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100호 특집] 편집위pick #마음생태

기후위기는 단지 외부적인 환경의 변화가 아니기에 날로 심각해지는 위기의 엄중함은 우리들 마음의 문 역시 두드리고 있습니다. 생태적 지혜 웹진에서 만나는 ‘마음생태’ 키워드는 모든 생명의 연결망들이 촘촘히 이어지고 더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울림을 향해 나아가도록 초대하고 있습니다.

마음에는 넓이의 마음, 깊이의 마음, 높이의 마음이 있다. 넓이의 마음은 앞서 얘기한 사물, 생명, 자연, 기계에서 유래된 마음이다. 우리는 마음에 대해서 타자보다 더 타자와 같이 접근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마음의 심연의 깊이에 놀랄 때도 있다. 기후위기는 자신의 삶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높이의 마음을 느끼게 한다. 우리는 자신의 의미와 가치를 세계사적이고 지구적인 영역으로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 작은 행동에서도 그것의 의미와 가치를 크게 보는 동시에 겸손해져야 한다. 우리는 탈성장, 더불어 가난의 시대를 맞아 돈의 가치가 아닌 인생과 실존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그랬을 때 우리는 자신을 비하하거나 궁색하게 느끼는 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높이의 마음은 자존감과 깊은 관련을 맺는다. 우리는 자존의 힘을 찾기 위해서 더욱 비물질적인 윤리와 미학에 호소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우주의 먼지처럼 보이지 않은 사랑을 전달하기 위한 고귀하고 영성적인 가치로 나아가야 한다. 탈성장 전환사회는 우리의 가난한 마음, 연대의 마음, 연결의 마음으로부터 시작된다. 이웃과 친구와 가족과 더불어 가난해질 때, 우리는 온갖 가식과 허위를 벗고 마음의 깊이와 높이, 넓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래야 우리의 마음이 기후위기 상황에 입체적이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그 속에서 희망의 이야기를 다시 나누어 볼 수 있는 여지도 생겨날 것이다. 희망은 모든 것이 산산이 흩어져 버린 판도라의 상자 속에서 작은 목소리지만 여전히 울림이 되는 마음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기후위기 시대 마음의 생태학 by 신승철 2021년 11월 2일


이제는 그 동안 무관심하고 회피해 온 마음의 소리들이 하고 있는 이야기를 멈추어 들어야 한다. 생태 슬픔이라 이름을 붙여주고 지구와 우리들의 치유를 위해 애도가 필요하다. 애도는 단지 감정의 표출로만 이루어지는 아니라 인지, 신체감각, 행동에 이르기까지 넓은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전체론적이고 존재론적인 응답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사람들이 느끼는 비탄(grief-슬픔)과 불안을 인식해야하며 모순, 양가감정, 상실, 애도와 같은 감정을 인정(마셜, 2018)”할 필요가 있다. 상실한 것뿐만 아니라 우리가 파괴한 것들에 대해서도 애도하고, 우리가 꿈꾸어 온 무한 성장의 환상도 애도해야 한다. 우리가 원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환상을 애도하며, 우리가 다른 존재들을 이용하고 착취해도 된다는 잘못된 믿음도 애도해야 한다. 지구의 고통을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존재로 느끼는 그때 우리의 고통은 다시 하나의 생명으로 연결되기 위한 전환의 여정의 축복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생태슬픔을 넘어 전환의 축복으로 by 이나경 2021년 7월 17일


플라스틱 만다라의 의식(ritual)은 티베트 불교의 모래 만다라에서 영감을 받았다. 티베트 스님들은 며칠 또는 몇 주에 걸쳐 색 모래로 정교한 문양의 만다라를 만들고, 완성되자마자 만다라를 파괴하고 모래를 쓸어 모은다. 그리고 모래를 가까운 강이나 바다로 가서 흘려보낸다. 만다라를 만들면서 읊조린 축복의 메시지가 모래에 담겨 지구의 모든 살아있는 존재들에게 닿기를 바라는 기도다. 플라스틱 만다라는 그 과정을 거슬러 바다를 떠다니는 죽음의 플라스틱을 제주도 바닷가에서 거둬들인다. 작은 플라스틱을 찾는 내내 바다 앞에 낮게 엎드린다. 바다와 바다 생명에게 애도와 사죄를 보내는 행동하는 기도이고 의식이다. 이 작업은 바다와 플라스틱에 대한 작업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초래한 자연의 파괴 앞에서 느끼게 되는 여러 감정에 대한 작업이기도 하다.

-플라스틱 만다라, 사죄와 축복의 생태예술 by 정은혜 2020년 7월 25일


생태신학은 제시합니다. 인간은 생태계의 신비 속에서 궁극적 실재를 경험하는 영적 유산을 가지고 있다고. 지구생태계의 착취는 인간이 가장 쉽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자연의 신비와 경외를 파괴시켜서 인간 자신 안에 있는 초월적 영역과 만나지 못하게 한다고. 그래서 마침내는 인간이 지닌 영성적인 감수성을 퇴화시키고 망가뜨릴 거라고. 이 다중의 위기를 벗어나려면 생태회심이 필요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 실천해야 합니다. 먼저, 우리를 품은 하늘과 땅과 바다와 산들에게 감사하며 “더 적은 것이 더 많은 것”이고 “내 욕심을 채우는 것은 가난한 이들 것을 빼앗는 것”임을 깨우치는 생태회심이 필요합니다.

-기후위기는 마음의 위기다 – 생태신학과 생태회심을 중심으로 by 유정원 2021년 3월 25일


검열된 욕망은 해방되지 못한다. 해방되지 못한 욕망은 내면에 고인다. 내가 아는 것을 실천해야겠다는 욕망과, 아는 것을 실천하지 않았을 때 죄의식을 느끼고 싶지 않다는 욕망 둘 다 ‘욕망’이다. 나에게 있기를 혹은 없기를 탐하는 것이다. 두 욕망 중 어느 욕망이 더 바람직한지는 측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통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에서 오는 무력감과 우울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질문하고 싶다. 한때는 나도 삶의 생태적 전환을 꿈꾸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할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무엇이든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지켜 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압박으로 인위적으로 행동하기보다 열린 마음으로 나와 세상을 보고 싶다.

-기후위기 시대의 욕망과 해방 by 보배 2021년 9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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