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아 주는’ 게 뭐가 문제야.

아이와 ‘놀아 주는’ 것이 아이를 놀이의 객체로 전락시키고, 아이가 놀이 주도성을 발휘하지 못하게 한다는 항간의 이야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놀아 주는’이 문제가 되는 건 실제로 아이와 놀(아 주)면서 어른들의 돌봄과 교육의 관성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러니까 표현 자체의 잘못이 아니라 표현 주체의 문제이다. 아이들과 같이 논다고 하면서 잘못 놀(아 주)고 있는 건 아닌지, 어떻게 하면 제대로 잘 놀(아 줄)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 진짜 문제가 되어야 한다.

놀이는 일상이 아니라 이벤트다

아이들의 놀이와 이벤트, 일상과 이벤트를 분리해서 바라보는 관점을 전제하는 ‘아이들에게 놀이는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이어야 한다’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며, 아이들의 놀이가 일상이라는 시공간에서 벌어지는 특이성의 사건(들), 즉 이벤트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아이들에게 이벤트-사건(들)로 존재하지 않는 놀이란 불가능하며, 아이들의 일상은 수많은 이벤트-사건(들)로 포착되고 생성되는 놀이가 펼쳐졌다 사라졌다 하는 순간들의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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