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앓는 제주] ⑥ 무너지는 땅과 사라지는 물 – 세상의 끝, 월정리와 강정마을

제주는 화산지질학적으로 지역마다 매우 다른 특성이 있다. 그중 제주 남쪽 강정과 동쪽 월정은 완전히 다른 지질학적 상태에서 물과 관련한 투쟁이 일어났다. 그러나 공권력은 이런 투쟁을 지역적 이기주의로 매도하거나 공동체 문법으로 해결하려 들었다. 이 과정에서 정말로 강정의 주상절리가 무너졌고, 제주 동쪽 마을은 지하수를 사용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었다.

부정확하고 부정합적인 이야기의 미덕 -〈백조애기와 금상(세화본향당본풀이)〉 독후기

세화본향당본풀이는 제주 북동부 해안에 있는 세화 마을 당신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제주의 역사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기도 하고, 사람이란 무엇이며 어떠해야 하는가를 생각해보게 하기도 하지만, 이야기 자체의 속성에 관해서도 근원적으로 생각해 볼 만한 계기가 되어주는 것 같다.

[몸살 앓는 제주] ⑤ 개발사업에 짓밟히는 공유지- 제주의 초지와 공동목장

예로부터 제주 사람들은 화산회토, 해양성 기후, 잦은 기후변동 같은 환경적 조건 속에서 농업과 목축을 연계해 목축계를 조직했으며, 이러한 마을공동목장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관리 방식을 발전시켜 커먼즈(commons)를 형성해왔다. 그러나 1960년대부터 많은 마을공동목장이 대기업에게 팔려 골프장과 리조트로 바뀌고 있다. 이처럼 지역 공동체가 초지를 스스로 이용·관리하는 기존의 방식을 벗어나 개발사업에 포획되는 실상을 짚어보고, 이 속에서 새로운 커먼즈 정치를 수립해나가는 과정을 정리했다.

사람의 힘을 빌려 신이 된다는 것- 〈바람운과 고산국(서귀본향당본풀이)〉 독후기

신화가 오롯이 신들의 이야기라 할지라도, 신화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삶의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어 왔다. 그럼에도, 때로 사람들은 신화에 압도되고, 이에 따라 삶의 도구가 되어야 할 것이 이성적·논리적 비판이 허용되지 않는 독단적 교리로 굳어져, 오히려 더 나은 공동체를 열어가는 일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사람의 힘을 빌려 신이 되는 사연이 깃든 서귀 본향당 본풀이를 읽는 것은 이런 장애물 피하기 위한 훈련의 기회가 되어줄 것이다.

[몸살 앓는 제주] ④ 제주 앞바다, 해양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

기후 위기의 맨 앞, 제주바다의 위기의 징후 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갯녹음이다. 톳, 모자반, 우뭇가사리, 미역 같은 해조류가 사라지고 하얀 석회조류만 남은 곳들이 늘어난다. 수온상승과 연안 오염이 주요 원인 ㅡ 갯녹음을 막기 위한 대책은 뭘까, 바다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방법과 과제를 살펴본다.

공존과 타협을 발굴하다 -제주도 굿의 〈궤네깃또〉 본풀이 읽기

궤네깃또는 제주 북제주군 김녕리의 마을 수호신이다. 제주도 무가 궤네깃또 본풀이에는 궤네깃또가 신이 되는 역정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들어있는데, 사람들은 여기에서 기존의 질서를 극복하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그 주인이 되는 힘을 찾아내어, 스스로를 치유하는 실마리로 삼기도 하고, 어린이에게 들려주기도 하였다. 이 이야기 속에서 다른 값진 것을 찾을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이야기를 다시 읽어 보았다.

[몸살 앓는 제주] ③ 제주를 항공우주전쟁섬이 되게 할 것인가?

민간의 외피를 쓴 우주산업이란 이름으로 전쟁 무기 자본 한화시스템이 제주에 들어오려 한다. 제주 도정과 2023년 7월 업무 협약을 맺은 한화시스템은 옛 탐라대학 부지에 우주센터 건립을 서두르고 있고, 12월 4일 제주 해상에서 국방과학연구소의 발사대로 위성을 발사했다. 우주산업은 무엇보다 군과 자본, 그리고 관의 협력에 의한 것으로 궁극적으로 우주의 군사화를 통한 군비 경쟁을 촉진시키고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킨다. 자본에는 이윤이지만, 민중에게는 생존권 박탈, 환경 파괴, 기후 재앙을 가져 온다는 점에서 재앙이다.

제주도 굿의 ‘삼공본풀이’에서 발견한 대안적 공동체

지금 여기에서 우리는 자본주의 작동기제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곤 한다. 그럼에도 때로 자본주의 자체가 허약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럴 때 우리는 일상에서부터 많은 틈을 보게 된다. 틈은 자본주의 작동기제를 벗어나 자유의지를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이 되어 줄 수 있다. 제주도 굿의 ‘삼공본풀이’에서 그런 틈을 포착할 수 있는 여유의 바탕을 찾아본다.

[어쩌다 이장] ㉒ 허리가 부러져도 풀들은 자란다

며칠간 쏟아붓던 장맛비가 잠시 주춤하자 아침부터 시끄러운 예초기 엔진 소리가 마을 이곳저곳에서 들려온다. 여름 시골은 풀들과의 전쟁이다. 풀베기 작업이 힘들다 보니 어르신들은 제초제를 사용하신다. 비가 그치기가 무섭게 등에 소독통을 업고 밭 주변에 제초제를 뿌리면 초록색이던 풀들은 누렇게 변했다가 시커멓게 녹아내린다. 사라진 풀들은 내일도 다시 올라올까?

[어쩌다 이장] ㉑ 우당탕탕 마을봉사단 탄생기

주민들에게 여러 차례 마을문자를 발송했지만 5명의 ‘주민안부프로젝트’ 봉사단원을 모집하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참여하실 만한 분들에게 개인적으로 따로 전화를 돌렸지만 다들 개인 사정이 녹녹치 않으시다. 감사하게도 이장의 읍소를 가엽게 여기신 어르신들이 자원해 주셔서 어렵사리 봉사단을 구성하긴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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