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의 재구성 -『쌀 재난 국가』를 읽고

『쌀 재난 국가』의 저자는 우리 사회가 불평등을 어떻게 인식하게 되었으며 실제로 불평등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다루면서, 문화적 차원에서 불평등이 구조화되는 과정을 ‘먹거리’에 근거하여 검토하였다. 즉 우리의 먹거리 주식인 ‘쌀’ 생산을 위해서는 반복되는 ‘재난’을 개개인이 아니라 ‘국가’ 주도로 극복해야만 하는 과정에 불평등 구조가 내재했었다고 보았다.

미호동 에너지 전환 마을, 미래를 위한 현재의 실험 -『에너지전환마을 발명록』을 읽고

『에너지전환마을 발명록』(2024)은 한 마을이 이루어낸 실천적 변화의 중요성을 조명한다. 우리의 실천은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며, 미호동의 이야기는 이를 증명한다. 작은 실천이 모여 큰 변화를 이루는 것처럼, 미호동의 실험은 거시적 담론을 구체적인 현실로 변환시키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우리가 강력한 믿음을 만드는 이유- 『신 없는 세계에서 목적 찾기』를 읽고

우리의 삶과 우주가 어떤 목적이 없이 무작위로 진행된다고 생각하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불안감이 증폭된다. 따라서 인류는 이러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자신의 삶과 우주에 어떤 목적이 존재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게 되었으며, 여기에 더하여 절대적 존재인 신까지 개입시키기에 이르렀다. 이로서 우리는 자신을 지탱해 줄 강력한 무기인 믿음을 만들게 되었다.

[콜로키움 특집] ③ 자유와 규제가 균형을 이루는 제3의 길을 모색하기- 『그린 리바이어던』 과 AI

마크 코켈버그가 제기하는 다양한 문제의식과 철학적 · 정치적 관점을 토대로 인간중심적 시야를 넘어 비인간 주체의 정치 참여 가능성을 상상하고, 기후위기 · AI 시대에 새로운 민주적 거버넌스를 상상하는 실마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콜로키움 특집] ④ 논평 : 세계 질서가 확립되면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 『그린 리바이어던』 에 묻는다

‘기계를 생산하는 기계 생산 체제’가 구축된 이래로 AI는 노동하는 인간의 두뇌 및 신체와 기계가 합성되고 접합된 결과물이면서 동시에 또한 인간의 삶을 통제 감시할 수 있는 자동장치로서 기능한다. 문제는 “누가 어떤 세력이 기계를 전유할 것인가?”이다. AI가 전 지구인들의 공통장일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전 지구인들로 하여금 사적 소유체제를 강화하는 수단이자 도구로 기능하는 상황에서 정치적 전략이 동반되지 않는 기술주의적 논의는 공통장을 둘러싼 갈등과 적대의 문제를 외면하기 쉽다.

[콜로키움 특집] ① 위기의 시대, 새로운 정치적 상상력 – 『기후 리바이어던』과 기후정치

기후 리바이어던은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지구적 차원에서 강력한 주권을 통해 기후문제에 대응하는 시나리오이다. 그 대안으로 저자가 제안하는 기후 X는, 자본주의를 거부하고 기후문제에 대한 정치적 우선권을 특정 권력에 부여하지 않는 탈중앙화된 민주적 체제를 지향한다. 기후위기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성장 중심의 자본주의를 전환하고, 민주적이고 탈중앙화된 체제를 구축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요청된다.

[콜로키움 특집] ② 논평- 기후리바이어던이 묻고 그린리바이어던이 답하다

12.3 계엄사태를 통해 잘못된 정치의 위험성을 관찰할 수 있듯이,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은 새로운 정치적 위험과 소수자에 대한 핍박을 불러 올 수 도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자본주의의 위기 속에서 탈성장의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평범한 권고- 한강 연작소설 『채식주의자』 독후기

인과관계를 가지고 모든 것을 설명하고 예측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인과관계를 적절히 통제함으로써 일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이에 비하여 한강의 소설들은 사람들에게 때때로 인과관계를 보다 넓은 시공으로 확장해 볼 것을 권하는 글로 볼 수도 있다.

과학·자본·문화연구 -브라이언 마수미 『가상계』 제9장 「지나치게 파란」 독후기

2000년을 전후한 시기에 ‘문화연구’라는 말이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다. 문화연구를 표방한 사람들은 과학·기술·자본이 사람들의 일상에 깊이 스며드는 양상을 세세히 설명하였다. 그들은 그러한 일상이 곧 자기의 일상이라는 자각을 하고 있었던 듯하다. 또한 그들은 앞서 말한 양상으로부터 한발 물러나 그러한 양상이 펼쳐지는 세계를 관조하는 태도를 견지하고자 한 듯하다. 문화연구라는 말을 넘어 문화산업, 나아가 문화기술이라는 말이 사용되고 그러한 사용에 대한 저항이 급속히 낮아지고 있는 지금 여기에서, 2000년을 전후한 시기의 문화연구를 돌아보는 것은 유익한 지적 긴장을 유발하는 행위일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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