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wiki번역] ⑨ 모든 존재와의 연결을 회복하라 – 조애너 메이시(Johanna Macy)

조애너 메이시는 일반체계이론과 불교 사상의 융합을 연구한 학자이다. 또한 그것을 ‘재연결 작업’이라는 실천 방법으로 만들고 대중적으로 전파한 환경운동가이기도 하다. 일견 서로 매우 다른 두 사상을 통합하고, 인간과 자연이 합치되는 경험을 디자인한 ‘연결의 달인’ 메이시의 일생을 간략하게 살펴본다.

조애나 로저스 메이시(Joanna Rogers Macy, 1929년 5월 2일~ )는 환경운동가, 작가이며, 불교, 일반체계이론, 심층 생태학 등을 연구하는 학자이다. 그녀는 열두 권의 저서를 쓴 저자이]다. 메이시는 고(故) 프란시스 언더힐 메이시와 결혼했는데, 프란시스 언더힐 메이시는 〈안전한 에너지를 위한 센터〉[1991년에 미국 버클리 지역에서 창립된 비영리 환경단체─옮긴이]를 설립한 활동가이자 러시아의 학자였다.

일대기

초기 생애와 교육

메이시는 자신이 시인이자 작가의 길로 접어든 것을, 시인이자 활동가인 뮤리얼 루카이저의 공으로 돌린다. 메이시는 뉴욕시에 있는 고등학교를 다닐 때, 루카이저의 시 낭독회에 참석하기 위해 수업을 빼먹고 롱아일랜드에서 맨해튼으로 향하는 기차에 오른 적이 있다. 메이시가 도착했을 때 행사장은 이미 만석이었으나, 루카이저는 그녀를 무대 위로 불러내 자기 발 앞에 앉히고 낭송을 진행했다.

메이시는 1950년에 웰즐리 대학을 졸업했고, 1978년 시러큐스 대학에서 종교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어빈 라슬로(Ervin László)의 지도를 받아 작성된 그녀의 박사 논문은 체계 사상에서 제시하는 인과율과 불교의 핵심 교리인 연기설(緣起說) 혹은 상호의존적 ‘공-발생’(co-arising)을 융합시키는 데에 초점을 두었다.

주요 활동

메이시는 반핵 운동, 평화, 정의, 환경주의 등을 국제적으로 대변하는 인물이다. 메이시는 그녀의 책 『생명으로 돌아가기』와 ‘대전환 계획’(Great Turning initiative)─이는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산업 성장 사회에서 그녀가 더 지속가능한 문명이라고 생각한 것으로의 변형을 다룬다─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그녀는 개인적 변화와 사회적 변화를 위한 이론적 틀과 이를 적용하기 위한 실행의 방법론을 만들어냈다. 그녀의 작업은 심리적이고 영적인 문제, 불교 사상, 현대 과학 등을 다룬다.

계승

조애나 로저스 메이시(Joanna Rogers Macy)
사진 출처 : Dreamfish

메이시가 처음 불교를 접한 것은 1965년 인도 북부에 정착한 티베트 난민들, 특히 제8대 ‘깜뚤 린포체’[티베트에서 수년에 걸쳐 환생한 생불(生佛)로 인정되는 스승을 지시하는 말. 제8대 린포체는 도규 니이마(1931-1980) 스님이다─옮긴이], 카르마 케초 팔모 비구니 스님[티베트 불교에서 서품을 받은 최초의 서양 여성으로 알려져 있다─옮긴이], 두구 쵸갈 린포체 스님, 따시종 마을의 토크덴 안트림을 만나 연구를 진행하면서이다. 그녀의 영적인 수행은 [스리랑카의] 냐나뽀니까 테라[(Nyanaponika Thera, 1901-1994) 독일 태생으로, 스리랑카에서 서품을 받은 불교 승려이자 학자─옮긴이] 스님], 시발리스님, 서뱅골 주(州)의 아나가리카 무닌드라지 스님, 태국의 디라왐사 스님 등이 펼친 ‘테라바다’[부처의 계율을 원칙대로 고수하는 불교의 전통으로, 통상 ‘상좌부(上座部) 불교’로 불린다─옮긴이]의 전통을 계승한다.

‘생명체계이론과의 연결’이라는 분야에서 메이시가 행한 가르침을 핵심적인 영향을 미친 인물은 어빈 라슬로였다. 메이시는 라슬로의 저작들(특히 『체계 철학 입문』과 『체계, 구조, 경험』)을 통해 체계 이론을 접할 수 있었다. 어빈 라슬로는 그녀의 ‘박사 논문’(이후 『불교의 연기설과 일반체계이론』─[한글본] 『붓다의 연기법과 인공지능』─으로 개정되어 출판되었다)을 지도했으며, 그녀와 함께 〈로마 클럽〉이 기획한 ‘인류 위기에 관한 프로젝트’의 자문위원으로 일했다. 그레고리 베이트슨의 저작 『마음의 생태학』과 베이트슨이 주관한 여름 세미나─그리고 루드비히 폰 베르탈란피(Ludwig von Bertalanffy), 아서 쾨슬러, 헤이즐 헨더슨 등의 저작들─도 그녀의 사상을 형성하는 데 일조했다. 메이시는 타이론 캐시먼(Tyrone Cashman)의 생물체계 연구와 케네스 볼딩(Kenneth Boulding)의 경제체계 연구에 영향을 받았다. 도넬라 메도즈는 ‘고삐풀린 체계’가 지구 행성에 미친 결과에 대해 통찰하게 했으며 엘리자벳 샤토리스(Elisabet Sahtouris)는 진화론의 관점에서 ‘자기-조직화 체계’에 관한 추가적 정보를 제공했다.

활동

메이시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강의, 워크숍, 명상 훈련을 전파했다. 처음에는 “절망을 벗어나는 역량 강화 작업”으로 불렸던 그녀의 활동은 아르네 네스와 존 시드의 작업을 접한 뒤에는 그것이 ‘심층생태론’ 전통에 속한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해당 분야에서 벌어진 학술적 논쟁에 환멸을 느끼고 난 뒤, 그녀는 지금은 이를 “재연결 작업”이라고 부른다. 메이시는 2009년 1월 남편 프란시스 언더힐 메이시와 사별한 뒤로는 자녀들과 손주들이 사는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 거주해왔다. 그녀는 샌프란시스코만에 위치한 세 개의 대학원, ‘스타 킹 신학 대학’, ‘창조 영성 대학’, 〈캘리포니아 통합학 연구소〉에서 겸임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도 교수진에 등록되어 있다.

저작

  • Despair and Personal Power in the Nuclear Age. New Society Pub.
  • Dharma and Development: Religion as resource in the Sarvodaya self help movement. Kumarian Press revised ed.
  • Thinking Like a Mountain: Toward a Council of All Beings. New Society Publishers. [한글본] 조애나 메이시, 아르네 네스, 존 시드, 팻 플레밍 등, 『산처럼 생각하라』, 이한중 옮김, 소동, 2012.
  • Mutual Causality in Buddhism and General Systems Theory: The Dharma of Natural System (Buddhist Studies Series).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Press. [한글본] 조애나 메이시, 『붓다의 연기법과 인공지능: 일반시스템이론은 생명·생태·윤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 이중표 옮김, 불광출판사, 2020. [한글본 구판] 조애나 메이시, 『불교와 일반 시스템이론』, 이중표 옮김, 불교시대사, 2004.
  • World as Lover, World as Self. Parallax Press.
  • Rilke’s Book of Hours: Love Poems to God: poems by Rainer Maria Rilke. Riverhead Books.
  • Coming Back to Life : Practices to Reconnect Our Lives, Our World. New Society Publishers. [한글본] 조애나 메이시, 몰리 영 브라운, 『생명으로 돌아가기』, 이은주 옮김, 유정길 감수, 모과나무, 2020.
  • Widening Circles : a memoir. New Catalyst Books.
  • Pass It On: Five Stories That Can Change the World. Parallax Press.
  • Active Hope : how to face the mess we’re in without going crazy. New World Library. [한글본] 조애너 메이시, 크리스 존스톤, 『액티브 호프』, 양춘승 옮김, 벗나래, 2016.
  • Coming back to Life : the updated guide to the work that reconnects. New Society Publishers.
  • A Wild Love for the World : Joanna Macy and the Work of Our Time. Shambhala Publications.

이 글은 wikipedia(영문) 조애너 메이시(https://en.wikipedia.org/wiki/Joanna_Macy) 항목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이 번역작업은 생태적지혜연구소협동조합 [생태위키 번역모임]의 결과물이며, 배선우 님의 번역 초안을 토대로 이승준 님의 교정.교열 과정을 거쳐서 완성되었다.

배선우

그동안 썼던 별명들은 한때의 나를 잘 설명해줬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다른 또 다른 나.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격언을 실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관되게, 의미를 추구하며, 세계를 사랑하고 싶습니다. 당분간은 지구를 횡단하며 ‘생활철학자’라는 직함으로, 살고 싶은 길, 살아가야 할 길을 궁리하려고 합니다. 잘 살기 위해 책을 읽고, 주로 서평을 씁니다.

댓글

댓글 (댓글 정책 읽어보기)

*

*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


맨위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