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발명] ⑯ 디지털기술과 지역의 발명

디지털기술의 발달에 따라 일상생활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 지역기반 디지털기술은 새로운 현실이며 그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디지털기술은 지역 내 관계를 촉진할 수 있고 지식과 경험, 물품의 교류를 가능하게 한다. 디지털기술에 기반한 ‘지역’의 발명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생활 곳곳에서 디지털기술이 편리하게 이용되고 있다. 일과 여가시간 구분 없이 디지털기술의 도움을 받고 있는 중이다. 한편으로 인공지능과 IOT기술로 대표되는 디지털기술이 사람들의 일을 대신하면서 사람들의 일자리와 역할에 질문과 우려가 나오지만 디지털기술은 식료품을 문 앞까지 배달시키는 것부터 실시간 영상으로 학습하고 회의를 하는 일까지 일상생활의 모습을 바꾼 현대 문화가 되었다.

디지털기술과 지역활동의 융합

「garage sales」의 모습. 당근마켓처럼 오래 전부터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중고품의 나눔과 거래는 지역 형성의 중요한 이벤트였다. by pxhere 출처 : https://pxhere.com/ko/photo/169268
「garage sales」의 모습. 당근마켓처럼 오래 전부터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중고품의 나눔과 거래는 지역 형성의 중요한 이벤트였다.
사진 출처 : pxhere

주민들 사이의 호혜적 관계를 우선으로 하는 지역에서 생활에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디지털기술에 의존할 때 나타나는 개인화 경향이 위험스럽다. 하지만 지역기반의 중고물품 거래 앱(app) ‘당근마켓’의 경우를 보더라도 오히려 디지털기술이 지역 발명의 기회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앞으로 디지털 내이티브(digital native)라고 불리는 디지털기술에 익숙한 20~30대 주민들의 지역 활동이 늘어날수록 디지털기술은 지역 발명의 필수적인 도구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디지털기술을 지역 활성화를 위한 도구로서 어떻게 사용하고 이제까지의 지역 활동에 어떻게 융합할 수 있을지를 적극적으로 계획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 디지털기술이 가진 특징 중에 지역의 발명에 도움이 되는 특징들을 파악하고 이것을 지역 활성화에 활용해야한다.

지역과 연관된 디지털기술의 특징은 (1)활동에 제한이 없고, (2)사업 관리가 편리하고, (3)다양한 주민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4)주민들 사이의 필요를 연결하고 (5)주민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해서 탄력적으로 사업을 조정하는 것에 있다. 지역과 연관된 디지털기술의 특징 다섯 가지를 하나씩 살펴보자.

지역활동과 연관된 디지털기술

(1) 디지털기술은 시간과 공간의 제한없이 상시적으로 주민들 사이의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언제든 주민 누구나 의견을 제안하고 제안된 의견에 다른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다. 그동안 지역에서 직장에 다니는 주민들은 시간적인 제약 때문에 마을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가 어려웠다면 디지털기술로 지역에서 활동하기 어려운 주민들도 소외되지 않고 지역정보를 얻고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활동할 수 있다.

(2) 지역에서 자료를 관리하기 어려웠다면 이제 관련된 자료들을 축적하고 누구나 필요할 때 열람할 수 있다.

지역의 자료를 빅데이터로 활용한다면 주민들 의견을 분석해 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과 새로운 욕구를 알아낼 수 있다. 또 지역사업관리는 지역 안에서의 자원 흐름을 기획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에너지와 음식, 돌봄 등이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고 어떻게 사용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달하지 못한 채 버려지는 과정을 추적하면서 전체 순환을 위한 여정에 적절한 계획을 세워 생산하고 분배하는 데 도움을 준다. 마을발전소나 마을공동식품저장고, 다층적 돌봄의 관계 지도 등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게 한다.

(3) 다양성은 개성에 기반한 욕구의 사회적 발생이다.

개성은 이제 지역에서도 지역 활동의 원동력이 되고 지역 사업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계획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공동체를 위해 나의 욕구를 뒤로하는 게 아니라 나의 욕구로 공동체를 만들어 내는 방식이다. 각각의 주민들의 욕구를 확인하고 활동을 만들어갈 수 있게 디지털기술은 공동의 취향을 가진 주민들이 만나는 다양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이렇게 만들어진 낱개화된 모듈에 따라 주민들은 원하는 대로 활동을 고르고 선택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이 과정에서 참여와 주인의식이 높아진다.

(4) 지역생태계는 결국 누군가의 도움과 부탁의 관계로 인한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누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누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유형과 무형의 자원을 지역에서 공유할 수 있다면 지역의 관계는 더 확장되고 깊어질 수 있다. 다양한 자원을 공유할 수 있는 지역플랫폼은 사람들의 흥미와 필요를 연결하고 지역이 가진 자원 순환을 가능하게 한다.

(5) 주민들의 반응은 다음 사업이 아니라 지금 사업에 반영되어야 한다.

실시간으로 확인되는 주민들의 반응에 따라 신속하게 사업을 수정해가는 나선형 과정이 지역사업의 혁신과정이다. 사업을 경험하는 주민들의 행동과 의견을 수집하고 분석하는 과정에 스마트폰뿐 아니라 NFC(Near Field Communication),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소형 디지털기술들이 역할을 한다. 신속하게 반응하는 사업은 당연히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높일 수 있다.

지역과 연관된 디지털기술의 특징
지역과 연관된 디지털기술의 특징

결국, 디지털기술은 지역의 관계를 촉진할 수 있다. 지역 내에서 긴밀한 연결 통로를 만들어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게도 하고, 주민과 지역에서 공동의 창조 과정을 전개하게도 한다.

이무열

지역브랜딩 디자이너. (사)밝은마을_전환스튜디오 와월당·臥月堂 대표로 달에 누워 구름을 보는 삶을 꿈꾼다. 『지역의 발명』, 『예술로 지역활력』 책을 내고는 근대산업문명이 일으킨 기후변화와 불평등시대에 ‘지역이 답이다’라는 생각으로 지역발명을 위한 연구와 실천을 하며 곧 지역브랜딩학교 ‘윤슬’을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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