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발명] ⑭ 지역의 발명에 필요한 사람들

오랫동안 도시재생이나 마을사업을 등을 해오면서, 결국 지역사업은 주민들 사이에서 발명되고 만들어져 사회적 자본으로의 관계를 쌓아가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고 있는 중이다. 성공적인 지역사업을 위해서는 전문가보다 사회적 자본으로 관계를 쌓아갈, 지역을 발명할 안내자, 영향자, 촉진자가 필요하다. 지역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들을 발굴하고 양성해야 한다.

좋은 프로그램과 시스템만 가지고 할 수 없는 일이 지역사업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주민들의 자율과 책임이 따르지 않는 전문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지역사업은 좋은 프로그램과 시스템에 맞춘 표준 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지 않으려고 지역 조사와 주민 워크숍 등을 진행하지만 안타깝게도 결국 전문가들의 판단에 선택되고 맞춰지고 만다.

오랫동안 도시재생이나 마을사업을 등을 해오면서, 결국 지역사업은 주민들 사이에서 발명되고 만들어져 사회적 자본으로의 관계를 쌓아가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고 있는 중이다. 그것은 기본으로 되돌아가자는 것이고, 지역사업에 있어서는 가장 급진적인 방법이다. 다른 방법이 없다. 지역은 지역마다 가지고 있는 자연환경과 사회환경 등이 다르고 이것이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정체성인데다가 이 속에서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가게 하는 일이 지역사업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기획도 지역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지역 활성화를 어렵게 하는 장애물만 쌓을 뿐이다.

성공적인 지역사업을 위해서는 전문가보다 안내자, 영향자, 촉진자가 필요하다. 이들을 발굴하고 양성해야 한다. by 
John Schnobrich 
출처: https://unsplash.com/photos/2FPjlAyMQTA
성공적인 지역사업을 위해서는 전문가보다 안내자, 영향자, 촉진자가 필요하다. 이들을 발굴하고 양성해야 한다. by
John Schnobrich

성공적인 지역사업을 위해서는 전문가보다 안내자, 영향자, 촉진자가 필요하다. 이들을 발굴하고 양성해야 한다.

지역의 발명에 필요한 안내자는 전문가와 같이 외부활동가들이지만, 가르치거나 지도하려고 하는 코치가 아니다. 안내자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기준으로 기획하고 실행하면서 관리하는 역할을 하지 않는다. 안내자는 주민들 스스로가 지역에서 자신들의 생활에 필요한 욕구를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명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계속해서 생각해보기를 권하고 적당한 개입을 통해 그들이 찾은 아이디어가 실현될 수 있도록 돕는다. 요사이 주목받는 리더십으로 비유하자면 목적지까지 편안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집사와 같은 ‘스튜어드십(stewardship)’이다.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는 아이디어를 촉진할 수 있게 맥락에 따른 연상방식이나, 특이성을 창조하는 극단적 결합 등의 워크숍을 진행해야 하고 실행단계에서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나타나면 계획된 방식을 재조정하고, 주민 사이의 갈등이 발생하면 갈등을 지켜보면서 기다려주어야 한다. 단 안내자에게도 지켜야할 원칙은 있다. 지역사업이 주민 관계형성에 도움이 되는지 지역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명이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을지가 원칙이다.

나머지 영향자와 촉진자는 지역 내의 주민이 맡아야 할 역할이다. 영향자는 지역주민 사이에서 여론을 주도할 수 있는 명망(지지를 받는)과 덕이 있는 사람들이다. 영향자의 제안에 따라 주민들은 관심을 보이고 긍정적으로 참여를 계획하게 되고 지역사업은 초기 참여자를 모집할 수 있다. 영향자는 지역의 이장, 통장일 수도 있고 지역 공동체에서 일정한 역할을 맡고 있거나 모범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영향자는 주민들보다 먼저 지역활성화 사업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자신부터 참여자로 활동해야한다. 이제까지 영향자를 리더와 대표자로 불러왔고 이해했다. 하지만 권위적인 리더와 대표자는 이제 지역에서 영향자의 역할을 할 수 없다. 일방적인 전달자의 역할이 주민들로부터의 상향식 사업에 어울리지도 않을뿐더러 자발성을 이끌 수 없기 때문이다.

촉진자는 지역사업을 지역에 알리고 주민들의 참여를 권유하면서 지역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계속해서 지역사업에 활력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다. 영향자와 마찬가지로 다른 주민들보다 먼저 지역사업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중장기사업으로 지친 주민들을 응원하고 주민들의 시각에서 지역사업을 모니터링하면서 지역사업과 관련된 여론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향자와 촉진자와는 지역사업 준비단계에서부터 지역사업에 대한 충분한 교감이 있어야한다. 예를 들면 ‘지역사업이 왜 필요한지?’ ‘어떻게 지역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등을 설명하고 ‘지역의 특징은 무엇이고?’ ‘지역사업에 장애가 되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듣고 지역사업을 준비해야한다.

지역의 발명에 필요한 새로운 사람들
지역의 발명에 필요한 새로운 사람들

성공적인 지역사업이 되기 위해서는 전문가는 안내자로, 대표자와 활동가는 영향자와 촉진자로 새로운 역할을 맡아야 한다.

다시 말해 정형화된 모델보다는 주민들의 상호작용이, 잘 짜여진 프로그램보다는 변화하는 주민들 사이의 관계가, 계획을 따르기보다는 주민들 사이의 협력을 만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이 먼저이다.

이무열

지역브랜딩 디자이너. (사)밝은마을_전환스튜디오 와월당·臥月堂 대표로 달에 누워 구름을 보는 삶을 꿈꾼다. 『지역의 발명』, 『예술로 지역활력』 책을 내고는 근대산업문명이 일으킨 기후변화와 불평등시대에 ‘지역이 답이다’라는 생각으로 지역발명을 위한 연구와 실천을 하며 곧 지역브랜딩학교 ‘윤슬’을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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