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살림 대안신용평가 적용사례로 본 금융포용의 대안적 방안 모색

국내 개인단위 소액대출에서 출발한 사회적금융이 2013년 기업단위로 본격화되면서 국내에서도 임팩트투자시대가 도래되었다. 이에 따라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사회적경제기업 등에 대해서도 현장과 제도권 모두 활용될 수 있는 범용성과 공신성있는 신용평가 기준이 점진적으로 마련되고 있다.

기업단위 사회적 금융의 본격적인 시작과 사회적 가치 및 대안신용평가의 정립 과정

빈곤층을 위한 무담보 소액대출사업인 마이크로크레딧이 국내 도입된 이래, 신나는조합, 사회연대은행 등 1세대 민간단위 사회적금융 중개기관들이 출범했다. 그리고, 2013년 서울시 사회투자기금이 운영되면서 기업단위의 사회적 금융으로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르게 되었다. 사회적경제기업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들에게 대출하는 사회적 금융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서는 기존 저신용기업에 대한 재정적 건전성 논리라는 프레임을 걷어낼 새로운 기준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수혜대상인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여신평가에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신용평가정보와 체계가 필요하게 되었다. 따라서 서울시는 3개년(2013~2015년)에 걸쳐 사회적경제기업에 대한 사회가치측정지표를 민간발주(한국임팩트투자진흥원, 2015)하여 자체적인 사회적가치평가기준을 정립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국내에서는 최초로 사회적경제기업 신용평가방법론 구축방안연구(이인우, 사회적경제지역화연구소, 2016)를 통해 사회적경제기업에 대한 신용평가 적용방안을 완료하였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들의 비재무적 정성, 정량적인 정보들을 신용평가 즉 상환리스크와 연계하기에는 해당 분야에 대한 여신시장 자체가 초기이므로 한계는 있었으나, 사회적경제조직들의 사회적 가치성과를 화폐가치로 추정하여 사회가치 창출효과를 측정하는 사회적 투자수익률(SROI : Social Return On Investment) 방법론을 적용하여 나름대로의 그 유의미성을 입증할 수 있었다.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사회적경제기업 공공기관인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회적가치지표(SVI: Social Value Index)가 출시되었으며, 신용평가사인 이크레더블, 신용보증기금 등이 참여하여 사회적경제기업의 신용도를 판단할 수 있는 사회적경제기업평가시스템이 웹기반 오픈플랫폼방식1으로 오픈하였다.

사회적가치평가기준개발 및 대안신용평가출시에 대한 포용금융으로서의 의미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여신평가에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신용평가정보와 체계가 필요하게 되었다. 사진 출처 : Diogo Nunes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여신평가에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신용평가정보와 체계가 필요하게 되었다.
사진 출처 : Diogo Nunes

사회적경제기업들을 지원할 수 있는 사회적가치 평가기준과 이를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취급할 수 있는 대안적 신용평가기준이 최종적으로 정립되었다. 사회적 가치를 금융적 환원가치로 전환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해당기준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체계가 현장보다는 관조직, 금융서비스체계 내에서로 설계되어 완성되었다는 점에서 영세한 현장 영역에서는 해당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정책자금 제출서류에 버금가는 서류 준비와 해당 사업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따라서 현장사업체들이 가지는 금융소외적 한계를 벗어나기 어려운 근본적인 한계성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하나의 개별적인 기준이 신용평가사 평가기준 내부로 수렴됨에 따라 신용평가체계가 다른 타신용평가사나 금융기관들에게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범용성의 문제가 야기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특히 정성적 평가기준의 차이와 반영 여부로 인해 현장의 일반적으로 적용하기에는 활용성이 떨어지는 우려가 있다.

한살림 맞춤형 대안신용평가기준 적용사례와 현실적 적용가능성

생산자와 소비자의 금융직거래를 위해 대출형 크라우드펀딩(P2P)으로 출발한 한살림펀딩의 경우, 신용도와 담보한도가 부족한 한살림 생산지들에게 대안적인 자금조달체계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기존의 대출심사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재무적 요소보다 비재무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았으며, 기존 제도권의 심사자료를 구비하기에는 영세한 조직 역시 많은 부분이 있었다. 또한 기존의 동산담보의 교환가치로 인정되고 있는 담보보다는 담보유동화로 환급성이 전제되고 있는 담보의 수익가치에 기반한 비전형자산담보에 더 가까운 편이어서 이를 포괄할 새로운 신용평가체계가 필요하였다.

따라서 기존 신용평가체계의 범용적 한계와 제도권의 다양한 신용평가체계 모두에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대안적 신용평가체계를 재수립 할 필요성이 있었다. 또한 이러한 신용평가체계를 보완하여 방향성을 제시하여 국내외사례를 통해 집대성한 사회적경제기업 신용평가방법론 구축방안연구(이인우, 사회적경제지역화연구소, 2016)를 기반으로 아래의 3가지 방향으로 신용평가기준을 확립하였다.

1) 범용성: 다양한 기준의 계량, 비계량지표를 통합적 신용평가로 보정하기위해서는 재무등급과 비재무등급을 부도확률맵에 의해 통합할 수 있는 계층분석과정모형을 결합한 통합기업 신용평가시스템을 적용하였으며, 이로 인해 한살림의 다양한 사회적가치를 제도권에서 중시하는 재무적 평가기준과 결합한 신용평가등급을 산출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각 신용평가사 및 금융기관, 사회적경제조직들이 각각 가지고 있는 정성적 기준들을 결합할 수 있는 대안신용평가의 기본틀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2) 공신성: 통합기업신용평가 등급이 산출되어도 각 금융기관마다 다른 신용평가등급의 기준을 표준화할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역시 금융감독원의 자산선전성분류기준에 의한 신용등급분류체계(FLC: Forward Looking Criteria) 기준을 최종적으로 적용하여 최종신용평가등급으로 해당 채권의 투자적격성 여부를 판단 할 수 있는 공신성을 확보하였다. 또한 사회적경제기업과 같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들의 정성평가기준으로는 퀘백의 사회적경제 사업체 적격성 평가기준을 적용하여 공신성이 부족한 사회적경제기업의 평가지표를 보완하였다

3) 중층적, 다중평가구조: 한살림 차입대상자들에 대한 정보가 거의 부재한 경우, 경영, 기업, 사업계획, 신용평가, 상환리스크 등 공통평가영역으로 종합적 기업평가구조를 포괄하고, 신용평가기관의 재무적 평가정보와 퀘백사회적경제기업 적격성평가기준으로 판별한 정성평가기준을 보정한 보정신용평가, 마지막으로 금융감독원의 금융자산건전성평가기준을 최종검증기준으로 도출하였다. 이는 세부적 평가기준 자체가 가지는 한계를 다중평가기준으로 보완하고, 재무적영역에 치중한 신용평가사의 신용평가기준을 정성평가기준과 종합적 기업평가, 금감원 자산건전성 평가기준과 결합한 표준평가등급으로 세분화하고 환원하여 신뢰성을 확보하였다고 볼 수 있다.

새로운 시대적 과제, 기후위기 대안신용평가적 접근 방향 금융포용에 대한 새로운 지평

한살림펀딩을 통해 진행한 대안신용평가에 대한 결과를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별 평균누적부도율과 비교해 볼 때, 주요 차입자인 한살림생산지가 신용도에 비해 상환건전성이 양호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신뢰에 기반한 공급망의 정성적인 기준들이 재무적 건전성에 근거한 평가 기준 못지않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한살림생산지 신용등급. ※ n사: ‘98~’21년, 단위: %, 한살림펀딩(주): ‘18.6~’21.8
한살림생산지 신용등급. ※ n사: ‘98~’21년, 단위: %, 한살림펀딩(주): ‘18.6~’21.8

기후위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며, 녹색채권에 대한 투자가 시작되고 있으나,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기업들에게는 요원한 상황이다. 특히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지 못한 중소기업의 경우, 매출액, 수익 등 전통적인 계량정보뿐 아니라 비계량적인 연성정보의 비중이 더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녹색금융의 제도권 문턱에 도달하지 못한 상당수의 기업들에 대한 보다 포용적인 녹색채권투자원칙의 적용이 필요하며,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존 제도권 금융 외 핀테크 및 비제도권금융의 민간협력을 통해 금융포용을 저변화 할 수 있는 계기가 더욱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박종찬

금융소외 해소를 위한 사회적 금융, 녹색금융 등 대안금융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안금융 생태계 구축을 통한 금융안전망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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