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통신] ⑳ 마을달력만들기 – 마을에서 보낸 시간이 담겼다

학교-마을 연계수업으로 두동초 5학년 12명이 마을달력을 만들었습니다. 울주군(마을공동체만들기), 비조마을, 두동초가 마음을 모으니 마을을 사랑하는 아이들이 보입니다.

지난 가을 두동초 5학년 아이들과 마을달력만들기를 했습니다. 울주군 마을공동체만들기 활동을 하고 있는 비조마을 주민커뮤니티 만화공감과 두동초의 학교-마을 연계수업입니다. 두동초는 2019년부터 울산형 혁신학교인 서로나눔학교를 운영해 계절집중형 교육과정이 있어 가을계절학교 때 아이들과 만났습니다.

마을 자체가 곧 나

첫 번째 시간에는 먼저 비조마을과 두동의 사진을 보여주며 아이들과 마을이야기를 나누고 달력을 만들기 위해 디자인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두 번째 시간에는 봄·여름·가을·겨울 중 그리고 싶은 계절과 마을풍경을 골라 그림을 그렸습니다. 달력이 다 만들어지고 평가회를 할 때 달력을 들여다보며 그림부터 보고 내 생일은 언제인지 공휴일은 언제인지 찾아보더니 ‘달력에서 빛이 나요’, ‘완벽해요’, ‘내가 그린 그림이 진짜로 달력이 되니 신기해요’, ‘작가소개도 들어가 있어서 좋아요’, ‘친구들이 마을을 잘 표현했어요’라며 기뻐했습니다.

좌. 마을달력 수업(2021.10.19.) by 정수빈(5학년 담임) / 우. 마을달력 그리는 두동초 5학년(2021.10.26.) by 김진희
좌. 마을달력 수업(2021.10.19.) by 정수빈(5학년 담임) / 우. 마을달력 그리는 두동초 5학년(2021.10.26.) by 김진희

마을교사는 3명이 각각 마을이야기, 디자인이야기, 그림그리기를 담당했습니다. 그림을 담당한 강아라 님의 후기를 같이 읽어봐 주세요. 마을이 아이들은 물론 어른에게도 어떻게 다가오는지 보인답니다.


마을달력만들기 프로젝트

마을교사 강아라

달력 프로젝트 수업을 기획하기 전 아이들이 두동이라는 마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와 시골에 사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로 인한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가 궁금했다. 기왕이면 두동을 사랑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듬뿍 담아 한눈에 그 마음이 달력에 표현되기를 바라며 수업을 기획하였다. 또 아이들의 느낌과 순수함이 어른들의 생각으로 아이들의 그림에 막힘이 되지 않도록 기획하고 싶었다.

막상 수업에 들어가 보니 아이들에게 마을이란 자연스러운 공존공간이었다. ‘마을행사 그림을 넣고 싶다’, ‘마을에서 노는 아이들을 표현하고 싶다’라는 표현 속에서 마을 자체가 곧 나인 듯한 인상을 받았다. 충분한 마을 사랑이 느껴졌고 자신의 생각과 느낌으로 표현하도록 재료별 간단한 기법만 제시해주었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아이들은 내가 제시한 어떤 방법에도 틀에 박힌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하였다. 밤하늘에 눈을 표현한 작업을 시연해주자 흩날리는 벚꽃으로 표현하였고 크레파스로 색을 섞어 시연하자 남색과 회색을 섞어 두동의 밤하늘을 표현하였다. 각자가 생각하는 두동을 아름답게 소중하게 담아내는 모습 속에 이곳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충분한 답을 들은 듯했다.

수업을 끝내고 나자 내가 두동에 들어오면서 마음에 새긴 아프리카 속담이 떠올랐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속담에서 나는 마을의 일원으로 우리 아이에게 무엇을 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늘 품었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두동에서 보낸 유년 시절 한 부분을 함께한 마을어른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마을의 주민으로서 교사와 학생으로 만나고 동네 어른과 아이로 만나 마을을 공유하고 사랑하는 작업이 다양하게 이루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을과 학교의 협업 덕분에 우리 아이들 감정의 뿌리에 양분을 준 프로젝트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가 함께 한 시간

예쁜 마을달력을 보며 아이들이 비조마을에 놀러 왔던 때를 떠올려봅니다. 비조마을 어린이 지우가 2017년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친구들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로 학교에 못 갈 때 비조마을회관에 몇몇이 모여 같이 온라인 수업을 듣고 숙제를 하고 마을산책을 했습니다.

그 시간들이 마을달력에 담겼습니다.

좌. 밤만디에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나무벤치 뒤로 보이는 산은 가운데 사진 왼쪽 산(2018.4.21.) 
중. 마을산책하는 아이들, 손하트 아이들은 현재 5학년(2020.5.27.)
우. 예빈이가 그린 마을풍경(2021.10.26.)
좌. 밤만디에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나무벤치 뒤로 보이는 산은 가운데 사진 왼쪽 산(2018.4.21.)
중. 마을산책하는 아이들, 손하트 아이들은 현재 5학년(2020.5.27.)
우. 예빈이가 그린 마을풍경(2021.10.26.)

추신. 두동초 5학년은 전원 12명이어서 한명이 한달을 맡아서 달력을 그렸습니다. 다음에는 12명이 아니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아이들에게 물어봤습니다. 계절별로 모둠을 만들어 그리면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 방법이 있구나! 하고 감탄했습니다.

김진희

만화리 비조마을에 살며 만가지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마을이야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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