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르넬로 시리즈] ①탈주선을 찾아서

우리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치고 소비되어 버리는 실제 음악 속 리토르넬로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일상을 닮은 리토르넬로일 수도 있고,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는 리토르넬로일 수도 있다. 음악에서 실제 일어나는 리토르넬로는 어떤 모습일지 다함께 찾아보자.

우리의 지루하고 비루하기까지 한 일상을 어떻게 탈출해야 할까?

우리 일상의 리토르넬로에서의 탈주는 어떻게 이행될 수 있을까?

실제 생활에서의 ‘탈주선’의 이슈는 우리들 각자에게 궁극의 임무로 돌리고, 이 글에서는 실제 생활의 리토르넬로가 하나의 음악 안에서 어떻게 표현되었으며, 그곳에서 리토르넬로의 탈주선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야 하는지, 혹은 나타나는 것이 좋은지 찾아보도록 하자.

후렴구가 정확히 반복되는 이탈리아 마드리갈의 예. Jacopo da Bologna
https://youtu.be/fv_YxMMSYg8

리토르넬로(ritornello)의 어원은 이탈리아어에서 유래했다. 영어로 풀어쓴다면 ‘the little thing that returns’, ‘return’을 통하여 반복적인 음악구절을 만드는 것이다. 리토르넬로는 아마도 음악역사 초기인 모든 민속음악에서 나타났을 것이다. 예를 들면 강강술래처럼 말이다. 서구음악의 리토르넬로 ‘형식’으로 말한다면, 이탈리아의 마드리갈 (르네상스와 바로크시대의 세속적인 성악곡)에서 정확히 반복되는 후렴구(예: Jacopo da Bologna, https://youtu.be/fv_YxMMSYg8)형식을 이용하였으며, 이후 마드리갈은 오페라로 발전하여 리토르넬로 형식을 많이 차용하였다(예: Monteverdi’s Orfeo, https://youtu.be/-GrnwzEhi_E, 02:07부터).

오페라로 발전하여 리토르넬로 형식을 많이 차용한 마드리갈. Monteverdi’s Orfeo유튜브 화면 갈무리. https://youtu.be/-GrnwzEhi_E, 02:07부터)

초기 오페라에서의 리토르넬로는 다소 변화된 모습을 보였는데, 그것은 기악 합주(chorus)의 리토르넬로(반복구절)와 도입부(verse)에서의 솔로형태의 노래가 번갈아가며 호출(call)과 응답(response)하는 것이다. 보통의 경우 리토르넬로는 기악의 합주 형식(chorus)을 띠었으며, 이어지는 파트는 솔로의 형식(verse)을 띠었다.

이 리토르넬로의 전통은 오늘까지도 남아있는데, 도입구(verse) 와 후렴구(refrain or chorus)다. 즉, 리토르넬로가 후렴구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물론, 리토르넬로를 단순 후렴구로 보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실제 음악의 흐름(장르)에서는 리토르넬로의 형태가 다양하게 나타난 것도 사실이다.

Beatles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를 들어보자.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 (Remastered 2009) 유튜브 화면 갈무리. https://youtu.be/naoknj1ebqI

(Refrain)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
Ah… Ah…

사실 특별한 건 없다. 흔히 듣는 대중음악의 전형적인 형식이다. 다들 제목인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가 후렴구가 되어 계속된 반복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도입부(verse: V) 와 리토르넬로인 후렴구(chorus: C) 형식을 식으로 순서대로 정리하면,

V – C – V – C – V – C

이것은 현재 대중음악의 최전선에 있는 K-Pop 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데, 아이돌 그룹 여자친구의 노래를 들어보자.

SBS 2017 제주사랑나눔 K-POP 콘서트 방송 유튜브 화면갈무리.
https://youtu.be/sGj5t67ZIEw

이 노래에서는 후렴구가 처음에 나오고 솔로부분과 번갈아 지속된다. 이 노래의 형식을 순서대로 정리해 보면,

C – V – C – V – C – bridge – solo(guitar) – C

앞 노래와 다른 순서 및 브리지(연결부)나 기타솔로 부분이 포함되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도입부과 후렴구가 반복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복되는 후렴구는 우리가 이들 음악을 들을 때 감동과 만족을 주지만 음악이 끝난 후 우리는 다시 지루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by Jeffrey Czum  출처 :  www.pexels.com/photo/time-lapse-photography-of-person-standing-near-train-2120010
반복되는 후렴구는 우리가 이들 음악을 들을 때 감동과 만족을 주지만 음악이 끝난 후 우리는 다시 지루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by Jeffrey Czum

보통의 후렴구는 음악을 만든 이가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으로, 그 강조를 위하여 반복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동일하고 습관적인 반복의 지속은 끊임없이 반복하는 우리의 일상의 지루함과 닮았다. 그래서 필자는 동일한 반복의 리토르넬로가 우리의 일상을 뜻하는 것의 하나라고 이해한다. 위에서 본 대중가요의 예에서 계속 반복되는 후렴구는 우리가 이들 음악을 들을 때 감동과 만족을 주지만 음악이 끝난 후 우리는 다시 지루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대중음악 차원에서 본다면 노래의 감동과 반복되는 후렴구의 깔끔한 재현은 정비례 관계일 수도 있다. 완벽히 복사될수록 감동 또한 올라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일상에서 헤어 나오기는커녕 자신도 모르게 일상의 블랙홀 속으로 더 빠져드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렇다면 음악에서조차 반복에의 자기취함으로부터 빠져 나올 수 있는 방법은 있을까? 우린 탈주선의 예를 찾을 수 있을까? 음악에서 말이다.

[리토르넬로 시리즈] ②에서 계속...

신동석

음악에 관심이 있다 본격적으로 음악 만드는 공부를 하고 있다. 재즈를 전공하고 있지만 모든 음악에도 관심이 있다. 환경과 관련된 일반적인 관심이 있지만 일반 이상의 관심을 가지려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