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 함입, 재진입, 중복이 있는 무대 – 《오래된 미래》 무대 설치와 ‘업싸이클링 제품 매대’의 업싸이클링

피스오브피스(김준형, 이석희, 천근성)가 만든 《오래된 미래》 페스티벌의 무대와 ‘업싸이클링 제품 매대’를 업싸이클한 작품은, 낡은 것, 사라져야 할 것, 오래된 것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 넣었다. 둘 다 순환, 재생, 되살림, 반복, 중복, 재진입 등의 가치를 가진 작품들이다. 무대와 매대는 단지 전시와 공연을 위해서 설치된 것이 아니라, 미래진행형적인 소망이미지가 아주 오래 전부터 약속해 왔던 미학적이고 윤리적인 지평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아주 먼 과거로부터 ‘오래된 미래’를 탐색하면 어떨까. 기억 저편 먼 과거의 원형기억 속에는 인류가 꿈꾸어왔던 소망이미지의 흔적, 잔여이미지, 잉여현실 등이 여전히 미래진행형의 흐름으로 남아 있다. 순환하는 것에, 재생되는 것에, 반복하고 중복되는 것에 생태계와 공동체의 회복탄력성(resilience)이 숨어 있다. 여기 오래된 미래가 돌연 판을 벌이고 춤을 춘다. 멀리 있는 과거의 희미한 기억들이, 반기억 생성으로서의 미래와 함께 손을 붙잡고 페스티벌을 벌인다. 사진은 피스오브피스(김준형, 이석희, 천근성)가《오래된 미래》 페스티벌 무대를 설치한 장면이다.

중복, 함입, 재진입은 말비빔 현상으로 가득하다. 결국 자신이 한 약속을 스스로 해내는 말비빔 현상이다. 순환논증으로 가득 찬 ‘업싸이클링 매대를 업싸이클’한 작품은 결국 그것이 진리이기 때문에 반복되고 중복되어 힘과 에너지를 갖는 것, 자기와 자기 자신과의 대면과도 같은 함입(introjection)이 이루어지는 것, 어제의 입구를 벗어나 내일의 출구로 나갔는데 다시 어제의 입구와 유사해지는 재진입 현상 등의 특징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사진은 피스오브피스(김준형, 이석희, 천근성)가 업싸이클링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매대를 재활용품을 이용해서 제작한 업싸이클링 작품이다.

작품 해설 : 신승철

천근성

문래동에 작업실을 두고 자투리잡화점 ‘피스오브피스’와 게스트하우스 ‘웨어하우스D’, 인테리어 및 각종 제작 사무소 ‘국제평화상사’를 운영하는 노동자이자 자영업자이자 예술가이다. 주요 전시는 ‘In dust real’ 문래예술공장, 서울 2016, ‘반복노동대행서비스’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2016, ‘공동의 기억: 새석관시장’ 성북예술창작터, 서울 2018, ‘가을소풍’ 로하스참사랑요양병원, 서울 2019 등이 있다.


맨위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