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솔한 몸] ⑪ 사랑만으론 영원히 돌볼 수 없어서new

나는 언니의 몸을 돌본다. 그의 몸에 몰입하고, 그를 돌보며 희열과 공포를 동시에 느낀다. 어쩔 땐 그의 몸에 갇혀 살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역시 혼자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다. 나를 버리고 싶지는 않으므로. 혼자가 아닌 함께, 돌보는 사회를 바라본다.

[진솔한 몸] ⑨ CCTV에 갇힌 언니

사고가 나던 날 CCTV에 담긴 언니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했다. 화면 속 언니는 웃는 얼굴로 천천히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그가 세 걸음을 떼었을 때 트럭이 숨 가쁘게 좌회전한다. 눈 깜빡할 사이에 언니가 넘어간다.

[진솔한 몸] ⑧ 조금 이른 가을

고통스러워하는 언니의 시간이 그만 멈추길 기도한 적도 있다. 그러나 한 고비 한 고비를 넘겨 회복되어 가는 그의 몸을 보면서, 나는 기도를 멈췄다. 그의 인생에 조금 이르지만, 가을이 왔을 뿐이지 않는가.

[진솔한 몸] ⑦ 그를 만나는 방법

언니의 병은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가고, 의료의 냉정함과 가족으로서의 무력함을 겪으며 나는 삶이 붕괴되는 시간을 통과한다. 상실의 고통 속에서, 언니는 더 이상 한 사람이 아니라 사라지지 않고 세계 곳곳에 스며든 생명 그 자체로 내게 감각된다. 아니 오히려 살아 있는 모든 것이, 언니의 일부가 아닐까.

[진솔한 몸] ④ 울컥하는 감정처럼

수많은 수술로 쇠약해진 언니, 그를 돌보는 어린 나. 돌봄보다는 우리의 관계를 지켜보는 타인의 시선들이, 올바름에 대한 강요가 나를 잃어버리게 만들었다. 이 동행은 아름답지 않아도, 우리는 그냥 살아가는 것이다.

[진솔한 몸] ② 곰 인형

하루는 언니가 눈을 뜨고 있었다. 침대 위쪽이 올라가 있어 언니가 스스로 앉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근데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곰 인형 같았다. 곰 인형이 고개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찬찬히 돌렸다가 다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곰 인형이 된 언니를 반겨야 할지 말아야 할지 난감했다. 이전과 달라진 언니와 친해질 용기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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