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댁 이야기] ㉖ 나가 고생한 것이 어찌케 커피 한 잔으로 다 때워지겄어?

3년간 바깥출입을 하지 못 한 채 앓고 있던 상덕씨는 어느 아침, 생전 처음으로 보성댁에게 커피를 한 잔 타 준다. 그리고 그날 점심 식사 후 상덕씨는 세상을 뜬다. 상덕씨의 죽음을 자식들에게 알리고 난 후, 보성댁은 영정 사진으로 쓰기 위해 찍어둔 사진을 내려 먼지를 닦는다.

기후의 경고, 성장의 신화를 멈춰라 – 『미래를 위한 새로운 생각』을 읽고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지만 환경파괴로 인한 자연재해를 해마다 겪으면서 언제까지 성장만을 꿈꿀 수 있을 것인가. 독일의 경제학자이며 지구환경과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연구자인 저자는 기존의 생활 방식과 관점을 바꾸지 않는 한 우리의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그리고 절대로 경제성장과 환경 보호는 절대 양립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진솔한 몸] ② 곰 인형

하루는 언니가 눈을 뜨고 있었다. 침대 위쪽이 올라가 있어 언니가 스스로 앉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근데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곰 인형 같았다. 곰 인형이 고개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찬찬히 돌렸다가 다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곰 인형이 된 언니를 반겨야 할지 말아야 할지 난감했다. 이전과 달라진 언니와 친해질 용기가 필요했다.

[무턱대고 비건] ⑩ 새우의 마음

화성습지 탐방에 참여했습니다. 매향리 갯벌에 다녀오고 탐조 활동도 했습니다. 그곳의 역사와 생태를 돌아보며 생명의 소중함을 깊이 느꼈고, 이어진 사건을 통해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서로 연결된 우리, 자연은 편 가르지 않는다

"상관없고 관계없다"는 근대의 분절적 사고야말로 생태적 위기를 초래한 원인적 사고다. 위기 앞에서 인류가 깨달은 너무도 분명하고 단순한 진리는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관계되지 않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스피노자의 사랑] ㉕ 도구적 이성을 넘어 야생을 사유하라

우리는 들뢰즈와 가타리의 동물 되기를 통해서 우리 안의 동물성인 욕망의 야성성을 긍정함으로써 자율적인 행동과 무리 짓기, 영토 만들기 등의 능력을 갖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를 통해 아무리 열악하고 절박한 상황에서도 우리의 삶과 욕망, 정동이 갖고 있는 잠재적인 능력에 따라 행동할 때 색다른 영토가 개척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결국 우리 안의 야성성은 곧 자율성입니다.

[초록산책] ⑪ 잡초의 쓸모, 인간의 쓸모

한여름 농사는 풀과의 전쟁이라고 합니다. 연일 지속되는 극한 폭염 속 밭에서 치러지는 이 전쟁의 막강한 적군, 잡초. 심지 않아도 자라나고 돌보기는커녕 뽑고 갈아엎어도 끝없이 올라오는 잡초의 쓸모는 무엇일까요? 입장을 바꿔 만약 잡초가 지구 생태계 속에서 인간의 쓸모가 무엇이냐고 물어오면 뭐라 답할 수 있을까요?

[월간 기후송_작곡일지 시즌2] ⑪ 【특별편】 첫 앨범 해설집

이번 월간 기후송은 특별편입니다. 시즌1과 시즌2에서 작업한 곡들을 선별해 발매한 월간 기후송 첫 앨범에 대한 해설판으로, 앨범발매를 위한 과정과 곡에 대한 간략한 해설, 앨범을 재미있게 듣기 위한 팁 등을 정리한 글입니다.

[한국철학 조각모음] ⑨ 다시 만난 노래, 다시 만난 세계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는, 어쩌면 최근 200년간 일어난 전지구적으로 가장 극적인, 정치적 변화의 중심에 있었던 노래로 재발견되는 영광을 누렸다. 모든 노래는 두 얼굴 아니 여러 얼굴을 가진다. 먼 과거의 잔재들 속에서도 그런 노래를 찾아낼 수 있다면, 역사 인식은 더 깊고 의미 있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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