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생각이 물었다, 너를 바꿀 준비가 되었느냐고. -『인생의 발견』을 읽고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유명한 문구를 남기면서 근대 철학의 토대를 이루었다. 이제 인류는 자유의지를 획득한 자유인으로 거듭 태어났지만, 오늘날 우리는 불통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책을 통한 대화를 강조하면서 과거 인물을 포함한 타인과의 대화를 통한 관계 형성을 통해 자기 생각을 수정하는 것이 필요함을 제시한다.

17세기 철학사에서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유명한 문구를 남기면서 근대 철학의 토대를 이루었다. 데카르트에 의해 인류는 이제 신이라는 존재로부터 독립하여 자유의지를 획득한 계몽적 자유인으로 거듭 태어났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의 자유로운 생각의 힘은 오히려 생각의 영역을 좁히는 족쇄가 되어버려서 이제는 타인과는 불통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AI 등의 첨단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이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생각 자체를 귀찮아하는 일명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현대에는 타인과 소통하는 방법 및 생각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 책은 바로 이에 대한 해답의 일부를 제시하고 있다.

“나는 생각을 사교활동이라고 여기고 싶다. 각기 다른 영역의 생각과 사람들을 통합하는 과정은 생각을 확장하고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는 데 중요하다. 저마다 다른 개인들 사이에서, 양립 불가능해 보이는 견해들 사이에서,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의외의 연결고리를 발견하는 것은 삶의 숨겨진 기쁨으로 향하는 여정의 첫걸음이다.”

이 책은 역사서이기도 하고 철학서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편하게 읽히지 않는다. 하지만 천천히 읽다 보면 중요하고 유익한 정보들을 접할 수 있다. 특히 저자는 과거의 사람들과의 책을 통한 대화를 강조하면서 과거 인물을 포함한 타인과의 대화를 통한 관계 형성의 중요성을 제시한다.

“살아 있다는 것은 그저 심장이 뛰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심장은 어떻게 뛰고 다른 정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아채는 일이다. 삶을 공격하는 치명적인 질병은 ‘생전 경직’, 곧 호기심을 다 태워버리고 반복적이고 무감각한 일상에 안주하는 정신의 경직 상태다. 이런 상태는 살아 있다는 착각을 주기 때문에 ‘사후 경직’보다 더 위험하다. 전에는 생각해 본 적 없는 생각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서 영감을 얻지 못한다면 그저 명목상으로만 살아 있을 뿐이다.”

시어도어 젤딘 저, 『인생의 발견』(어크로스, 2016)
시어도어 젤딘 저, 『인생의 발견』(어크로스, 2016)

이처럼 작가는, 우리와 다른 낯선 생각을 지닌 타인과 대화를 할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상상력이라고 말한다. 또한 생각이라는 것은 혼자 하면 외롭고 무력해진다며, 생각은 타인과의 소통을 통해서 수정되어야만 나에게도 남에게도 의미 있는 것이 된다고 주장한다. 의미있는 소통이 되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이 먼저 필요하다. 나의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 타인의 생각이 정답일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다른 차원의 생각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만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않아 여러 곳에서 불협화음이 들려온다. 대화는 존재하나 타협과 소통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힘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약육강식의 야만적 의사결정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과연 우리는 타인과 소통할 수 없는 존재일까?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우리가 타인과 의견을 나눌 때 불일치는 반드시 존재한다. 그런데 이러한 불일치는 오히려 우리를 상승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한다.

“타인에게서 나와 다른 지점을 발견할 때 우리는 자기 생각을 점검하고 언어로 표현하며 새로운 질문을 발견한다. 양립 가능성은 두 사람을 평온하게 만들 수 있지만, 양립 불가능성은 두 사람을 반짝이고 빛나게 만들어줄 수 있다”

현대는 수많은 유익한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이다. 이러한 것을 활용하여 자신만의 생각을 확고히 정립하는 것보다 타인의 생각도 들여다보면 세상은 더 넓어질 것이다. 저자는 상당한 독서가로 이 책에는 수많은 과거 인물들의 생각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과거의 인물들과 시대와 장소를 초월한 만남을 통하여 자기 생각을 수정하고 혹은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일 소중한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환성

공학계 앤지니어로 10여년간 인간중심주의가 지배하는 현장에서 근무하면서 인문학에 목말라했다. 지금은 현장을 떠나 자유로이 독서와 함께 인문학에 빠져 있으며 철학과 공동체에 관심을 갖고 다른 삶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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