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그린 그림] 0422 지구의 날

이슬에 돋아난 영롱한 퇴적들이 나뭇잎에 새겨진 태양의 수줍음이 순리대로 살아가는 개똥벌레의 개똥철학이 고즈넉한 파동으로 일렁이는 폭풍전야

지구의 날이 지구를 기억할까?

찌르고 짜르고 찢어도
또르르르 숨죽여 울기만 하더니
송골송골 맺힌 슬픔이 이제야 마르겠어

우주를 질주하던 별똥별이 다가오니까
시시각각

고마워하는 이 하나 없어도
아낌없이 주는 너였는데
이제는 죽음까지 품는구나

찰나를 탐닉하며 탐욕으로 불타오르는 별똥별이
찰랑찰랑

이슬에 돋아난 영롱한 퇴적들이
나뭇잎에 새겨진 태양의 수줍음이
순리대로 살아가는 개똥벌레의 개똥철학이
고즈넉한 파동으로 일렁이는 폭풍전야

몇 초가 남았을까?
째깍째깍

지구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네

시밥

시가 밥이 되고
밥이 시가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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