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솔한 몸] ⑫ 사이버 러브

눈앞에 언니가 누워있지만, 언니와 대화를 나눌 수 없다. 종종 언니가 움직이지만, 언니를 이해할 수 없다. 그럴 때마다, 핸드폰에 기록된 언니와의 대화를 다시 읽고, 메시지를 보내본다. 어떤 방식으로든 사랑을 전하고 싶어서.

[진솔한 몸] ⑪ 사랑만으론 영원히 돌볼 수 없어서

나는 언니의 몸을 돌본다. 그의 몸에 몰입하고, 그를 돌보며 희열과 공포를 동시에 느낀다. 어쩔 땐 그의 몸에 갇혀 살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역시 혼자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다. 나를 버리고 싶지는 않으므로. 혼자가 아닌 함께, 돌보는 사회를 바라본다.

아틀라스와 노동의 자율성

기술이 백퍼센트를 결정하는 미래는 없고, 알파고 이후에도 바둑은 계속된다. ‘전부 아니면 전무’ 방식의 접근이 아니라면 노동에도 다른 여러 미래가 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로봇과 AI 도입 이전에, 자본주의가 강제하는 임금 노동과 생산관계에서 우리가 어느 정도 자율성을 갖느냐에 달려 있다.

[진솔한 몸] ⑦ 그를 만나는 방법

언니의 병은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가고, 의료의 냉정함과 가족으로서의 무력함을 겪으며 나는 삶이 붕괴되는 시간을 통과한다. 상실의 고통 속에서, 언니는 더 이상 한 사람이 아니라 사라지지 않고 세계 곳곳에 스며든 생명 그 자체로 내게 감각된다. 아니 오히려 살아 있는 모든 것이, 언니의 일부가 아닐까.

[진솔한 몸] ② 곰 인형

하루는 언니가 눈을 뜨고 있었다. 침대 위쪽이 올라가 있어 언니가 스스로 앉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근데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곰 인형 같았다. 곰 인형이 고개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찬찬히 돌렸다가 다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곰 인형이 된 언니를 반겨야 할지 말아야 할지 난감했다. 이전과 달라진 언니와 친해질 용기가 필요했다.

[진솔한 몸] ① 진솔빈

언니는 2023년 6월, 트럭에 치였다. 경사진 어린이 보호구역 횡단보도를 걷고 있던 중이었다. 신호등은 꺼져 있었다. 언니는 ‘식물인간’과 비슷한 상태다. 뇌는 거의 죽었지만, 몸은 살아있다는 뜻이다. 의식이 없는 와중에 눈동자는 흔들린다. 하루 대부분 침대에 누워 있고, 이따금 휠체어에 앉는다. 나는 언니 영혼이 여행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느낀다. 비루하고 아픈 몸을 벗어 던진 채로.

[콜로키움 특집] ① 어떻게 살(을 섞을) 것인가 – 『말, 살, 흙』 1-3장 읽기

‘신유물론 페미니즘’으로 분류될 수 있는 스테이시 앨러이모(Stacy Alaimo)의 『말, 살, 흙』은 ‘횡단-신체성’의 사유를 전개한다. 본 글은 책의 내용을 요약 정리하고, 이러한 세계관의 윤리적 질문 즉 ‘어떻게 살을 섞을 것인가’에 대한 아이디어를 영양학, ‘바이오-모니터링’을 등을 통해 제시한다.

맨위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