전역의 버스와 기차 등 모든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었는데, 3개월 동안 전체 인구의 약 2/3 정도인 5,200만 명의 독일 시민들이 구입했다니 얼마나 인기가 좋았을지…

그래서 이번 달에는 이를 주제로 노래를 만들게 되었어요.

● 주제에 대하여

이번에는 ‘공공교통’이란 주제를 잡아 보았어요. 무상교통, 버스공영화, 차없는 거리, 도심지역 속도제한, 자전거도로 및 인도 확대 등의 이슈들이 많은데요, 이번에는 위에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대중교통 확대를 위한 한국형 ‘9유로 티켓’에 대해 살펴보려고 해요. 저는 ‘1만원 교통패스’로 이름 붙여 보았어요.

우선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 비율을 살펴보면, 교통(수송) 분야가 14%로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공교롭게도 201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도 교통 분야가 14%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어요. 특히 대표적 도시인 서울시를 보면, 건물에서 약 70%, 교통에서 약 20%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데, 결국 ‘도시에서의 온실가스 감축은 건물과 교통 분야가 핵심이다.’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시민들의 입장에서 건물에서의 온실가스 감축은 개인의 실천면에서 한계가 있고 잘 와닿지 않기 때문에, 사회운동 측면에서는 매일같이 이용하는 교통분야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이면서 더 체감할 수 있는 접근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독일의 9유로 티켓이 더 눈에 띄었던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9유로 티켓 같은 정책은 자가 차량 이용자들을 대중교통으로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요. 대중교통 이용이 늘어난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자가 차량의 이용이 줄어든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총 차량 이용 대수가 줄어 온실가스 감축에 효과적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특히 버스가 전기화 된다면 더욱 효과적일 테고요.

교통수단별 탄소배출량.
교통수단별 탄소배출량.

주요 교통수단별 탄소배출량을 보면, 1km 이동을 기준으로 할 때, 각각 승용차 210g, 버스 27.7g, 지하철 1.53g, 자전거 0g으로 나옵니다. 즉 도보나 자전거가 가장 좋지만, 먼 거리는 지하철로, 지하철이 없다면 버스로 이동하는 것이 탄소감축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어요.

기후위기 대응 관점에서, 도보를 제외하면 탄소배출이 없는 자전거가 가장 좋은 교통수단이지만, 현재 한국의 자전거 교통수송 분담률은 1.6%(2020)밖에 되지 않고, 이는 OECD국가 중 34위(2016)로 최하위 수준입니다. 따라서 갑자기 자전거도로 등의 인프라를 늘릴 수는 없다면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는 방법이 현실적일 것입니다. 그런데 1만원 교통패스 같은 정책이 바로 이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한국의 자전거 수송분담률 1.6%(2020). 통계 : 국토연구원
한국의 자전거 수송분담률 1.6%(2020). 통계 : 국토연구원

여기서 9유로 티켓의 효과를 잠깐 살펴보려는데요, 독일 정부에 따르면, 실제로 180만 톤의 탄소가 절감되었는데, 이는 35만 가정이 배출하는 탄소량과 맞먹는다고 해요. 또한 전체 이용자 중 1/5이 평소에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았던 사람들이었다고 하는데, 신규 유입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 독일의 대기질은 6% 향상됐고, 시민들의 생활비 절감, 인플레이션 억제 효과도 있었다고 합니다(이송희일 감독). 하지만 재정 문제 때문에 8월까지만 시행되고 중단되었다고 해요. 그럼에도 “폭발적 호응 때문에 후속 정책을 이어가자는 의견이 그동안 많았는데, 결국 독일 정부는 9유로보다는 가격이 많이 뛴 49유로에서 69유로 사이(6만 8000원~9만 6000원) 전국 사용 가능한 월 정기권을 발매하기로 하고 세부안을 조율 중”이라고 해요.

한국은 독일과는 제도적인 차이가 있긴 하지만, 결국 이런 정책은 의지의 문제인 것 같아요. 의지가 있다면 어떻게든 법을 만들든 고치든 삭제하든 해서 실현할 수 있을 테니까요.

● 가사

(verse)
단돈 만원 프리패스
버스도 지하철도 프리패스
기름값 올랐으니 프리패스
물가도 올랐으니 프리패스

걷기와 자전거도 프리패스
그냥 원래 처음부터 프리패스
탄소배출 없으니까 프리패스
이동할 권리니까 프리패스

(chorus)
만원 만원 프리패스
지하철도 프리패스
만원 만원 프리패스
버스도 프리패스

만원 만원 프리패스
기차도 프리패스
만원 만원 프리패스
누구나~ 프리패스

● 가사에 대하여

이번 노래의 가사는 거의 로고송 수준으로 심플하고 핵심어구를 반복해요. 말하고자 하는 바가 직관적으로 쓰여서 어려울 것 없는 아주 심플한 가사지요. 마지막 어구는 ‘프리패스’로 통일하여 한 번 들으면 잊어버릴 수 없도록 하는 효과를 냈어요.

사실 제대로 된 교통문제 해결책으로 가려면, 공공성의 원칙 하에 준공영제 방식을 모두 공영화 하고, 더 나아가 무상교통으로 가는 것이 궁극적인 방향이라 할 수 있어요. 그런 면에서 ‘프리패스’만 놓고 보면 무상교통의 이미지를 자극하는 가사가 될 수도…

아무튼 ‘주머니 사정도 안 좋으니 만원 프리패스로 서민경제도 안정화 하고, 온실가스도 줄이고, 건강까지 챙기자’ 라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어요.

● 악보

● 작곡에 대하여

전형적인 ‘스카’ 리듬의 노래로, 리듬을 굳이 텍스트로 표현해 보자면 ‘으짜으짜’ 같은 느낌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노래가 시작하는 verse 부분 멜로디는 5도 음정 차이의 2개 멜로디를 주로 사용했고, 후렴 멜로디는 아랍 스케일을 사용하여 뭔가 조금 이국적인 느낌을 내보려고 했어요. 하지만 전형적인 마이너(단조) 3화음 코드 진행 때문인지 빠른 트로트 느낌도…

동일한 전주, 간주, 후주와 후렴 부분은 장조로, 나머지 대부분의 노래 부분은 단조로 되어 있지만, 아랍 스케일의 뭔가 알 수 없는 우울한 느낌 때문에 실제 듣기에는 장조와 단조가 뒤바뀐 느낌도 드는, 역설적인 점도 이 노래의 특징인 것 같아요. 삼바 스타일의 노래들이 단조 음계를 사용하지만, 특유의 멜로디와 리듬 때문에 마치 장조 노래처럼 들리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 노래 듣기 (다운로드 가능)


  1. ‘9유로 티켓’은 독일연방정부의 연정위원회가 2022년 3월 23일에 합의한 ‘에너지 완화 패키지’ 계획의 일환으로서 전기, 식품, 난방 및 이동 비용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한 시민들의 재정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지원정책이다. 또한, 대중교통을 더 많이 이용함으로써 기후 친화적이고도 연료를 절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내는 계획

김영준

-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론 제가 누군지 헷갈릴 때가.. ^^

- 예술가(음악가)
1인조인디밴드 ‘하늘소년’이란 별명으로 오랫동안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해 왔고, 밴드앨범을 제외하고 여섯 장의 개인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EP앨범, 싱글앨범)

- 종교인
모태 신앙으로 어릴때부터 교회생활을 했습니다. 물론 평범한 기독교인은 아닙니다.

- 정치인
녹색당에서 20대 총선 후보로 뛰었고, 서울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한 후, 현재는 기후정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기후위기비상행동’에서 활동했었고, 현재는 ‘기후위기 기독인 연대’를 만들어 기후활동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기후환경강사
청소년, 성인 등 다양한 대상과 기관에서 기후환경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 남편과 아빠
아내와 두 아들(6세, 3세)이 있고,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게 된 후로는 아이들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남은 인생을 여기에 걸어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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