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석학 7인으로부터 듣는다 – 『오늘부터의 세계』를 읽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해 세계적인 석학 7명과 인터뷰를 통하여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의 인류 생존을 위한 조언을 정리한 내용이다. 우리 인류는 생태계 파괴로 인한 문명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공동체 운동, 연대, 안정감을 주는 국가정책, 생태 중심의 세상 만들기 등이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코로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석학들은 진단한다.

오늘부터의 세계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세계적인 석학 7명과 인터뷰를 통하여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의 조언을 정리한 내용이다. 이들은 코로나 시대의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소중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

안희경 저  『오늘부터의 세계』(메디치, 2020)
안희경 저 『오늘부터의 세계』(메디치, 2020)

제러미 리프킨은 미래학자로, 복잡화되어가는 시대에 지방 분권형 자치 단체를 옹호한다. 리프킨은 현재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코로나19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당연히 기후 변화를 들고 있다. 따라서, 리프킨은 기존의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기업의 시대는 막을 내릴 것이라 진단한다. 이에 대한 해답으로 리프킨은 “그린 뉴딜”만이 답이라고 말한다. 그린 뉴딜 정책으로 지구 환경과 자본주의로 황폐해진 노동 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한다.

원톄쥔은 중국의 농업 경제학자로, 코로나19의 위기는 의료적 위기일 뿐 아니라 사상적 위기라고 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끈끈한 공동체 의식에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생태 마을, 슬로푸드, 슬로라이프를 추구하고 그럼으로써 자연 자원의 소비를 줄이고 자연의 일부로 존재하는 생활방식을 추천한다. 또한, 원톄쥔은 중국에서 서서히 일어나고 있는 협동조합 운동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으며, 이러한 공동체 운동이 코로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장하준은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이제는 양적 성장에만 집중하지 말고 질적 성장을 강조한다. 기후변화 때문에라도 성장을 안 하는 게 좋다고까지 이야기한다. 특히 무엇보다도 온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경제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혁신을 하기 위해서라도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혁신은 나올 수 없다고 거듭 강조한다. 일례로 지금도 기본 소득 운운하면 ‘기본 소득을 주면 우리 경제가 망한다’고 보수단체와 보수 성향의 언론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옛날에 미국과 영국에서 아동 노동을 없애자고 할 때, 미국에서 노예제도를 폐지하자고 할 때 경제가 망한다고 격렬한 반발이 일었던 걸 떠올려보세요. 그때 경제는 안 망했어요.”

또한, 일반인들의 복지에 대한 잘못된 생각도 지적한다.

“우리는 복지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잘못돼 있어요. 돈 있는 사람한테서 거둬서 가난한 사람들한테 주는 걸로 생각해요. 그런데 북유럽식 복지는 사회보험을 공동 구매하는 겁니다. 의료보험, 교육보험, 연금보험 등을 국민이 공동 구매하는 거예요. 미국이 복지 지출이 적게 한다고 말하지만 실은 복지 지출이 높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많은 부분이 개인 지출이죠. 그런데도 미국의 의료보험 체계가 잘못돼 다른 나라의 두 배를 쓰고도 선진국 중에 최하위 건강 지표를 보이죠.”

그러면서 복지정책의 확장으로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이 앞으로의 국가의 임무라고 장하준은 거듭 강조한다.

마사 누스바움은 법정치 학자로, 모든 사람이 인간으로서 품격을 누리는 삶의 기본을 보장받는다면 세상의 두려움은 줄어들고, 두려움이 줄면 혐오도 함께 줄어든다고 말한다. 혐오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회 안전망의 구축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누스바움은 철학적 성찰이 편견과 혐오를 넘어 사랑의 정치로 가는 발판임을 강조한다.

탐욕으로 움직이는 ‘자기중심적인 세상(에고)’에서 지구의 삶을 평화로이 영위하는 ‘생태중심 세상(에코)’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반다나 시바의 중심 사상이다. by Markus Spiske 출처: www.pexels.com/ko-kr/photo/3039036/
탐욕으로 움직이는 ‘자기중심적인 세상(에고)’에서 지구의 삶을 평화로이 영위하는 ‘생태중심 세상(에코)’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반다나 시바의 중심 사상이다.
사진 출처 : Markus Spiske

케이트 피킷은 공중보건 전문가이며, 그녀는 사회 불평등을 해소해야만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피킷은 사적 의료 체계는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데 있어 지불하는 비용에 비해 효율성이 상당히 떨어진다고 말하며 공공의료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우리 사회에서도 공공 의료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피킷의 주장을 경청해야 한다. 또한 병을 치료하기보다는 예방을 강화해야 하며, 최초의 예방은 바로 정치라고 저자는 말한다.

닉 보스트롬은 미래학자답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코로나19, 기후변화처럼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글로벌 거버넌스’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각 사회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매우 높은 신뢰성을 갖춰서 개인이나 소규모 집단이 반인륜적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유인하는 정책을 세워야 합니다. 우리는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구체적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보스트롬은 협력과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반다나 시바는 풀뿌리 운동 지도자이며, 생태중심의 대안적 삶을 제시하는 ‘서구 민주주의’ 개념과 ‘에코 페미니즘’을 태동시킨 사상가이기도 하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우리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하고 있다는 세계 여론을 비판하며 지금 우리는 잘못된 대상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말한다.

“이 작은 바이러스가 인류와 행성을 지배했다고만 말합니다. 바이러스는 적이 아니에요. 바이러스를 죽일 수도 없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두려워하는 결과만을 만들 겁니다. 타인이 없으면 나도 살아남을 수 없어요. 이 두려움의 문화야말로 지금 가장 거대한 바이러스입니다.”

반다나 시바에 따르면, 우리가 싸워야 하는 것은 바이러스가 아니라 우리의 탐욕이며 우리 사회에 만연하는 혐오라고. 탐욕으로 움직이는 ‘자기중심적인 세상(에고)’에서 지구의 삶을 평화로이 영위하는 ‘생태중심 세상(에코)’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반다나 시바의 중심 사상이다.

7명의 석학들의 조언을 잘 새겨들어 포스트 코로나를 맞이해야만 앞으로도 계속 우리 인류는 지구촌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조언을 음미하며 천천히 읽고, 자신 그리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환성

공학계 앤지니어로 10여년간 인간중심주의가 지배하는 현장에서 근무하면서 인문학에 목말라했다. 지금은 현장을 떠나 자유로이 독서와 함께 인문학에 빠져 있으며 철학과 공동체에 관심을 갖고 다른 삶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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