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100호 특집] 편집위pick #커먼즈

《생태적 지혜》에서 주목하고 있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커먼즈 이다. 오늘날 커먼즈에 대한 논의는 공유에 대한 혁신적인 사유를 지향하는 모든 부위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너와 나 사이에서 내 것도 아니고 네 것도 아닌 커먼즈가 생성되는 과정은 공동체가 갖고 있는 잠재력을 유감없이 드러내는 것이다.

우리는 앞에서 커먼즈가 재화가 아니라 하나의 사회적 체계, 삶의 양식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커먼즈가 자본주의의 대안이라면, 그것은 어떤 형태든 자본주의와는 다른 삶의 양식이어야 한다. 그러면 그 ‘다름’을 말하기 위해 우선 자본주의적인 삶의 양식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자본주의적 삶의 양식이란 어떤 것인가? 우리가 살펴본 것처럼 인클로저가 자본주의의 전제조건이고 그것은 무엇보다 생산자의 생산수단으로부터의 분리이며, 그 과정의 효과가 일할 수 있는 능력을 판매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인간의 탄생이라고 할 때 자본주의란 무엇보다 노동을 강제하는 사회다. 그러므로 조금 단순하게 대립해보면 커먼즈란 노동을 하지 않거나 혹은 (좀 더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삶 형태다. 그러면 임금노동을 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 사회에서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노동에서 배제된 이들의 삶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오늘날 커먼즈의 (특히 도시에서의) 작동을 엿볼 수 있는 길은 아닐까?

미래 세대는 어떻게 커먼즈에 접근할 수 있는가? by 권범철 2023년 4월 18일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도로, 상수도, 공원용지와 도서관, 의료, 철도 등을 개인에게 팔아 사유화하려고 한다. 그러나 대기와 물, 해양자원, 산림, 광물, 문화유산과 각종 지식까지도 사실은 개방형 자산이며 공유재이다. 이것을 사유화하려는 순간, 인간과의 관계가 파괴되고, 자연이 파괴되는 것이다. 공공재에 대한 접근권, 사용권, 그리고 모두가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모두가 돌봐야할 공동의 책임도 있다. 이처럼 공유가 확대되면 소유의 의미는 사라진다. 무소유의 사회가 된다. 지속가능한 발전의 뜻에는 “우리가 쓰는 자연은 미래세대의 것을 빌려 쓰는 것”이란 의미가 있다. 이 뜻은 미래세대의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자연은 누구의 것도 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커먼즈의 시대, 무소유에 대한 성찰 by 유정길 2021년 9월 17일


커먼즈가 성공하려면 우선 무엇보다 지역 주민의 일상과 밀착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라인보우(Peter Linebaugh)는 거리 등 일상의 공간을 공적 영역으로 보며, 세탁소, 상점, 구애하는 곳, 놀이터, 뷰티살롱, 주부들을 위한 야외휴게소, 보육원, 양육원, 고아원, 구빈원 등 이웃공동체의 사회적 서비스들에 주목한다. 셋방과 거리 사이의 비상탈출구, 현관 입구의 계단, 보도 등 중간적 단계의 건축적 요소도 커먼즈에 속한다. 그에 의하면 보도는 프라이버시를 결합하며 낯선 이들을 자산으로 만드는 곳으로, ‘비공식적 소통의 포도덩굴이 자라는 곳’, ‘평판, 잡담, 인정, 불인정, 승인의 망이 있는 곳으로 둔함과 야만을 걸러낸다.’

커먼즈가 성공하려면 by 이나미 2021년 1월 10일


송현동을 통해서 솔방울커먼즈는 도시의 존재 방식을 묻는다. 땅의 역사가 소수의 부를 축적하는 것으로 얼룩져 있다면, 공동의 것으로 회복하기 위하여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공공이라는 이름으로 땅을 돌려받을 때, 소수가 행한 투기의 결과를 보상해 주는 것이 정당한 것일까? 공동이 땅을 사용하는 것이 또 다시 투기의 역사를 보증하는 ‘숲세권’과 ‘문세권’으로 활용되는 것은 괜찮을까? 공유지로서 땅을 만드는 것이 삶을 위협하는 반-생태적인 개발로부터 벗어나 생태적인 전환의 계기를 만들 수 있지는 않을까? 어떻게 땅을 통해서 많은 이들의 삶이 진실로 풍요로워질 수 있을까? 도시의 땅에 대한 질문들이 쏟아져 나온다. 솔방울커머너들은 함께 땅을 디디면서 이 질문들의 구체적인 답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공동의 힘은 관망하는 것보다는 훨씬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다. 우리는 그래서 솔방울커먼즈를 조직하고, 위계 없는 상상의 지대를 현실에 구현해 낸다.

-[솔방울커먼즈 시리즈] 도시의 땅을 딛고 사유하기, 그리고 커먼즈를 만들어가기 by 솔방울커먼즈-졔졔 2020년 5월 25일


커먼즈는 너와 나 사이에서 네 것도 아니고 내 것도 아닌 공동으로 사용해야 할 공유영역이 발생되었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 네 것, 내 것 따지지 않는다고 해서 마음대로 해도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둘 혹은 셋 이상 여럿이 만든 배치가 내리는 결정에 따라 운영되고 관리되는 것이 커먼즈이다. 가령 A와 B가 공동프로젝트를 아이디어회의에서 실행까지 함께 한다고 했을 때, 각자가 기여한 부분은 1부터 5까지 혹은 6부터 10까지라고 정확하게 적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둘 사이의 집단지성은 바로 공동의 성과물이 되고, 커먼즈가 된다. 그렇다고 “그것은 내 것이다”라고 사유화할 수도 없을 것이다. 특히 커먼즈는 성과물 자체만이 아니라, 그 성과에 도달했던 과정이나 방법론 자체에서도 내재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왜(why)라는 본질과 이유에 대한 질문과 더불어 어떻게(how)라는 작동과 양상의 질문 자체에도 커먼즈가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 점에서 생태적 지혜라는 작동과 양상에 대한 방법론에도 커먼즈가 관철되는 것이다.

– [공동체의 철학] 커먼즈(commons), 플랫폼자본주의를 넘어서() by 故신승철 2019년 5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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