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컴퍼니] ⑲ 길고 긴 낮과 밤들로 글쓰기

글쓰기의 곤경은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렵다. 논문 쓰기와 같이 전문성을 쌓는 과정이 오히려 일상의 감각을 잠식할 수 있다는 긴장은 꽤 무겁다, 아무리 통찰이 깊은 글이라도 독백으로 끝난다면 쓸모없다는 점에서 글쓰기는 길고 지루한 시간을 견디는 행위이지만, 그 끝에서 타자를 향해 열려 있는 ‘곁’으로부터 쓰여져야 하지 않을까.

[토종씨농사] ④ 초보농부가 프랑스로 가면 생기는 일(2)

한창 밭에 김을 매야하는 바쁜시즌에 프랑스에 작은 마을 ‘두아르네즈’라는 곳에 갔더랬습니다.

[마을에서 철학하기] ⑩ 산들은 몰래몰래 자란다

티모시 모튼이 말한 생태적 사유는 ‘한번 열림, 닫힘 없음’이다. ‘무엇’이라는 관념을 추구하며 닫힐 때 아이들의 솔직한 대답 앞에서 다시 열렸다. 정답을 강요하던 조급함마저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시선, 생태적 사유는 정답 없는 틈새에서 자라난다.

[동양철학 조각모음] ㉑ 자원 소모를 대하는 태도와 인본주의

기후 환경 위기, 좁혀 말하면 자원 소모에 대처하기 위한 여러 모색은, 자본주의의 전개에 어떤 방식으로든 엇박자를 놓는 ‘몸짓’ 같아 보인다. 그것은 욕망과 싸우는 것으로 귀결된다 하겠다. 그런데 그 몸짓 그 춤사위가 왠지 뻣뻣하고 딱딱해 보인다면, 그 원인은 아마도 어디엔가 숨어있는 욕망의 발목잡기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남한에서 탈성장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한국 문화 전통 특히 유교가 그런 욕망을 은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짚어보아야 한다.

[완주의 선물] ③ 비어 있는 방에 봄이 들었다

다시 따뜻한 봄이 찾아오고, 새로운 생명이 틈새에 자리 잡는다. 실외기 사이에 둥지를 튼 물까치도 그 중 하나이다. 부재는 존재의 자리가 되고, 새 존재와의 마주침은 또 다음번 만남을 기대하게 한다.

[초록산책] ⑳ 그 이는 나를 좋아한다. 안 좋아한다.

나뭇잎을 뜯으며 사랑점을 치던 추억이 있으신지요? 떨어지는 잎 하나와 함께 감정 떨리던 그 시절, 손에 꼭 쥐었던 나뭇잎은 아마도 아카시아잎이었을 겁니다. 이제는 아까시나무라고 하는 것이 맞겠네요. 아는 듯 모르는 나뭇잎의 관찰 포인트 중의 하나를 통해 그이가 날 좋아하는지 안 좋아하는지 알아볼까요?

[진솔한 몸] ⑨ CCTV에 갇힌 언니

사고가 나던 날 CCTV에 담긴 언니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했다. 화면 속 언니는 웃는 얼굴로 천천히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그가 세 걸음을 떼었을 때 트럭이 숨 가쁘게 좌회전한다. 눈 깜빡할 사이에 언니가 넘어간다.

내 이름은 ‘노동’

국제사회에서 5월 1일은 Labor Day 또는 May Day를 사용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에서는 1963년 군사정부가 ‘노동절’을 ‘근로자의 날’로 바꾸면서 언어에서마저 권리와 주체성을 상실하였다. ‘노동자’라는 노동권의 주체적 의미를 담은 용어 대신 ‘근로자’를 사용하면서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희생하는 산업화 동원 인력으로 규정된 것이다. 2026년 다시 찾은 ‘노동절’을, 앞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노동계와 함께 ‘축제 같은 노동절’로 만들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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