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기후위기, 그린뉴딜] ②코로나와 기후위기

생명은 생태계 내 다른 생명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하고 적응하고 공진화하며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서식지 파괴, 공장식 축산, 자유무역으로 일컬어지는 탄소자본주의의 동학 속에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는 어그러져 자연진화의 질서와 속도를 상회하는 낯설고 날카로운 만남을 갖는다. 이는 빈곤과 불평등, 밀집도, 이동률(거리), 불안과 공포와 같은 사회적 원인으로 증폭되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을 ‘코로나 사태’로 치닫게 한다. 이러한 총체적 원인은 기후위기를 빚어낸 원인과 적확히 동일하며 그럼에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 위기는 기후위기의 일환이다. 하지만 양자는 단순한 상관관계를 넘어 서로가 서로를 악화하는 양의 되먹임 관계를 가진다. 기후위기는 신종 감염병의 증가‧확산‧증폭을 가져오고, 코로나 사태와 같은 신종 감염병은 사회적 대응력과 지역사회 회복력, 신뢰, 공공성, 민주주의를 위험 수위로 데려다 놓는다. 그럼에 우리에게는 이 난국을 돌파할 전환의 상상력과 설계도가 긴요하다.

[코로나, 기후위기, 그린뉴딜] ① 코로나 사태, 사회정치경제 지평에서의 위기

[코로나, 기후위기, 그린뉴딜]은 세 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글에서는 코로나 사태의 심각성과 사회정치경제 전반의 지평에서 위기가 전염‧가중·증폭되어 맞을 국면을 다룬다. 두 번째 글에서는 코로나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초점을 두어 분석하고, 코로나위기와 기후위기가 같은 원인으로 초래되었을 뿐 아니라 양의 되먹임 관계임을 밝힌다. 마지막 글에서는 이러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저감과 적응’의 전환책으로 그린뉴딜을 말할 것이다.

[노마의 방주] ①서론, 기후위기 시대를 지나보내는 마음

꿈을 바꾸기로 했다. 학자를 꿈꾸었는데, 지금은 방 한 켠에서 하고 싶은 공부나 연구를 할 때가 아닌 것 같다. 목수가 되기로 했다. 온 세상이 물 혹은 불에 휩쓸릴 테니 방주를 만들어 대비해야겠다. 지금도 나는 글을 쓰는 게 아니라 널빤지 조각을 다듬고 있는 것이다. 유례없는 시대를 마주해 이례적인 오늘을 살기에 나의 공부는 연구이자 활동일 수밖에 없으며 나는 연구자도 활동가도 아닌 연구활동가(activist researcher)로 스스로를 호명한다. [노마의 방주] 시리즈는 이런 마음에서 2020년을 맞아 전환의 청사진을 그려보려는 기획이다. 거대한 전환을 꿈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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