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솔한 몸] ⑨ CCTV에 갇힌 언니

사고가 나던 날 CCTV에 담긴 언니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했다. 화면 속 언니는 웃는 얼굴로 천천히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그가 세 걸음을 떼었을 때 트럭이 숨 가쁘게 좌회전한다. 눈 깜빡할 사이에 언니가 넘어간다.

[진솔한 몸] ⑧ 조금 이른 가을

고통스러워하는 언니의 시간이 그만 멈추길 기도한 적도 있다. 그러나 한 고비 한 고비를 넘겨 회복되어 가는 그의 몸을 보면서, 나는 기도를 멈췄다. 그의 인생에 조금 이르지만, 가을이 왔을 뿐이지 않는가.

[진솔한 몸] ⑦ 그를 만나는 방법

언니의 병은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가고, 의료의 냉정함과 가족으로서의 무력함을 겪으며 나는 삶이 붕괴되는 시간을 통과한다. 상실의 고통 속에서, 언니는 더 이상 한 사람이 아니라 사라지지 않고 세계 곳곳에 스며든 생명 그 자체로 내게 감각된다. 아니 오히려 살아 있는 모든 것이, 언니의 일부가 아닐까.

[진솔한 몸] ④ 울컥하는 감정처럼

수많은 수술로 쇠약해진 언니, 그를 돌보는 어린 나. 돌봄보다는 우리의 관계를 지켜보는 타인의 시선들이, 올바름에 대한 강요가 나를 잃어버리게 만들었다. 이 동행은 아름답지 않아도, 우리는 그냥 살아가는 것이다.

[진솔한 몸] ② 곰 인형

하루는 언니가 눈을 뜨고 있었다. 침대 위쪽이 올라가 있어 언니가 스스로 앉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근데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곰 인형 같았다. 곰 인형이 고개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찬찬히 돌렸다가 다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곰 인형이 된 언니를 반겨야 할지 말아야 할지 난감했다. 이전과 달라진 언니와 친해질 용기가 필요했다.

[진솔한 몸] ① 진솔빈

언니는 2023년 6월, 트럭에 치였다. 경사진 어린이 보호구역 횡단보도를 걷고 있던 중이었다. 신호등은 꺼져 있었다. 언니는 ‘식물인간’과 비슷한 상태다. 뇌는 거의 죽었지만, 몸은 살아있다는 뜻이다. 의식이 없는 와중에 눈동자는 흔들린다. 하루 대부분 침대에 누워 있고, 이따금 휠체어에 앉는다. 나는 언니 영혼이 여행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느낀다. 비루하고 아픈 몸을 벗어 던진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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