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들은 지역과 교합하며 창조자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예술가들은 인구가 줄고, 고령화되고, 쇠락에 익숙한 지역을 매력적인 지역으로 순식간에 재배치한다. 이래야 된다는 것에 매이지 않고 모든 게 동등하고 무차별적으로 경계를 허무는 초맥락적 능력을 가졌지만, 향토적인 맥락만은 감각적으로 끌어온다. 게다가 한 번으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다른 아이디어로 매력적인 지역을 창조해낸다. 보이지 않는 문화를 재발명하는 예술가를 지역으로 초대하고 환대해야 하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못난이 채소는 단순히 못생겼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음식이 아니라, 자본주의 시스템의 폐허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존재입니다. 마찬가지로 애나 로웬하웁트 칭은 책 『세계 끝의 버섯』에서 버섯의 여정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 자본주의의 문제점, 그리고 포스트휴머니즘적 관점을 탐구하면서 자본주의 시스템과는 다른 세계를 희망하며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소개합니다.
하늘과 땅의 결합을 통해 가택신(家宅神)인 성주신(城主神)의 탄생을 이야기하는 무가(巫歌) ‘성주풀이’는 〈성조씨 안심국〉이라는 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성주풀이라고 하면 흔히 가족의 기초인 부부관계에 관한 이야기로 보고 가부장으로서의 ‘성주신’의 영웅서사에 주목해온 경향이 있으나, 이 글에서는 그동안 부차적으로 다뤄져온 혁신가로서의 한 인간의 인내와 주도면밀함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우리는 매 순간 스스로 선택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문명의 외부가 사라진 오늘날, 전 세계 어디를 가나 똑같은 삶의 방식 속에 갇혀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인간 자신 뿐 아니라 비인간 존재들마저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현존 문명의 상황은, 선택할 경우의 수가 더 이상 미리 주어진 형태로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스피노자의 철학을 통해 우리는 외부에서 우발성이 다가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우리 내부에 사랑의 특이점을 세움으로써 경우의 수를 늘려갈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되었다. 장 자크 루소가 말했듯이, 선거는 4년이나 5년에 한 번씩 투표할 때만 주인과 자유인이 되는 제도일까? 과연 현재의 투표 방식으로 국회의원과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이 민주주의 실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 글에서는 대의제 정당 정치의 한계를 넘어서, 지구의 모든 구성원들이 자신의 권리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회색지대의 정치학은 한국의 진보·좌파 진영에 의해 제기되어 온 두 가지 헤게모니 프로젝트(hegemony project)가 시민사회의 다양한 민주적 요구를 대표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두 프로젝트에 의해 가려진 회색지대의 영역을 드러내고 확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우리를 속이고 있는 '그린워싱'이란 대체 무엇일까? 그린워싱의 종류 6가지를 알아보고, 이를 없애기 위해 EU 등 국가별 규제 현황을 알아보자. 특히 그린워싱이 많이 일어날 수 있는 금융권 관련 규제를 알아보고, 현명한 투자자 및 소비자가 되어보자.
퇴원을 한 보성댁은 미자의 돌봄을 받으며 지낸다. 보성댁은 빠른 회복을 바라며 스스로 움직여 보려 하지만 여의치 않다. 보성댁은 주말에 쉬러 가는 미자에게 아들의 밥 걱정을 하다가 자식들을 화나게 만든다. 요양보호등급 심사를 앞두고 자식들은 요양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등급이 나오길 바라고 보성댁은 자신이 그런 것이 필요한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따스한 햇살이 쏟아지는 남인도 시골 마을의 야외 테라스, 사람들의 이야기가 넘치는 카페는 마치 혁명의 본거지처럼 느껴진다. 느리지만 열띤 대화 속에서 어떤 새로운 일이 탄생할까 내심 기대하게 되는 곳- 나는 내 고유한 영혼의 리듬을 회복하기 위해 오로빌에 왔다고 믿는다. 그리하여 이 마을과 화음이 되어 스며들어 있는 것이 그리 어색하지 않다고 느꼈을 때, 여기가 우리를 위한 각별한 장소라는 생각이 든다.
신승철 선생님의 첫 번째 유작이 정유진, 최소연 두 필자를 만나 『근본파와 현실파 넘어서기』 책으로 출간됐다. 책은 “새로운 녹색 운동을 위하여”라는 멋진 부제를 걸고, 근본과 현실의 이분법으로 나누어진 녹색 운동의 방향에 대한 좋은 길잡이가 되어준다. 책에 대한 서평과 함께, 3월 8일 생태적지혜연구소에서 열린 출판기념 북토크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함께 적어보았다.
사람들은 이 산을 아낌없이 오르고 내리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고 내게는 끊임없이 표현할 거리를 주는, 언제나 마음 좋은 벗, 노래하고 싶은 정발산이다. 나도 이곳에 마음 거처를 두고 살아가는 것이다.
〈이공본풀이〉는 잔인하고 통쾌한 복수극을 담고 있는 이야기이다. 이야기 속에서 한 여성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하지만, 그것은 폭력 앞에 방치되고 잔혹하게 살해된 결과이다. 마치 서천꽃밭의 부자상속을 위하여 여성을 서슴없이 희생물 삼은 느낌까지 든다. 이런 분위기는 인륜에 대해 새삼 다시보기 해 볼 수 있게 하여 준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보편적인 사랑과 한 사람에게 행하는 특별한 사랑 중 무엇이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인류애와 같은 보편적인 사랑이 중요하다고 말하기 쉬울 것입니다. 그러나 스피노자는 작고 국지적인 사랑이 우리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출발점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국지적 절대성’은 익숙한 일상과 사람들을 뻔하게 보지 않고 깊이와 잠재성을 들여다보는 개념입니다.
제주는 화산지질학적으로 지역마다 매우 다른 특성이 있다. 그중 제주 남쪽 강정과 동쪽 월정은 완전히 다른 지질학적 상태에서 물과 관련한 투쟁이 일어났다. 그러나 공권력은 이런 투쟁을 지역적 이기주의로 매도하거나 공동체 문법으로 해결하려 들었다. 이 과정에서 정말로 강정의 주상절리가 무너졌고, 제주 동쪽 마을은 지하수를 사용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었다.
에코페미니즘은 여성 억압과 자연 억압이 연결되어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하나의 페미니즘이 있지 않은 것처럼 하나의 에코페미니즘도 없다. 캐런 워런은 여성-자연 연결에 대한 여덟 가지 관점을 검토하면서 에코페미니즘의 다양한 갈래들을 살피며 그것이 인간중심적이며 남성중심적인 주류 철학에 제기하는 도전을 보여준다.
서울혁신파크에 있는 보도블록 하나에 쿵덩야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매일 만나서 닦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일지로 기록합니다.
'Triple Planetary Crisis'(삼중 행성 위기)란 오늘날 지구가 겪고 있는 기후변화, 환경오염, 생물다양성 손실이라고 UN에서 정의한 것이다. 24년 2월 26일부터 3월 1일까지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UNEA-6(유엔환경총회)가 열렸다. 이번 회의에서 어떤 내용들이 나왔는지 살펴봄으로써, 올해 그리고 앞으로 플라스틱이 처한 운명에 대해 알아보자.
『나의 작은 철학』의 저자는 윤리, 정치, 경제를 포함한 다양한 개념에 대해 냉철한 분석과 함께 깊고 폭 넓은 사유를 보여주고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사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으며, 특히 공존과 연대의 가치에 대해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