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즐거움이 빠진 수리경제학을 넘어서 – 『엔트로피와 경제』를 읽고

물리학의 혁명 중 하나인 열역학 제2법칙, 엔트로피 법칙은 그 특성상 경제적이며, 경제 이론의 심각한 공백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총체적인 수치화에 집중하고 있는 현실 계량경제학에 대하여 그 불가능성과 거짓된 수치화의 위험을 알릴 수 있는 중요한 방법 도구이다

잃어버린 사유의 힘을 찾아서- 발터 벤야민의 『일방통행로』를 읽고

20세기 가장 비운의 삶을 산 철학자인 발터 벤야민. 그는 비록 나약한 면이 없지 않았지만, 지식인으로서 깊이 고뇌한 철학자였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저자의 아포리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아포리즘 속에서 저자는 반세기도 전에 자본주의와 과학 물질 만능주의를 강하게 그리고 독창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저자의 이러한 비판을, 오늘날 우리 현실을 통찰할 수 있는 깊은 사유의 밑거름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제13회 광주비엔날레 톺아보기] 방구석 관람자들과 함께 하는 ‘비대면’ 전시 동행①

작품 소장, 미술품 재테크 등이 연일 화제인 요즘, 이번 《제 13회 광주 비엔날레 –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에서는 미술의 경제적 가치를 넘어, 예술 본연의 기량을 뽐내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동시대의 ‘최전선’에 선 작품들이 전시된 비엔날레는 자칫, 난해하고 불친절한 행사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 조금만 가이드를 해준다면 즐거운 유흥이자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현대 미술 관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이 전시 리뷰이자 누군가를 위한 안내서가 되길 바란다. 함께 ‘비대면’으로 전시를 감상해본 후 이번 비엔날레가 ‘지금, 여기’에서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앞으로 3회에 걸쳐 고찰해보고자 한다.

전기톱 살인마에서 우물 찾아주는 이웃으로- 영화 《미나리》에 대한 소고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했던 영화 《미나리》는 미국 내의 인종과 이민자간 갈등을 넘어 전형적‧전통적 ‘백인성’에 대해 재조명한다. 인종과 계급간의 충돌과 갈등이란 기존의 공식과 편견을 깨고 가난한 백인과 동양인 가족 의 따뜻한 이웃으로서의 연대를 보여준다.

풍경 속에서 이웃 건져서 모으는 나날 –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관람후기

사람이 삶의 위기를 맞이하여 그 위기 속에서 간신히 삶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어떤 이웃은 풍경 속으로 쑥 들어가 버리고 풍경 속에만 있던 몇몇 사람은 이웃이 된다. 이웃은 비장한 결의나 거부할 수 없는 이끌림에 의하여 되는 것은 아닌 듯하다. 그들은 아주 작은 이끌림을 차마 거부하지 못하였기에 다른 사람들보다 약간 더 가까이에서 누군가의 편이 되어주게 되는 듯하다. 누군가가 끊임없이 뭔가를 평가하거나, 정의하거나, 설명하는 것을 그치는 기색을 보이면, 그에게 이끌리는 사람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영혼을 치유하는 말들 – 『스스로 행복하라』를 읽고

법정스님이 열반하신 지 벌써 10년이 되었으나 아직도 우리들에게 잊히지 않는 존재로 남아 있으니 스님의 정신적 무게감이 느껴진다. 욕망 속에서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자연은 각성과 함께 반성, 그리고 절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스님이 남기신 말은 천천히 음미하며 새겨들어야 할 가치가 있어 보이며, 한편으로는 실천해야만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기후변화 시대, 새로운 사회 시스템을 준비하자 – 『탄소사회의 종말』을 읽고

『탄소사회의 종말』에서 저자는 지금까지 기후위기에 대한 논의는 주로 과학기술적이고 경제적인 논의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탄소저감 및 기후적응을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체제가 등장할 수밖에 없다. 탈탄소 사회는 기존 시스템을 적당히 개량하는 것, 그 이상이다. 지속가능한 새로운 체제구축을 위하여 지금 당장 우리 사회가 준비해야 할 것과 지속불가능성 해제를 목표로 원칙을 바로 잡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세계적인 석학 7인으로부터 듣는다 – 『오늘부터의 세계』를 읽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해 세계적인 석학 7명과 인터뷰를 통하여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의 인류 생존을 위한 조언을 정리한 내용이다. 우리 인류는 생태계 파괴로 인한 문명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공동체 운동, 연대, 안정감을 주는 국가정책, 생태 중심의 세상 만들기 등이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코로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석학들은 진단한다.

불완전성과 살아가는 방식을 보여준 세계 – 『마그나카르타 선언』을 읽고②

사람들이 모두 다른 존재들이라면, 똑같은 글을 읽은 결과도 다를 가능성이 크고, 다른 결과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세계의 다른 면들을 엿볼 수 있게 하여줄 것이다. 〈마그나카르타〉와 〈삼림헌장〉은 그 자체로 ‘불완전성과 살아가는 방식을 보여준 세계’일 수 있다. 〈마그나카르타〉와 〈삼림헌장〉 속의 온갖 멋진 말들은, 문서 속에서부터 갖가지 조건에 걸려, 현실 세계에 던져졌을 때는 슬며시 힘을 잃게 될 것만 같아 보였다. 그러나 그 말이 던져진 세계 속에서 어떤 사람들은 그 말에 담긴 미약한 가능성을 지켜내고자 노력하였을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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