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날이 지구를 기억할까?
찌르고 짜르고 찢어도
또르르르 숨죽여 울기만 하더니
송골송골 맺힌 슬픔이 이제야 마르겠어
우주를 질주하던 별똥별이 다가오니까
시시각각
고마워하는 이 하나 없어도
아낌없이 주는 너였는데
이제는 죽음까지 품는구나
찰나를 탐닉하며 탐욕으로 불타오르는 별똥별이
찰랑찰랑
이슬에 돋아난 영롱한 퇴적들이
나뭇잎에 새겨진 태양의 수줍음이
순리대로 살아가는 개똥벌레의 개똥철학이
고즈넉한 파동으로 일렁이는 폭풍전야
몇 초가 남았을까?
째깍째깍
지구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