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가능성을 피워낼 ‘구호’에 대하여

정치를 넘어서자는 말 속에 혹시 정치를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이 깔린 건 아닌지 점검해보면 좋겠습니다. 필자는 기후위기에 대응할 정치적 힘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판단하며 함께 힘을 모아 기후 의석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정치를 넘어서자는 요구보다 기후 의제를 다룰 정치 조직화, 정치 세력화를 제안하는 구호를 내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실 세계 속 엔칸토는 존재할 수 있을까? – 관계와 제도의 필요충분조건

아무리 신뢰하는 관계망이 형성되어도, 아니 신뢰가 두터운 관계망일 때, 더 ‘제도’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제도’가 없으면 권력은 견제되기 어렵고,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은 문제 상황보다 관계를 더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관계는 희망이기도 하지만, 더불어 문제 발생의 가능성을 늘 품고 있는 무엇이기도 합니다.

마을,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

마을에서의 거리 조절 에피소드 세 개를 준비했습니다. 첫 번째는 한 마을에서도 내집단과 외집단의 구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두 번째는 마을에서 발생한 문제 역시 일상의 문제나 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절차와 규범에 따라 대응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첫 번째, 두 번째가 ‘마을이라고 해도’로 시작하는 이야기라면 세 번째는 ‘마을이기에’로 시작하는 이야기입니다. 마을이기에, 몹시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면 관계 회복의 필요성이 생기고, 그 때문에 회복의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이야기입니다.

마을에서 민주주의하기- “주민참여”와 정치

“주민참여” 사업은 그간 좋은 성과를 내왔지만 다기능적, 다성화음적 측면에서는 한계가 분명해 보입니다. “주민참여” 사업의 공간은 잘 차려진 녹음 부스였던 거 같습니다. 물론, 아무 소리도 낼 수 없던 때와 비교하면 훨씬 나아졌다고 할 수 있지만 다성화음을 이뤄내기엔 그 방식이 제한적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목소리가 울려 퍼질 수 있도록 조직화된 참여를 독려해야 합니다. 개별화된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기에 조직할 수 있는 주민 단체, 특히 정당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마을의 활력은 어디로부터 오는가?” – 갈등에 참여하기: ‘그들’을 알고, ‘우리’를 세력화하기

마을의 활력은 서로 다른 차이와 다양성을 드러낼 때 생겨납니다. 흔히 좋은 결과라고 여기는 ‘통합’이 아니라 서로 다른 입장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중점으로 다루어야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필요한 조건은 공동체입니다. 조직되지 않은 개별 주민의 의사는 반영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조직화할 수 있는 공동체를 구축하고, 갈등에 참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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