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피어나는 인륜의 꽃밭 – 〈서천꽃밭 한락궁이(이공본풀이)〉 독후기

〈이공본풀이〉는 잔인하고 통쾌한 복수극을 담고 있는 이야기이다. 이야기 속에서 한 여성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하지만, 그것은 폭력 앞에 방치되고 잔혹하게 살해된 결과이다. 마치 서천꽃밭의 부자상속을 위하여 여성을 서슴없이 희생물 삼은 느낌까지 든다. 이런 분위기는 인륜에 대해 새삼 다시보기 해 볼 수 있게 하여 준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정상가족의 신화를 부수다 – 〈삼태성 삼형제〉 독후기

사회에서 정상가족이 더이상 예전처럼 재생산되지 않고 있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정상가족을 벗어난 상상을 하지 못하는 것은 인간의 사고 관성이다. 이 관성을 깨고 다양한 인간 결합 방식을 접해본 존재는 더 다양한 공동체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고, 이런 상상력은 보다 나은 공동체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삼태성 삼형제〉 신화를 통해, 고대로부터 내려온 색다른 가족 유형에 대한 상상력을 만나보자.

부정확하고 부정합적인 이야기의 미덕 -〈백조애기와 금상(세화본향당본풀이)〉 독후기

세화본향당본풀이는 제주 북동부 해안에 있는 세화 마을 당신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제주의 역사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기도 하고, 사람이란 무엇이며 어떠해야 하는가를 생각해보게 하기도 하지만, 이야기 자체의 속성에 관해서도 근원적으로 생각해 볼 만한 계기가 되어주는 것 같다.

사람의 힘을 빌려 신이 된다는 것- 〈바람운과 고산국(서귀본향당본풀이)〉 독후기

신화가 오롯이 신들의 이야기라 할지라도, 신화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삶의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어 왔다. 그럼에도, 때로 사람들은 신화에 압도되고, 이에 따라 삶의 도구가 되어야 할 것이 이성적·논리적 비판이 허용되지 않는 독단적 교리로 굳어져, 오히려 더 나은 공동체를 열어가는 일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사람의 힘을 빌려 신이 되는 사연이 깃든 서귀 본향당 본풀이를 읽는 것은 이런 장애물 피하기 위한 훈련의 기회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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