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에서 발견한 예술, 평화의 조각이 되다 – 피스 오브 피스(piece of peace)의 천근성 작가와 아주 작가 인터뷰

2019년 12월 27일 오후 생태적지혜연구소 회의실에서 ‘피스 오브 피스’(piece of peace)의 천근성 작가와 아주 작가를 만났다. 피스오브피스는 문래동 소재의 본격 자투리 잡화점으로, 목재 조각, 원단 자투리, 못, 페인트 소포장, 철근 조각 등을 모아 물물교환 형식으로 운영된다. 대부분 이웃한 예술가들이 설비공사나 인테리어 공사, 작업 등에서 쓰다 남은 조각을 가져왔으며, 소재가 갖고 있는 용도, 기능, 사용처의 가치보다 사물 자체가 갖고 있는 공동체, 재생, 되살림, 순환의 가치에 중점을 둔다. 이 자리에서 피스오브피스가 갖고 있는 자투리에 대한 독특한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신승철 : 피스 오브 피스(piece of peace)라는 이름이 매우 독특합니다. ‘평화의 조각’이라니, 가슴에 확 꽂히는 느낌이군요. 뭔가 우리 삶에 질문을 던지는 느낌도 있고요. 평화의 조각은 어디에 있는 건가요?

피스 오브 피스(piece of peace)를 함께 운영하는 세 명의 예술가. 왼쪽부터 이석희, 천근성, 아주 작가.
피스 오브 피스(piece of peace)를 함께 운영하는 세 명의 예술가. 왼쪽부터 이석희, 천근성, 아주 작가.

천근성 : 평화의 조각은 어디든 있습니다. 그 순간은 불현듯 찾아왔습니다. 술자리에서 청년허브 청년일자리 프로젝트에 대해 잠시 이야기 나누다가 떠올랐습니다. 함께 있던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지요. “자투리 잡화점 하나를 만들어보자” 그리고 신속하게 일이 진행되었습니다. 일사천리였죠. 사실 자투리 잡화점은 제가 먼저 필요했습니다. 인테리어나 공방 작업과정에서 꽤 쓸 만한 자투리들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릴 때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아마 문래동에서 작업하는 다른 사람들도 모두 마찬가지일 겁니다. 이런 현실적인 의미뿐만이 아닙니다. 피스오브피스라는 개념에 얽힌 기억의 조각들을 이어붙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날 라디오에서 흘러나왔던 개념 중 하나였던 것도 같고, 인도의 다람살라를 갔을 때 그곳의 슬로건이기도 했습니다. 아주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어 흡족합니다. 약자로 POP라고도 부를 수 있어 ‘인기 있다’는 의미도 함께 갖고 있으니까요.

신승철 : 번개같이, 섬광같이, 떠오른 아이디어를 개념화한 과정이 매우 흥미진진한데, 그렇다면 그 아이디어를 가지고 어떤 분들이 모여서 어떤 과정을 거쳐서 구현되고 구체화되었는지요?

천근성 : 그 다음날, 인테리어 하는 이석희 작가와 전시예술을 하는 제가 만났습니다. 사실 우리 둘조차 조각이자 자투리였습니다. 세상과 연결되어 있었지만, 늘 주변에서 자투리와 같이 우리 자신을 위치 지었으니까요. 동시에 우리들은 철저히 자투리 유발자들이었습니다. 만드는 사람이며 재료를 다루는 사람들이었으니까요. 자투리 잡화점에 대한 구상이 생기자 옆집의 아주 작가가 또 하나의 조각이 되어 동참했습니다. 아주 작가는 새 것이 아닌 헌 것을 써야 한다는 독특한 철학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3명이 정규멤버가 되었지만, 객원멤버도 생겼습니다. 원단을 다루는 패브릭(fabric) 전문가도 부정기적으로 동참했습니다. 어울려서 작업 해보고 싶은 사람도 많이 생겼습니다. 우리 모두는 조각이며 이어붙일 때 의미가 있다는 생각에 다다랐습니다. 그래서 협동조합에 대해서도 고민 중입니다. 아직은 고민뿐이지만요. 조각이 어떻게 구현될지 미리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신승철 : 하마터면 쓰레기가 될 뻔한 소재들이 자투리로 재탄생한다는 것은 멋진 일입니다. 그 과정에서 돌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갈 것 같은데, 돌봄에 대한 독특한 생각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천근성 : 쓰레기가 자투리가 되려면 분명 돌봄으로서의 정돈, 수리, 배열, 병렬, 손길, 분류 등이 필요한 건 사실입니다. 버려진 것은 돌봄에 의해서 순환의 사이클을 갖게 됩니다. 회전되고 순환되고 재생됩니다. 돌봄은 순환의 원천입니다. 사물이라는 하찮은 미물에 대한 돌봄은 바로 곤충과 동물과 사람에 대한 태도와 자세로 나타날 것입니다. 쓰레기가 되기 위해 놓여 있는 자투리를 보면 대기상태, 준비상태, 갈피를 못 잡는 상태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배열되고 정돈되고 수리되고 병렬될 때 비로소 자투리로 재탄생한 것 같아 참 기쁘고 뿌듯합니다. 바로 이를 통해 쓸모가 생기니까요.

신승철 : 자투리를 통해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시는군요. 인생철학으로서 ‘자투리’에 대한 남다른 고민이 있으신지요?

천근성 : 《자투리 인생》은 피스오브피스 첫 전시의 제목입니다. 조각하는 서우 작가와 이석희 작가가 함께 했지요. 자투리를 가지고 얘기해보자 하니까 술술 이야기들이 나오더군요. 자신의 인생이 마치 자투리 인생 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주류에 끼지 못하고 들러리를 서왔던 자신의 인생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의 조각들이 하나하나 맞추어졌습니다. 저는 소수자와 비주류, 주변인 등이 사회적 자투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의미를 생각해 보면 ①“어디로부터 떨어져 나온”이 일차적인 의미지만 ②뉴-원(new one)의 의미도 갖고 있는데, 이는 한번 사용하여 버렸지만 새로운 것이라는 시각에서 다시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즉, 주류에서는 이미 사용된 것이자 쓰다만 것이지만, 자투리 입장에서는 아직 사용되지 않은 갓 탄생한 새로운 것이고,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투리는 쓸모를 예측할 수 없습니다. 작은 조각이 어디에 이어 붙여질지 아무 것도 미리 결정되어 있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자투리를 ‘존재 이유를 아직 발견하지 못한 상태’라고 정의하기를 좋아합니다.

피스오브피스의 간판을 달던 날. 간판 또한 자투리 목재로 만들어졌다.
피스오브피스의 간판을 달던 날. 간판 또한 자투리 목재로 만들어졌다.

신승철 : 피스오브피스에서 자투리를 교환할 때, 독특한 물물교환의 방법도 적용하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당황하거나 적응하지 못했을 법도 한데, 그 이야기를 좀 들려주시죠.

천근성 : 사실 저희는 청년직업실험 사업에 선정되었는데, 지원사업이기 때문에 판매는 불가능하고 물물교환만 가능한 제도적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그런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습니다. 보통 시골에서는 장에 물건을 들고 나갈 때 “돈 사러 간다”라고도 한다고 합니다. 내가 재배한 작물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이고, 돈 벌러 나간다의 반대말입니다. 저는 이 말을 참 좋아합니다. 물물교환은 직접적으로 아귀가 딱 맞는 교환이 아니라서 직접 현장에 와서 필요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즉, 마실 나오듯 나와서 어슬렁거리며 물건을 들었다 놨다를 하다보면 갑자기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생기고, 필요와 욕구가 슬그머니 생겨 가져가게 되는 방식입니다. 물론 언페어(unpair)는 당연히 생깁니다. 판매와 구매는 쌍방의 이해관계가 일대일 대응으로 딱 아귀가 맞아떨어질 때 성립됩니다. 그러나 이런 대칭형이 아니라 비대칭형이 물물교환입니다. 처음에든 계속 가져가던 사람이 어느 날부터인가 갑자기 너무 과하다 싶게 가져오는 사람이 되어 있습니다. 물론 자꾸 가져만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가져 오겠지”라는 미래가 그 사람의 모습에 숨어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걸 기다리는 시간은 참 재미있습니다.

신승철 : 자투리를 발견한 특별한 계기라도 있으셨나요?

천근성 : 이전에 전시했던 《순환, 만물의 걸음걸이》에서 쓰레기로 우주를 형상화한 적이 있습니다. 모든 물질이 재료를 공유하고 있는 ‘목화수금토’(木火水金土)는 모든 물질을 연결하는 것이라는 데 착안하여 쓰레기로 이를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우주라고 하면 광활하고 거대하고 경건하게만 느껴지는데, 쓰레기는 왠지 초라하고 더럽고 비속하게만 느껴지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도도 들어가 있는 작업이었습니다. 저는 오히려 우주는 잡탕, 진흙탕, 쓰레기가 가득 찬 둠벙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모기도 해충이 아니라 역할이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힘센 사자나 호랑이가 가장 모기에 가장 약한 것은 어떻구요. 우주는 피라미드가 아니라, 순환하는 거래한 원반이나 성좌와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모기라는 미물에게서도 우주를 발견하고 소수자나 자투리에게서도 가치를 발견하고자 했습니다. 저의 특이한 작업은 저의 기억 속에 자투리를 늘 염두에 두게 된 원천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신승철 : 자투리를 다루다보면 간혹 죽은 자의 사물도 있을 것 같은데,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주 : 죽은 자의 사물에 대한 감동적인 기억이 있습니다. 바로 죽은 자의 물건을 쓰면 오히려 그 사람의 삶을 느낀다는 점입니다. 그 사람의 채취, 느낌, 감각이 연장되어서 피부나 감각에 좋은 느낌으로 옵니다. 간혹 구제시장 같은 데서 물건을 사면 죽은 사람의 물건도 있을 것 아니냐며 꺼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망령이 깃든다, 악운이 생긴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오히려 좋은 느낌이 듭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의 죽음이 아니라, 삶만이 그 물건에 들어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의 삶과 저의 삶이 만납니다. 그런 느낌이 참 좋습니다.

자투리에서 우주를 발견하는 눈, 그것이야말로 예술가의 눈이다.
자투리에서 우주를 발견하는 눈, 그것이야말로 예술가의 눈이다.

천근성 : 오래된 물건에는 스토리가 발생됩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살아 있음으로 가득 찬 것이 바로 오래된 물건이라고 생각합니다. 할머니들이 쓰던 오래된 물건은 대개 이런 식입니다. 혼수용품으로 가져온 그릇 같은 것들 말이지요. 이런 경우에는 더 소중하고 가치 있고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죽지만 물건은 살아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희 공간의 지하 공장 사장님은 생전에는 저희와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하던 사이였습니다. 그분이 돌아가시자 물건을 처분하더군요. 그 앞을 지나치다 저는 늘상 봤던 작업복을 챙겼습니다. 그러고 나서 옷으로써 그 사장님과 계속 만납니다. 그 옷은 더럽히고 싶지 않는 특별한 옷입니다. 그래서 더러운 작업을 할 때는 일부러 벗어두지요.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아현동 재개발단지에서 사람들이 다 떠날 집에서 시한부 물건들을 ‘구출’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일종의 구출작전과도 같이 이루어졌습니다. 철거작업이 시작되면 망가질 예정에 있는 물건들이 살려달라고 하는 걸 겨우겨우 구해왔습니다. 물건에게는 인생의 2막이 시작되었지요. 뜯어온 대청마루는 책장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주 :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문동 재개발지역에서 인형들을 구출해 왔습니다. 인형에는 손때가 묻어 있고, 애정과 좋은 기억이 묻어 있습니다. 그런데 값도 나가지 않는다고, 그 생애 기억의 일부를 차지한 인형들이 버려져 있었습니다. 떠난다고 버리고 간 것을 다시 사용한다면 죽었다 살아나는 것과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도 괜찮은 게 많습니다. 나만의 스토리를 입혀서 살려냈지요. 그것들은 분명 살아 있습니다.

천근성 :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중고사이트에서 옛날식 자개장을 알게 돼서 가지러 갔습니다. 그런데 그 자개장에 얽힌 스토리를 들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생전에 할머니에게 해준 유일한 선물인데,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할머니는 요양병원에 가시고 하나보니 고아 자개장이 된 것입니다. 이제 집도 가구도 필요 없어졌고, 자개장으로서는 사망선고가 내려진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그 스토리를 듣고 그 자개장에 톱을 대지 않고 그대로 가져다가 테이블로 개조해서 잘 쓰고 있습니다. 스토리가 있는 물건은 일단 살아 있는 물건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승철 : 말씀을 듣다보니 자투리 물건에 순환, 재생, 되살림이 철학 또한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에 대해서도 얘기해 주시죠.

이면지와 신문지 위에 그림그리기를 하는 워크샵. 빨간 조명 아래 빨간 펜으로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그리는 과정에는 자신의 그림이 어떤 모습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불을 켜면 비로소 그림 모양이 드러나면서 탄성을 지르게 된다.
이면지와 신문지 위에 그림그리기를 하는 워크샵. 빨간 조명 아래 빨간 펜으로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그리는 과정에는 자신의 그림이 어떤 모습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불을 켜면 비로소 그림 모양이 드러나면서 탄성을 지르게 된다.

천근성 : 새것에는 탄소발자국이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대신 이미 성능이 입증되고 사용되어 애정이 깃들고 손때가 묻은 물건을 오래 사용하는 것이 기후위기 시대에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주 : 집에 함께 생활하던 프랑스친구가 남기고 간 옷들이 몇 벌 있습니다. 그것을 돌려 입다보니 어딘가 꼬질꼬질해지고 그래서 친구들에게 과하게 멋없음 판정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래서 실크스크린을 찍어서 유니크하게 업싸이클링을 했지요. 현대 트렌드와 연결시킨 것입니다. 젊은 친구들에게 마치 새로운 것처럼 제시해 봤습니다. 그러자 모두 감탄하고 좋아했습니다. 예전 것을 새롭게 하는 업싸이클링에도 사물이 귀해지는 방법이 숨어 있었습니다.

신승철 : 얘기를 나누다보니, 제가 평소에 궁금하던 걸 하나 여쭤보고 싶어지는군요. 사실 지난번에 피스오브피스에 놀러갔다가 무척 당황했던 적이 있습니다. 피스오브피스에는 왜 쓰레기통이 없지요?

천근성 : 제가 뉴욕에 갔을 때 10미터마다 쓰레기통이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버려지면 사라지는 것인데도 그런 관점이 없었죠. 그래서 피스오브피스에서는 맨 구석에 안보이게 쓰레기통을 둠으로써 귀찮게 해서 잘 못 버리게 만들었습니다. 적어도 버리기 전에 생각을 할 것이고, 다시 사용할 고민을 할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서입니다.

신승철 : 피스오브피스의 독특한 작업들이 재생과 순환에 기반한 전환사회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됩니다. 이제까지 했던 활동 중 기억나시는 것과 향후계획에 대해서 얘기해 주세요.

자투리 원단을 바느질해서 이어붙이고 가장자리 스티치(stitch)를 해서 담요로서의 꼴을 갖추고 가치를 높이고자 마련한 담요워크샵.
자투리 원단을 바느질해서 이어붙이고 가장자리 스티치(stitch)를 해서 담요로서의 꼴을 갖추고 가치를 높이고자 마련한 담요워크샵.

천근성 : 저희 삼촌이 원단을 만드는 사람인데, 길이가 한 마(碼)에서 조금이라도 모자라면 판매할 수 없어서 쓰레기봉투에 넣어 싸그리 버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자투리 원단을 모두 가져와서 물물교환을 할 수 있도록 비치하고, 지난달에는 그 원단으로 담요를 만드는 자투리 담요 워크샵을 했습니다. 자투리 원단을 바느질해서 이어붙이고 가장자리 스티치(stitch)를 해서 담요로서의 꼴을 갖추고 가치를 높이는 작업을 했지요. 바느질 스티치 강사님을 초빙했지요. 이런 식으로 워크샵을 여러 가지를 해봤습니다. 다른 하나는 이면지와 신문지에 그림그리기를 했는데, 빨간 조명에서 빨간 펜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그 그림을 어떻게 그리는지 조명 때문에 모르다가 불을 켜면 그림 모양이 드러나면서 사람들이 탄성을 지르던 작업이었습니다. 또 다른 워크샵으로는, 방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굿즈들을 교환하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처음 샀을 때의 마음을 부활시키고 나에게 필요 없지만 누군가에게는 필요 있는 것이 될 때의 마음을 생성시키는 작업을 했습니다. 2020년에는 자투리 활용방법에 꼭 필요한 제작법에 대해서 확산시킬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제작문화가 없다면 자투리도 소용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신승철 : ‘본격 자투리 마켓 피스오브피스’의 천근성 작가와 아주 작가를 만나서 얘기 나눠봤습니다. 사물에 대한 깊이와 잠재성을 바라보는 두 분의 생각이 생명과 소수자, 자연을 대하는 색다른 관점으로 우리 사회를 변화시켜나가는 데 좋은 역할을 하리라 기대해봅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찾아와 주신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故신승철

1971.7.20~2023.7.2 / 평생 연구하고 글을 쓰는 사람으로 살다가 마지막 4년 동안 사람들 속에서 '연결자'로 살다 가다. 스스로를 "지혜와 슬기, 뜻생명의 강밀도에 따라 춤추길 원하며, 사람들 사이에서 공락(共樂)하고자 합니다. 바람과 물, 생명이 전해주는 이야기구조를 개념화하는 작업을 하는 글쟁이기도 합니다."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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