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들의 마음 씀이 중요했던 시절을 들여다보기 – 기후 위기 속에서 『서경집전』 「우서」 읽기

중국 역사 속 요・순시대 왕들의 마음 씀은, 역사의 맥락에서 떼어놓고 보면 간결하고 매력적인 개념들로 보여서 지금까지도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그것들을 살펴보는 일은, 그 마음 씀 가운데 몇몇이 지금의 기후 위기 시대에 요청되는 정동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중요한 일일 수 있다. 알고 보면 요・순시대도 기후 위기 시대였으니, 그 시대는 지금의 우리가 가장 먼저 돌아보아야 할 시대일 수도 있다.

우연히 눈길을 끄는 책과의 만남 – 『책에 취해 놀다』 를 읽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 문화권에서는 인간관계를 매우 중시하는 풍조로 사물 또는 사람과의 ‘우연적 만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런데도 현재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우연적 만남을 경험하고 있을까. 내가 책을 인터넷이 아니라 서점을 통하여 구입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우연히 눈길을 끄는 책과의 만남, 이것이야말로 심심하고 재미없는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자양제가 된다.

공자가 제안하는 외로움 대처 방식 -기후 위기 속에서 『논어』 「학이」편 제1장 읽기

최고의 스승이라고 추앙되기도 하고 최초의 스승이라고 평가되기도 하는 공자는 바로 그러한 면 때문에 외로운 사람이었고, 나름대로 외로움에 대처하는 방식을 후세에 전하였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지만, 공자는 알고 보면 은하계 역사상 가장 대차게 당대 사회의 주된 흐름에 거역한 사람임을 모두 알아야 할 듯하다. 오늘 사회의 주된 흐름에 거역하고 있거나, 내일부터 그렇게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공자의 어록이 도움을 줄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

사람만이 전부가 아닌 도시 -『찾아봐요! 복작복작 서울에 사는 동물들』을 쓰는 과정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세상에 많다. 하지만 어떤 동물을 좋아하는지는 또 다른 이야기인 듯하다. 우리 사회가 주목하는 비인간동물은 주로 ‘반려동물’에 맞춰져 있다. 나 역시도 개와 고양이를 좋아하고, 그들의 습성과 권리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관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동물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런 내가 얼마 전 서울에 사는 야생동물들에 대한 책을 냈다. 동물 전문가도 아닌 내가 어떻게 야생 동물에 대한 책을 쓰게 되었는지, 이 글을 통해 나눠보려 한다.

거리낌 없다는 것을 새삼스레 짚어 보다 – 기후 위기 속에서 『중용』을 읽고

예로부터 사람이 남의 눈치를 보는 모습은 비겁해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다가, 개인의 욕망이 존중되고 그것을 중심과 추동력으로 움직이고 발전하는 세계가 전개되자. 사람들은 비겁해 보이지 않으려는 것을 넘어, 거리낌 없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주체가 되고자 하였다. 그러나 기후 환경 위기가 빠른 속도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지금, 더 이상 사람들은 거리낌 없이 행동하는 것을 찬양할 수도 지켜만 보고 있을 수도 없게 되었다. 왜냐하면 어떤 특정한 경우에서의 거리낌 없음은 자원의 과소비를 가져오고, 그것은 분명 기후 환경의 악화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대에, 유교 경전 『중용장구』는 거리낌 없음을 새삼스레 재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는 것 같다.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을 읽고

편리한 문명의 도구인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편리함 이면에선 자신의 사고를 말살하는 야누스의 두 얼굴이 존재한다. 최근의 젊은이들은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경우가 많지 않다. 검색을 통해 책의 내용을 스캔하면 짧은 시간에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의 뇌는 더 이상 생각을 위한 것이 아닌 검색 기능을 수행하는 장기가 되어 버렸다.

‘모범을 따라 배우기’를 지금, 여기라는 맥락에 놓기 : 기후 위기 속에서 『대학』

‘모범을 따라 배우기’는 낡은 공부 방법으로 평가되곤 하는데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엄정한 논리도, 객관적 기준도 없어 보인다. 이 공부 방법은 값비싼 위험부담을 안고 있다. 모범이 되는 사람을 영웅으로 만들었다가, 그에게 영육 양면으로 종속되거나, 엄청난 환멸 속에 모범과 결별하고는, 영웅에게 불필요한 모욕을 가하게 되는 등의 이유에서다. 그런데 세상은 돌고 도는 것이어서, 이 방법이 세상의 변화의 어느 국면에서는 빛을 발할 수도 있으니, 한 번쯤은 일부러 살펴볼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차이와 함께 춤추는 존재론 – 도나 해러웨이의 『해러웨이 선언문』를 읽고

도나 해러웨이는 두 개의 선언문을 통해 차이를 기반으로 한 존재론을 제시한다. ‘사이보그’는 기계적인 동시에 유기적인 정체성을 제시하며 이를 사상적이고 정치적인 돌파구로 사용하기를 제안한다. 이러한 혼종적 존재들은 서로를 소중한 타자로 대하며 일종의 ‘반려종’ 관계를 이뤄야 한다.

생생(生生), 회복력 혹은 강요된 여성 젠더 ; 기후 위기 속에서 『주역 계사전』 다시보기

“걔가 애는 착해”라는 말이 있다. 나쁜 짓을 한 사람들 두고 누군가가 이런 평가를 했을 때, “아 그러면 그 사람은 좋은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런 평가는 그저 참고사항 정도로 들어야 한다. 옛글을 읽으면서도 “그게 원래는 아주 좋은 뜻이야”라고 말하는 것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정도를 넘어서서, 옛글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옛글 속의 글귀들은 금과옥조처럼 떠받들 때 빛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자기가 처한 현실 속에서 되씹어볼 수 있을 때 제대로 된 가치를 가지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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