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힘을 빌려 신이 된다는 것- 〈바람운과 고산국(서귀본향당본풀이)〉 독후기

신화가 오롯이 신들의 이야기라 할지라도, 신화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삶의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어 왔다. 그럼에도, 때로 사람들은 신화에 압도되고, 이에 따라 삶의 도구가 되어야 할 것이 이성적·논리적 비판이 허용되지 않는 독단적 교리로 굳어져, 오히려 더 나은 공동체를 열어가는 일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사람의 힘을 빌려 신이 되는 사연이 깃든 서귀 본향당 본풀이를 읽는 것은 이런 장애물 피하기 위한 훈련의 기회가 되어줄 것이다.

삼신할미신화에 등장하는 남성 조연들 -〈명진국따님애기(삼승할망본풀이)〉 독후기

삼신할머니 이야기에는 여러 여성이 등장한다. 옥황상제, 동해용왕 등 지위도 높고 권능도 커 보이는 남성들도 이야기 속에 등장하지만, 주변적인 존재로 평가되고 있다. 여신 신화 속에서 남성의 존재감이 작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의문에서 출발하며 제주도 삼신할머니 이야기를 새롭게 읽어보았다.

[콜로키움 특집] ① 어떻게 살(을 섞을) 것인가 – 『말, 살, 흙』 1-3장 읽기

‘신유물론 페미니즘’으로 분류될 수 있는 스테이시 앨러이모(Stacy Alaimo)의 『말, 살, 흙』은 ‘횡단-신체성’의 사유를 전개한다. 본 글은 책의 내용을 요약 정리하고, 이러한 세계관의 윤리적 질문 즉 ‘어떻게 살을 섞을 것인가’에 대한 아이디어를 영양학, ‘바이오-모니터링’을 등을 통해 제시한다.

[콜로키움 특집] ② 이 글이야말로 횡단-신체의 한 사례 아닌가 -『말, 살, 흙』 4-6장 읽기

스테이시 앨러이모가 『말, 살, 흙』에서 말하는 횡단-신체성의 개념 안에서, 말은 단지 구성된 담론, 텍스트가 아니라 물질적(살, 흙) 얽힘 속에서 구성되는 것이다. 이 글 또한 필자의 이름으로 환원될 수 없는 무수한 물질, 비물질 신체들이 반영되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자기만의-’ 것이란 불가능하다. 이것은 『말, 살, 흙』의 핵심 메시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우리가 되는 그날이 오기를 -『단속사회』를 읽고

저자가 말하는 ‘단속사회’란, 단속(斷續)과 또 다른 단속(團束)의 합성어를 의미한다. 즉, 현대인들이 같고 비슷한 것에는 끊임없이 접속하면서도 조금이라도 나와 다른 것은 철저히 차단하고 외면하며 이에 개입하려 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단속(斷續)과 자기를 단속(團束)하며 동일성에만 머무르며 자기 삶의 연속성조차 끊어져 버린 상태를 말한다.

사는(buy) 인생에서 사는(live) 인생으로 – 『적을수록 풍요롭다』를 읽고

자본주의와 성장이라는 현대의 교리는 필수불가결한 것이자 절대적 진리처럼 여겨진다. 경제 성장과 자본주의에 대해서는 그 어떠한 의문도 품어선 안 되며, 여기에 대한 의심은 금기시 되어 왔다. 책 『적을수록 풍요롭다』를 통해 이 견고한 믿음을 깨부수고 새로운 삶을 상상할 것을 촉구한다.

타자와 나, 존재의 얽힘에 대하여 – 〈명신손님과 철현이(손님굿)〉 독후기

20세기 말 천연두는 더이상 위협적인 전염병이 아니게 되었다. 그와 더불어 옛사람들이 천연두의 유행에 대처하기 위하여 행하던 마마배송굿도 소멸 중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굿은 적대적인 존재를 향한 환대를 보여주었다. 그런 환대는 코비드19의 유행을 겪고 난 21세기의 한국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마마배송굿의 일부인 〈명신손님과 철현이(손님굿)〉를 읽어보았다.

공존과 타협을 발굴하다 -제주도 굿의 〈궤네깃또〉 본풀이 읽기

궤네깃또는 제주 북제주군 김녕리의 마을 수호신이다. 제주도 무가 궤네깃또 본풀이에는 궤네깃또가 신이 되는 역정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들어있는데, 사람들은 여기에서 기존의 질서를 극복하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그 주인이 되는 힘을 찾아내어, 스스로를 치유하는 실마리로 삼기도 하고, 어린이에게 들려주기도 하였다. 이 이야기 속에서 다른 값진 것을 찾을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이야기를 다시 읽어 보았다.

전환을 위해 기본 소득 모색하기-『모두를 위한 분배』를 읽고

인류가 생태계와 공생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 지금 자본주의 체제의 대안으로 모색으로 국민 모두가 최저한도의 생계를 유지하도록 공공부조를 국민 모두에게 적용하는 정책이 필요하며 이것이 바로 기본소득제도이다.

역사의 힘, 삶의 이야기 – 〈목화마을 문래, 인문학 탐방〉 참여 후기

2023년 10월 14일에서 11월 4일 사이에, 나는 〈목화마을 문래, 인문학 탐방〉에 참여하였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생태적지혜연구소협동조합에서 진행한 프로그램으로, 강의·탐방·실습·체험 등 서로 다른 유형의 작은 활동 일곱 개가 주말마다 차례로 열렸다. 이 활동 참여 후기를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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